I. 서론
미국과 이란은 110일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해상 봉쇄를 해제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내용을 담은 역사적인 14개 항의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정상회담이 열린 베르사유 궁전에서, 그리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서명한 이 잠정 합의는 즉시 발효되었다. 이 합의안은 유엔이 승인하도록 하였는데 그러한 영구적 평화 조약을 맺기 위한 협상 기간을 최대 60일로 설정했다.
이 합의안은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는데, 백악관과 이란 국영 언론은 이 협정이 조기에 서명되었다고 확인했다.
2026년 6월 17일 (현지 시간), ABC 방송을 포함한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미국 고위 관료는 14개 항으로 구성된 양해각서 전문을 낭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에 기초한” 합의안이라고 설명하는 이 14개 항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영구 휴전: 양국은 모든 전선, 특히 레바논 전선에서의 군사 작전을 즉시 중단하기로 선언했으며, 이란은 헤즈볼라를 통제해야 한다.
•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은 30일 이내에 이 해협에서 안전한 상업적 해상 교통이 복원되도록 해야 하며, 향후 60일 동안 통행료의 지불 없이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및 제재 완화: 미국은 30일 이내에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의 석유 수출, 석유 제품 및 관련 금융 거래에 대한 제재를 즉시 해제해야 한다.
•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양보: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하에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희석하여 폐기하기로 합의했다.
• 동결 자산 및 재건 지원: 미국은 이란이 합의한 조건을 이행한 후에만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할 것이다. 또한, 미국과 역내 파트너 국가들은 이란 발전을 위한 3천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며, 미국은 직접적인 기여 의무는 없다.
• 불간섭 원칙: 양국은 서로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상호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외교적, 전략적 마찰 요인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주요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 이스라엘의 입장: 이스라엘은 이번 평화 회담에 참여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항상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관련한 양국 합의안 조항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 작전을 지속할 경우 이는 미국-이란이 합의한 양해각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 국내 정치적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이 2015년 오바마 정부 시절 맺은 이란과의 핵 합의와 유사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의회 내 공화당 의원과 보수 논평가들은 이번 합의안이 이란에게 우라늄 농축 문제나 지역적 영향력 확대 문제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 허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 불안정한 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60일이라는 시한 내에 이란과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대(對)이란 군사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미국-이란 간 합의된 평화 협정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이 합의안이 세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II. 미국-이란 전쟁 개요, 2026년 2월~현재
2026년 2월 28일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및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무장 세력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여 왔다. 본격적인 전투 행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및 정부 시설을 겨냥한 기습 공습으로 이란 고위 관리들, 특히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이란-미국 간 협상이 진행 중이던 시점에 감행되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미국과 동맹을 맺은 걸프만 국가들, 그리고 걸프 지역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였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여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초래하여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란의 보복 공격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의 반격을 촉발하며 전쟁의 규모를 확대시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에서는 군사 기지, 정부 건물, 학교, 병원, 문화 유적지 등이 큰 피해를 입었고, 민간인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군은 이스라엘과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여러 아랍 국가(그리고 해당 국가 내 미군 기지)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을 향해 수백 대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심지어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이나 미사일은 아제르바이잔, 터키, 그리고 영국령 아크로티리와 키프로스 섬의 데켈리아도 표적으로 삼았다. 동시에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분쟁은 2026년 레바논 전쟁으로 확대되었고, 이 전쟁으로 레바논에서 2,000명 이상의 민간인과 헤즈볼라 무장 대원이 사망했다.
2026년 6월 14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은 전쟁을 종식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를 발표했다.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의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가 해제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될 예정이다.
III. 미국-이란 전쟁 발발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2026년 3월 5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으며, 카타르와 쿠웨이트는 자국 원유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그림 1: 호르무즈 해협 지도 (출처: http://www.drishticuet.com)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이란이 2026년 3월 5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후, 2026년 3월과 4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미국 또한 2026년 4월 13일 이란 항구를 봉쇄했다. 이란과 미국의 이중 봉쇄로 인해 2026년 3월과 4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원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연한 파란색)의 통행은 2026년 3월에는 2월에 비해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유일한 대체 경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두 개의 파이프라인뿐이며,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부 원유를 홍해와 오만만으로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체 경로를 통한 원유 수송량은 아주 제한적이다.

그림 2: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2026년 2월, 3월, 4월 (출처: IMF Portwatch & Statista)
그 결과, Kpler의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걸프 지역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의 원유 수출량은 2026년 2월 4억 6,900만 배럴에서 2026년 3월 2억 6,300만 배럴로 감소했다. 이는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2억 600만 배럴이 감소한 것으로 한 달만에 원유 수출이 44%가 줄어들었다.

