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ion Korean helicopter, developed by KAI, is flying at a Seungjin Army Training Center in Pocheon County, Gyeonggi Province, South Korea on August 12, 21015. Source: Shutterstock

한국군 헬리콥터 개발사와 미래

1. 서론

본 기사는 한국군 헬기 운용의 역사와 기술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헬기는 고정익 항공기와 달리 수직이착륙, 저고도 기동, 근접 지원, 수송, 탐색구조, 특수임무 수행 등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헬기는 단순한 보조 전력이 아니라, 한국군의 작전 지속성·기동성·생존성을 보강하는 핵심 항공전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군의 헬기 전력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원조 장비의 도입에서 출발하여, 냉전기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다목적·수송·특수임무 중심으로 확대되었고, 21세기 들어서는 국산 헬기 개발과 첨단 센서·정밀무장 체계 도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기사는 단순한 기종 나열이 아니라, 시대별 안보 환경과 기술 축적 과정 속에서 헬기 전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본 기사는 한국군이 운용했거나 운용 중인 헬기를 중심으로, 전투·수송·특수임무 헬기를 포괄하는 범위에서 서술한다. 여기에는 초기 도입기 헬기의 군수·의무·구조 임무, 현대화 시기의 다목적 기동헬기와 대형 수송헬기 운용, 최근의 공격헬기 및 국산 헬기 체계 도입 흐름이 포함된다.

본 보고서는 총 3개 장으로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한국군 헬기 전력의 역사적 전개를 초기 도입기, 현대화 시기, 최신 운용 시기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제3장에서는 국산 헬기의 개발을 알아본다. 제4장에서는 미래 헬기 사업인 XUH의 개요와 추진 방향을 소개한다.

2. 한국군 헬기 역사

2.1 한국 전쟁

한국 전쟁은 군사 역사상 헬리콥터가 본격적인 실전(특히 항공 의무후송 및 공중 기동)에 최초로 대규모 도입된 전쟁이다. 주로 정찰, 부상자 구호, 소규모 물자 및 병력 수송에 사용되었다.

한국 전쟁에서 활약한 주요 헬리콥터 기종은 다음과 같다.

시코르스키 H-19 (Sikorsky H-19 Chickasaw): 전쟁 후반에 미 해병대와 육군에 실전 투입되어 본격적인 공중 기동 작전의 가능성을 열었다. 완전 무장한 병력을 수송할 수 있었으며, 부상자 후송에도 큰 역할을 했다.

Fig1

그림 1. 시코르스키 H-19 (Sikorsky H-19 Chickasaw)

벨 H-13 (Bell H-13 Sioux): 전쟁 초기부터 관측, 정찰, 부상자 후송 (Medevac, Medical Evacuation) 을 포함한 다양한 임무에 사용되었다.

Fig2

그림 2. 벨 H-13 (Bell H-13 Sioux)

시코르스키 H-5 (Sikorsky H-5 Dragonfly): 이 헬기는 한국전쟁 당시 항공 분야의 선구적 기종으로, 주로 미국의 최초 전용 전장 의무후송 항공기이자 전투 탐색구조 (SAR) 항공기로 운용되었다. 공중정지 비행과 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에 착륙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수천 명의 연합군 장병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Fig3

그림 3. 시코르스키 H-5 (Sikorsky H-5 Dragonfly)

피아세키 HRP (Piasecki HRP): 특유의 앞뒤 회전날개(탠덤 로터) 형태를 띤 수송 헬리콥터로, 수직강습, 전투정찰, 의무후송의 실현 가능성을 시험하고 입증하여 부상자 후송과 산악 지역 군수품 공수에 투입되었다.

Fig4

그림 4. 피아세키 HRP (Piasecki HRP)

당시 헬리콥터의 활약은 현대전에서 항공 의무후송 (Medevac, Medical Evacuation)과 공중 강습 작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2.2 도입 초기 (1960~1970년대)

한국군의 헬기 운용은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 과정 속에서 시작되었다. 전쟁 직후 한국군은 독자적인 항공산업과 회전익 항공기 운용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미군으로부터 공여받거나 지원을 통해 운용을 시작했다. 초기 헬기는 본격적인 공격 임무보다 연락, 수송, 의무후송, 탐색구조 같은 지원 임무에 집중되었다.