그림 3: 걸프 6개국 원유 수출량이 44% 감소 (출처: Kpler 및 Aljazeera)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발발 이후 걸프 국가들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2026년 2월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3월부터 5월까지 배럴당 100달러에서 11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림 4: 브렌트유 가격 (출처: Financial Times)
IV. 미국-이란 평화 협정 체결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세계 유가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처럼 2026년 6월 14일 미국-이란 평화 협정 체결 이후 세계 유가가 “급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데 그림 5와 6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미국-이란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급락했다.
6월14일 일요일 늦게 발표된 평화협정 합의 이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쟁 당시 최고치에서 약 30% 하락한 78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한 2월 28일 당시 가격보다 겨우 8-10달러 높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림 7에서 볼 수 있듯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75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그림 5: 2026년 6월 중순 미국-이란 평화 합의안 발표 전후 브렌트유 가격 하락 지속 (출처: Morningstar)

그림 6: 2026년 브렌트유 가격 (출처: Trading Economics)

그림 7: WTI 원유 가격 (출처: CNBC)
미국-이란 평화 협정 체결 이후 국제 유가 전망과 관련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금융 회사들은 국제 유가가 미국-이란 전쟁 당시 보다는 상당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평화협정에 대한 합의를 한 후, 올해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90달러에서 80달러로, 내년 2027년 평균 유가 전망치를 80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올해 말 75달러 수준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걸프만 국가의 원유 수출량이 7월 말까지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10월부터는 원유 생산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또한 미국과 이란이 미국-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서명한 후, 올해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이전 보다 배럴당 15달러 낮춰 80달러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6월 15일 월요일 늦게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조선 물동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9월까지는 원유 생산량의 50%, 12월까지 80%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이전보다 약간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유가가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이란 합의안 중 통행료 징수 등 여러 핵심 쟁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 회사 Morningstar의 주식 리서치 담당 이사인 Allen Good은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곧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시오” 라고 말한다.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동안 방출되었던 전략 비축유의 저장 시설도 다시 채워져야 한다. 이 때문에 전쟁 이전보다는 유가 하한선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일부 분석가들은 유가 하락에 대해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Capital Economics는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 수준의 80%까지 회복되는 데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유가는 연말에 현재 수준에서 마감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단기적인 급등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Capital Economics의 수석 기후 및 상품 경제학자인 David Oxley는 “단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에너지 안보와 고갈된 세계 재고량 보충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세계 유가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급락”할지 여부는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
걸프 지역 국가의 원유 수출의 신속한 재개를 가로막는 주요 위험 요소로는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존재 가능성, 이란의 해상 수송로 재봉쇄 가능성, 그리고 걸프 지역 분쟁 재발 등이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요인 중 하나라도 발생해 올해 남은 기간과 2027년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130달러 선에서 유지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첫 번째 요인은, 향후 60일 간 진행될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이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석유 재고 수준이 임계치까지 떨어지면서 몇 달 안에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이번 평화 합의 이전 우드 맥켄지는 미국 원유 재고가 1~2개월 내에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선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Morningstar의 주식 리서치 담당 이사인 Good은 “만약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실패한다면, 에너지 시장은 지금과 같은 현재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즉, 일부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겠지만, 전쟁 이전보다 훨씬 적은 양이 수송되고 원유 재고 저장 시설에 계속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속 불가능하며, 이미 재고가 상당히 감소한 상황에서 필요한 높은 원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유가가 훨씬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군이 지금의 분쟁 기간 동안 점령했던 영토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미국-이란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란의 최고 외교 책임자인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의 평화 협정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가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Araghchi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이자 전쟁 파트너인 이스라엘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는 등 이스라엘이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헤즈볼라의 언론 담당관 또한 이란으로부터 60일간의 미국과의 협상 단계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레바논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이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최근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은 “악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행동이 미국-이란 전쟁 종식 평화안에 위협이 되면서 유럽 지도자들은 평화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2015년 이란과의 핵무기 감축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체결을 위한 협상의 중심에 있었지만, 2026년 미국의 對이란 전쟁 개시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으며, 유럽 경제에 큰 타격을 준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도 배제되었다.
두 번째 요인은 ‘공급망 차질’ 문제이다.