이 시기 헬기 전력은 전후 불안정한 한반도 안보환경 속에서 군수지원의 기동성을 높이고,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 지상수송의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초기 헬기는 작전 반경과 탑재능력, 항전장비 측면에서 제한이 컸지만, 수직이착륙과 단거리 기동이라는 특성만으로도 기존 고정익기와 구별되는 전술적 가치를 보여주었다.

2.2.1 UH-1H Iroquois (Huey 휴이) 직구매와 운용 (1967)

한국 군 전체 헬기 역사에서 Bell 사의 UH-1 (Utility Helicopter) 계열, 특히 UH-1H 휴이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UH-1H는 베트남전에서 검증된 다목적 헬기로, 병력 수송, 의무후송, 지휘통제, 탐색구조 등 다양한 임무에 사용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UH-1H는 초기 헬기 운용 역량을 축적하는 핵심 플랫폼이 되었으며, 조종사 양성, 정비체계 확립, 전술운용 교리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군 무상 제공으로 약 140대, 육군 도입으로 약 130대를 1978년까지 확보하였다.

휴이는 기체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보수가 비교적 용이했으며, 헬기 운용 경험이 부족했던 시기에도 적응이 쉬운 편이었다. 초기 헬기의 임무는 공격적 성격보다는 지원 중심이었다. 대표적인 임무는 다음과 같다.

  • 군수 지원: 물자와 인원의 신속한 이동
  • 탐색구조: 조난 조종사 및 민간인 구조
  • 의무후송: 부상자 후송 및 응급 지원
  • 연락 및 지휘통제: 지휘관 이동, 전장 연락 유지

이러한 운용 경험은 이후 헬기 전력이 단순 수송 수단을 넘어 독자적 항공기동전력으로 정비·전술·항공운용 체계 기술을 축적한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Fig5

그림 5. UH-1H Iroquois (Bell)

2.2.2 500MD 소형 헬기 도입과 기술 이전 (1976)

500MD 헬기는 미국의 Hughes (이후 McDonnell Douglas) 경량 다목적 헬기 계열로, 한국군은 1976년에 도입했다. 초기에는 미국으로부터 수입했지만 (약 50대), 대한항공이 국내면허 생산으로 (200대) 항공기 조립·부품·정비 기술을 확보했다.

도입 목적은 DMZ (비무장지대) 감시, 정찰, 기갑 대응 등 소형 헬기 전력 확보였다. UH-1H가 수송·강습 중심이었다면, 500MD는 정찰·경계·근접 타격용으로 운용되었다.

소형 헬기 특성상 로터, 엔진, 동체 구조 정밀 정비 기술이 중요한 경험이 되었고 TOW (Tube-launched, Optically tracked, Wire-guided) 미사일 장착 모델 운용으로 무장 통합·공대지 전술 운용 경험을 축적했다. 정찰 임무 수행을 통해 저고도 침투·기동 정찰 전술이 정립되었다.

UH-1H 경험과 합쳐져 한국형 헬기 정비·운용 능력의 기반이 마련되었고 결과적으로 500MD는 한국이 “헬기 유지·운용 수준”에서 “조립·정밀 정비·무장 운용까지 가능한 단계”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참고: TOW 헬기 무기 체계, Tube-launched, Optically tracked, Wire-guided (관에서 발사, 광학으로 조준, 유선으로 유도되는 대전차 미사일), 다음으로 구성된다.

  • 발사대 (Launcher), 헬기 외부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 장치
  • 미사일 (Missile), 적 전차/장갑차/진지 파괴용
  • 조준 장비 (Optical sight), 조종사가 목표를 직접 추적
  • 유선 유도 장치 (Wire guide), 발사 후 미사일과 헬기를 가느다란 전선으로 연결하여 조종사가 목표를 계속 조준하면 미사일이 따라감 (Fire and Forget, 발사 후 망각 방식의 반대 개념)

Fig6

그림 6. 500MD (MD500 Defender, Hughes, McDonnell Douglas)

2.2.3 AH-1 Cobra 중형 공격헬기 직구매 (1978)

한국 육군은 1978년 AH-1J TOW 8대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공격헬기 운용을 처음 시작하였다. 미 해병대용 쌍발 엔진 버전으로, 당시 동북아 최초의 공격헬기 도입이였다.

이후 성능을 개량한 AH-1S를 1988년부터 1991년까지 총 70대를 도입해 배치했다 (TOW 대전차미사일 최대 8발, 20mm 기관포, 2.75인치 로켓).

AH-1 (Attack Helicopter) 코브라 도입은 한국 육군항공의 공격헬기 시대를 연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약 40년간의 운용을 통해 전술·기술·교리 전반에 걸친 축적이 이루어졌고, 이것이 오늘날 AH-64E 아파치 운용과 LAH 국산화로 이어지는 토대가 되었다.

Fig7

그림 7. AH-1 Cobra (Bell)

2.3 현대화 시작 (1980~1990년대)

1980년대 이후 한국군은 경제 성장과 국방력 증강 정책을 바탕으로 항공전력의 질적 향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이 시기 한국군 전반의 헬기 전력은 단순 지원용에서 벗어나 다목적·대형 수송·특수임무 수행이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2.3.1 CH-47 Chinook 대형 수송기 직구매 (1988)

CH-47 (Cargo Helicopter) 치누크는 대형 수송헬기로서, 병력과 장비, 포병장비, 보급물자 등을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 (최대 50,000lb, 22,700kg). 한반도와 같은 산악·도서 지형에서는 대형 수송헬기의 존재가 전력 전개 속도와 유연성을 크게 좌우한다. 치누크의 도입은 단순한 수송수단 확충이 아니라, 공중기동 작전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는 기반이 되었다.

치누크는 특히 대형 화물, 장비, 공병 물자, 긴급 보급품 수송에 적합하여, 평시 재난 대응과 전시 후방지원 모두에서 가치가 높았다.

CH-47D 모델로 육군 32대, 공군 10대, CH-47NE 모델은 (미군 중고) 14대를 유류수송 용으로 총 56대를 운영하고 있다.

Fig8

그림 8. CH-47 Chinook (Boeing)

2.3.2 UH-60 Black Hawk 도입과 기술이전 (1990)

UH-60 블랙호크 계열의 도입은 한국 헬기 전력 현대화의 핵심적 전환점이었다. 블랙호크는 기존 UH-1H에 비해 탑재량, 생존성, 항전장비, 기동성, 악천후 대응 능력에서 크게 향상된 성능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한국군은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병력을 수송하고, 전시 기동작전과 후방지원 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또한 UH-60 블랙호크의 국내 도입은 단순한 완제품 구매가 아니라, Sikorsky 와 대한항공 합작으로 기술이전을 단계적으로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총 81대를 도입하는 계획으로 추진되었으며,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되었다.

  1. 첫 번째 단계에서는 완제기 8대를 직접 수입하여 기준 기체를 확보하였고,
  2. 두 번째 단계에서는 주요 부품을 묶음 형태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세미 녹다운(Semi Knock-Down) 방식으로 12대를 생산하였다.
  3. 세 번째 단계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부품 단위로 수입하여 조립하는 녹다운(Knock-Down) 방식으로 8대를 생산하였으며,
  4. 네 번째 단계에 이르러서는 일부 부품을 국내에서 직접 제작·대체하는 기술도입 양산 방식으로 53대를 생산하였다.

이과정에서 동체 제작 기술, 로터 시스템, 동력전달 계통, 항전.전기 계통, 품질관리 시스템 에서 국산화 50% 을 이루며 조립, 제작, 유지보수, 개조, 성능개량에 필요한 전문성과 기술을 갖추게 되었다.

Fig9

그림 9. UH-60 Black Hawk (Sirkorsky)

2.3.3 Lynx Mk.99 직구매 (1991)

1990년대 대한민국 해군은 북한 잠수함 전력의 위협에 대응하고 해상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산 링스(Lynx) 함재헬기를 도입하였다. 당시 해군은 구축함과 호위함에 탑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대잠수함 헬기가 부족한 상황이었으며, 이에 따라 영국 Westland사가 개발한 링스 Mk.99가 최종 선정되었다.

링스는 함정에서 이착함이 가능하며 대잠전과 대함전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였다. 디핑 소나와 탐색 레이더를 장착하여 잠수함 탐지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Mk.46 경어뢰를 탑재함으로써 탐지한 잠수함을 직접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특히 기존 함정의 센서 범위를 넘어서는 원거리 탐색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해군의 대잠수함 작전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도입된 링스는 주로 울산급 호위함과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 탑재되었다. 특히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과의 결합은 함정 중심의 해상작전에서 항공자산을 활용한 입체적인 전투체계로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 해군 현대화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후반에는 항법장비와 전자장비가 더욱 향상된 Mk.99A가 추가로 도입되었다. 해군은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해상작전 수행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당시 총 25대의 링스 헬기가 전력화되었으며, 이는 북한 잠수함 침투에 대한 대응 능력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원해작전과 기동함대 운용 능력 향상에도 기여하였다.