석유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먼저 미국-이란 전쟁으로 석유 생산량이 급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하루 1400만 배럴 이상, 즉 전 세계 수요의 14%의 원유 생산이 중단되었다.
Post Oak 투자은행의 자본시장 담당 전무이사인 John Deal은 석유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의 전략 석유 비축량은 3억 4030만 배럴로 떨어져 198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비축량은 최대 18%까지 감소했다.
Deal은 “전쟁 기간 동안 방출되었던 미국 등 각국의 전략 비축량이 다시 채워지는 동안 원유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여름 내내 국제 원유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유 수요 또한 미국 등에서 일반적으로 여행 성수기인 6월부터 8월까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Deal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항공사들이 여름철 운항 계획을 세우고 상황을 예측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유나이티드 항공의 CEO 스콧 커비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항공권 가격이 최대 20%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John Deal은 “내 생각에는 올해 여름 내내 높은 석유 수요가 지속될 것이고, 휘발유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여름이 지난 후, 아마도 9월이나 10월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이스 대학교 정치학과 마크 존스 교수는 “중동 산유국들은 휴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원유 생산 재개를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란 간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전제로 한다.
“많은 원유 생산 기업들은 중동에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원유 생산 재개를 꺼릴 수 있다. 왜냐하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원유 생산을 재개했는데 분쟁이 다시 발생하여 생산을 또다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을 가장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라고 존스 교수는 알자지라에 말했다.
원유 생산 재개 여부는 미국-이란 전쟁 기간 동안 걸프 지역 국가와 원유 생산 기업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그 피해 규모에도 달려 있다.
Vitol Bahrain의 연구 책임자인 Bader Nooruddin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방 차원에서 가동을 중단했던 정유 시설은 40~60일 이내에 최대 95%의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석유 시설은 회복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국제 에너지 전문가인 Mamdouh Salameh는 국제 유가가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쉽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alameh는 아샤르크 알 아우사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공급량의 20%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국-이란 합의 이후의 유가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인한 영구적인 가격 프리미엄이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Salameh는 또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걸프만 지역 석유 생산 시설의 피해로 인해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량은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피해를 입은 일부 석유 시설 복구에 약 8개월에서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이유로 브렌트유는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60~65달러로 돌아가지 않고 향후 수년간 85~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망 차질 문제 이외에 원유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또한 도사리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의 Amin Nasser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때마다 석유 시장에서 약 1억 배럴의 추가 공급 손실이 발생해 왔다고 추산했다. 이미 이번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약 10억 배럴의 원유 공급이 감소한 상황이다.
나세르 사장은 5월 중순 이러한 원유 공급 부족분은 각국의 전략 및 상업용 비축량에서 차출하여 메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전략 비축량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으며, 세계 에너지 부문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량을 차출한 데서 분명히 드러났다.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는 하루 70만~90만 배럴로 추산된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된 이후에도 발전 및 일반 소비에 필요한 일일 원유 수요와 재고 회복 필요성으로 인해 수요가 오랫동안 강세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Wood Mackenzie에 따르면, 걸프 지역에서 생산이 중단된 원유 유전들은 3개월 이내에 이전 생산량의 70%, 6개월 이내에 약 9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원유 가격에 대해 국제 석유 전문가인 El-Gendy는 걸프 지역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지 않는다면, 원유 공급이 감소한 상황에서 각국이 최근 몇 달 동안 방출해 고갈된 재고와 전략 비축량을 보충해야 하고 또 중국의 수요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 보다는 높은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며, 게다가 유가 상승 여력도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요인은 ‘호르무즈 해협 내 병목 현상’으로 Post Oak 투자은행의 John Deal에 따르면 이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Deal은 “선박 수송 능력 향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송 능력 개선은 아마도 가장 큰 제약 요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Kpler의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3000척 이상의 선박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통항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림 8 & 9가 보여주듯 미국-이란 전쟁 중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극히 제한되어 전쟁 이전 평소 하루 평균 135척이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10척 정도만 통과했다.