링스 도입은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본격적인 함재 대잠헬기 전력 확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링스 헬기는 이후 수십 년 동안 해군의 핵심 대잠전 자산으로 운용되었으며, 1990년대 링스 도입은 대한민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Fig10

그림 10. Lynx (Westland)

2.3.4 BO-105 도입과 기술이전 (1999)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대한민국 육군은 북한 전차 및 기갑전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경공격헬기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또한 소형 500MD도 대체할 목적이었다, 이때 도입된 헬기가 독일 MBB사가 개발한 BO-105였다.

BO-105는 쌍발엔진과 복합 로터 시스템을 갖춘 경(輕) 다목적 헬기로, 민첩성과 안정성이 뛰어나 정찰, 공격, 수송, 훈련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였다. 최대 속도 약 270km/h, 항속거리 약 575km로 신속한 작전 전개가 가능하였으며, 조종사 2명이 탑승하고 추가 무장이나 승객도 탑재할 수 있었다.

초기 147대 도입을 계획했으나 예산, 요구사양 문제로 12대로 축소되어, 2대는 직수입, 10대는 대우항공이 면허생산하면서 단가가 직수입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비판을 받았다.

Fig11

그림 11. BO-105 (MBB)

2.3.5 Ka-32 불곰사업 (1994)

대한민국은 과거 소련에 제공했던 경제협력 차관의 상환을 위해 진행된 불곰사업을 통해 러시아산 Ka-32 헬기를 처음 도입했다. 강력한 산불 진화 및 수색 구조 능력을 인정받아, 산림청, 소방, 해양경찰, 공군 등에서 50여 대를 운용하며 개발국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운용국이 되었다.

1차·2차 불곰사업 (1990년대 말 ~ 2000년대 초): 소련 붕괴로 러시아가 차관을 현금으로 갚기 어려워지자, 현물 상환 방식인 불곰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성능과 경제성을 갖춘 Ka-32가 민수·군수용으로 대량 도입되었다.

도입 기관 확대: 산불 진화(산림청, 지자체)와 해상 탐색 및 구조 (해양경찰) 등 재난 대응에 특화되어 다수의 기체가 실전 배치되었다. 공군에서도 탐색구조용으로 HH-32라는 제식명으로 도입해 운용하였으나, 해당 전력은 부대의 임무 종료 및 해체로 2025년 말 퇴역했다.

1994년 산림청이 먼저 2대를 도입한 후 1차 불곰사업을 통해 27대, 이후 2차 31대가 추가로 도입되었다. 한국에서의 기체는 산림청,해양경찰,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방 소방서 등 운용중에 있다.
Ka-32는 동축반전 로터(coaxial rotor)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일반 헬리콥터와 달리 꼬리 회전익(테일 로터)이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는 두 개의 메인 로터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토크를 상쇄하기 때문에, 별도의 꼬리 로터 없이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동축반전 로터 구조 덕분에 Ka-32는 강력한 양력과 높은 호버링 (hovering, 헬기가 공중의 한 지점에 정지한 채 떠 있는 상태) 안정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제한된 공간에서도 기동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외부 화물 운용 능력에서도 두드러져, 기체 하부 슬링 (sling, 화물을 매달아 수송)을 이용해 최대 약 5톤 규모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

또한 산림청 등에서 산불 진화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한 번에 약 3,400리터 이상의 물을 탑재해 투하할 수 있어 대형 산불 대응에 효과적인 항공 자산으로 평가된다.

Fig12

그림 12. Ka-32 (Kamov)

2.3.6 국산화 노력과 기술 이전

1980~1990년대는 헬기 기종 도입과 병행하여 국산화 및 기술 축적 노력이 본격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기에는 완전한 독자 개발보다는 조립생산, 정비 능력 향상, 부품 국산화, 기술 이전 확보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축적이 없었다면 훗날 수리온 같은 국산 헬기 체계의 등장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 시기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도입”을 넘어 “운용 기반의 자립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2.4 첨단 기종 도입과 국산화 (2000년~현재)

2000년대 이후 한국은 헬기 전력 현대화를 위해 첨단 기종 도입과 국산화 개발을 병행하는 이원적 전략을 추진해왔다.