그 결과 그림 10이 보여주듯 2026년 6월 15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내 걸프만에 갇힌 전체 선박 수는 약 3478척으로 5월 중순 이후 6월 중순 까지 3000여척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각지로 향하는 선박들이 목적지에 도착하고 항구에 정박하여 하역하는 데에는 몇 주가 걸릴 것이다. 현재 “유조선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고 다시 돌아오는 데 몇 달이 걸린다. 따라서 해운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원유 공급을 회복하려면 가을 초까지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라고 미국 Rice대학의 존스 교수는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항행 재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며 석유 가격 급락을 억제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선박들이 항구에서 화물을 싣고 정상 운항을 재개할 자리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해운 회사들은 현재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발레니우스 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과 덴마크의 머스크(Maersk)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합의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 운항에는 별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그림 8: 2025-2026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항행한 선박 수(number) (출처: UN global Platforms & Portwatch)

그림 9: 2026년 6월 16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출입 선박 통항 수(number) 기록 (출처: https://www.shipfinder.com/special/hormuz)

그림 10: 2026년 6월 15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내 걸프만에 갇힌 전체 선박 수 (출처: https://www.shipfinder.com/special/hormuz)
실제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평화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내 매설된 기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 보험 문제, 이란의 통행료 부과 가능성 등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실제 선박 통항이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의 위력을 실감한 이란이 봉쇄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경우 항행 정상화 과정은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해운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통항 재개를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Safety) 문제다. 종전 합의로 해협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안전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부족하다. 이란은 2026년 2월 말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이후, 자국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발포해 왔다.
해운업계에서는 다른 선박보다 먼저 위험을 감수하려는 선사가 많지 않아 누가 먼저 해협을 통과할지를 두고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해협이 공식적으로는 개방됐다고 해도 선주와 용선주, 보험사, 화주가 모두 항행 위험을 받아들여야 실제 선박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합의 발표 이후 선장, 선주, 보험사들이 아라비아해로 진출하기 위해 걸프만에 많은 선박을 배치하고 있지만, 먼저 출항하려는 선박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위기관리업체 EOS 리스크 그룹의 Martin Kelly는 BBC에 “현재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운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기뢰다. 이란은 전쟁 초기, 자국의 해안선이나 섬들이 공격받을 경우 “해안에서 투하할 수 있는 부유식 기뢰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해상 기뢰”를 걸프만에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과 국제 해상기구들은 실제로 일부 구역에 기뢰가 매설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국적 합동해상정보센터(JMIC)와 오만의 해양안보센터는 기뢰로 의심되는 “부유물”에 대한 경고를 발표했으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상원 위원회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당 부분에 기뢰를 매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Arsenio Dominguez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해상 교통을 회복하기 위해선 기뢰 제거가 필수적인 첫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미국 국방부의 의회 보고에선 완전한 기뢰 제거에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뢰 제거 작전에 대비하여 해군 함정을 해당 지역에 파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방하는 데 영국이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뢰 제거 장비를 갖춘 영국 해군 지원함 RFA 라임 베이(Lyme Bay)는 키프로스 아크로티리 공군기지 인근 해역에서 해상 추적을 통해 목격되기도 했다.
비용(Cost)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란은 향후 미국과의 합의에서 호르무즈 통행료를 요구할 권리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통행료 없는 해협 개방을 내세우고 있다. 향후 미국-이란 간 60일 간의 협상 기간 동안에는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양국 간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향후 이 통행료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양국 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만큼 선사들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보험료도 급등했다. 미국-이란 간 합의 이후 선사와 보험사 간 보험 비용과 보장 조건을 조율하는 작업이 통항 정상화를 늦출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번 전쟁 이후 이란의 전략적 억지 수단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CNN은 6월 16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앞으로 자신들이 원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합의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실상 통제권을 이란에 넘겨준 것”이라며 “이 통제권은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주요 원유 수입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걸프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수출입이 걸린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다시 해협을 막는다면 이란의 우방인 중국과 주변국의 반발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결과 실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란이 해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한 선사와 보험사가 통항 재개를 서두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협 정상화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우선 일부 선박이 제한적으로 해협을 통과하며 항로 안전성을 확인한 뒤 기뢰 제거 상황, 보험 조건, 이란의 통항 절차 등을 보며 통행량이 서서히 늘어나는 흐름이 예상된다. Kpler의 Dimitris Ampatzidis은 BBC에 “정치·군사적 차원에서는 해협이 신속하게 재개방될 수 있지만, 상업적 해운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과정은 훨씬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통항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걸프 지역 국가의 원유 수출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만큼 국제 원유 가격 하락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V. 결론
본 논문은 2026년 6월 17일 현지 시간 공식 발표된 미국-이란 평화 합의안이 세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먼저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했고 이어 전쟁 발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 유가 급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란 평화 합의안이 세계 유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처럼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질 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어져 있음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본 논문은 미국-이란 간 합의안 최종 협상의 실패 가능성, 원유 공급 증가의 지체 가능성,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내 병목 현상 때문에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는 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주장을 자세히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