공격헬기 분야에서는 2016년부터 미국 보잉사의 AH-64E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도입하여 북한 기갑전력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 능력을 신속히 확보하였다. 이는 국산 공격헬기 개발이 완료되기 이전에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현실적 선택이었다.

기동헬기 분야에서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와의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한국항공우주 (KAI) 가 주관하여 수리온 (KUH-1)을 개발, 2013년부터 전력화에 성공하였다. 동체 설계, 항전체계 통합, 복합재 로터 블레이드 제작 등 핵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내재화를 이루었다.

공격헬기 국산화 분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동으로 추진한 1만 파운드급 민군헬기 통합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소형무장헬기 (LAH)와 소형민수헬기 (LCH)를 동시에 개발하였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사의 H155B1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신 항전장비와 무장 사격통제장비를 탑재하고 조종 편의성과 생존성을 강화한 LAH는 2022년 체계개발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2024년 12월 26일 양산 1호기가 육군에 인도되어 전력화가 개시되었다. 이 헬기는 순우리말로 용을 뜻하는 ‘미르’와 숫자 100을 의미하는 ‘온’을 합쳐 ‘미르온’이라 명명되었다. LAH-1 미르온은 2015년 본격 개발에 착수하여 불과 8년 만에 전력화를 달성한 것으로, 노후화된 AH-1S 코브라와 500MD를 대체할 핵심 무기체계로 평가된다.

민수헬기 분야에서도 LCH는 VIP 승객운송, 탐색구조, 응급의료, 치안유지, 화재진압 등 다양한 목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 군용과 민수용을 동시에 충족하는 통합 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KAI는 총 1,000대 이상의 LAH/LCH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수출산업으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된다.

나아가 방위사업청과 KAI는 LAH와 국내 개발한 무인항공기 (UAV)를 연동하는 유무인 복합체계 (MUM-T, Manned Unmanned Teaming)를 조기 전력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미르온은 단순한 공격헬기를 넘어 미래 전장의 유무인 복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2.4.1 AH-64E Apache (2016)

2013년 대한민국 국방부는 AH-X 프로젝트를 통해 벨사의 AH-1Z 바이퍼, 터키/이탈리아의 T-129 망구스타, 보잉사의 AH-64E 와 함께 경쟁을 펼쳤는데 AH-64E 공격헬기가 최종 선정되었으며 총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경쟁 기종 비교:

표1

표 1. AH-X 프로젝트 경쟁사

AH-64E가 선정된 결정적 이유는 AH-64D는 성능만큼 비싸고 AH-1Z가 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미국을 비롯해 대만, 사우디 등 여러 국가에서 도입을 추진하면서 AH-64E로 명명하고 대량구입하게 되자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장 걸림돌이던 가격 문제가 해결되었다. 기존에 최소 기당 1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던 가격을 기술이전 등을 포함하여 무려 반값으로 들여오게 되었다.

1차 도입 (2016~2017년)
총사업비 1조 8,400억 원을 투입해 36대를 도입하였으며, 2016년 5월 27일 방위사업청은 AH-64E 아파치 가디언 4대를 최초로 육군에 인도하였고, 2017년 1월 27일 AH-64E 아파치 가디언 36대가 육군에 작전배치 완료되었다.

표2

표 2. AH-64E 아파치 도입 개요

추가 도입 추진 (2019년~)
2019년 1월말 K2 흑표 3차 양산분 수량을 54대로 감축하고 대신 AH-64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 도입에 예산을 집중한다는 방침이 결정되었으며, 2019년 12월 육군은 현재 배치완료된 36기의 아파치에 더해 최소 42기에서 최대 48기 추가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AH-64E 도입은 40년 가까이 AH-1 코브라에 의존하던 한국 육군 공격헬기 전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단번에 도약시킨 사건이었다. 특히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최신형을 도입한 것은 협상의 성과였으며, 이후 LAH 미르온과 함께 고저 혼합 (High-Low Mix) 공격헬기 운용 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Fig13Fig13

그림 13. AH-64 Apache (Hughes, McDonnell Douglas)

2.4.2 한국 헬기 개발 사업의 역사: KLH -> KMH -> KHP

이번 문단에서는 한국 헬기 개발이 성공으로 이루어지기 까지의 30년 역사를 전체적으로 정리해본다.

참고:

  • KUH – Korea Utility Helicopter (한국 기동 헬기)
  • KAH – Korea Attack Helicopter (한국 공격 헬기)
  • LAH – Light Armed Helicopter (경 무장 헬기)
  • LCH – Light Civil Helicopter (경 민수 헬기)

🟡 1단계: KLH (Korea Light Helicopter, 한국형 경헬기 사업) 1988~1996년 — 실패

KLH는 1988년 500MD가 생산 종료되면서 시작되었다. 최대이륙중량 6천 파운드급 해외 기종을 선정, 약 150대를 라이선스 생산하여 AH-1S 코브라용 정찰헬기로 사용하며 500MD도 대체할 목적이었다.

사업 경과:

국방과학연구소 (ADD)는 KLH 사업에 참여한 어떠한 후보기종도 육군의 요구사양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ADD는 대안으로 국내 독자모델 헬기를 육군의 요구사양에 맞게 개발하는 소형다목적헬기 KMH (Korea Multipropose Helicopter) 를 제안하였고 1995년에 정식 ROC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 요구 작전 성능) 로서 채택되었다. 이에 KLH 사업은 당초 100여대가 넘는 사업에서 결국 AH-1S 코브라용 정찰기 BO-105 소량 (12대) 생산으로 축소되고 500MD는 KMH가 대체하게 되었다.

KLH 실패 원인 요약:

표3

표 3. KLH 사업 내용

🟡 2단계: KMH (Korea Multipropose Helicopter, 한국형 다목적헬기 사업) 1995~2005년 — 두 번 실패

KMH 1차 계획 (1995년):

95년 KMH는 국방과학연구소 (ADD) 주도로 개발하는 국산 고유모델로서 최대이륙중량 8천 파운드급 헬기 약 200대를 생산하여 500MD를 직접 대체하고 UH-1H/AH-1S의 일부 임무를 흡수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1998년 IMF의 여파로 사업이 삭제되었다.

KMH 2차 계획 (2001년):

2001년에 재확정된 다목적헬기 KMH는 기동헬기/공격헬기 2개 기종을 동시에 개발하여 500MD는 물론 UH-1H/AH-1S까지 직접 대체하는 안이었다. 그러나 재계획 역시 사업 예산 과다라는 언론의 비판을 받고 취소되었다.

KMH 두 번 실패 원인:

표4

표 4. KMH 사업 실패 원인

🟢 3단계: KHP (Korea Helicopter Program, 한국형 헬기 사업) 2006년~현재 — 성공

KLH·KMH 사업의 거듭된 실패와 20여 년의 방황 끝에, KHP는 기동형(KUH)과 공격형(KAH→LAH) 두 축으로 사업을 현실적으로 재설계하여 마침내 성공의 길을 열었다.

KMH의 실패에서 KHP로 (2005~2006년)
2005년까지 진행되던 KMH (한국형 다목적 헬기) 사업이 방향을 바꾸어 KHP로 사업명칭을 변경하고 KMH 01 계획을 승계하여 재개되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 내려졌다. 경제성 부족 문제는 300대 수출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기술적 타당성 문제는 500MD/UH-1H 대체용으로 기동형인 KUH를 선행 개발하고, 공격형인 KAH 개발 여부는 KUH의 개발성과에 따르는 것으로 하기로 하였다.

즉 과거 KMH처럼 기동형과 공격형을 동시에 개발하는 무리한 방식을 포기하고, 기동형을 먼저 성공시킨 뒤 공격형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을 택한 것이 핵심이었다.

기동형 KUH 개발 중 예상치 못한 문제 (2006~2011년)
계약은 15,000파운드급으로 했지만 개발 도중에 육군이 요구사양을 변경해서 사업이 깨질 뻔했다. 결국 수리온은 당초보다 체급이 커진 2만 파운드급으로 완성되었는데, 이것이 공격형 사업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켰다.

KUH-1 수리온이 당초 계획과 달리 체급을 키워 2만 파운드급으로 개발되면서 AH-X로 도입하려 한 AH-64 아파치와 체급이 비슷해져, 기동형(KUH) 기체에 기반한 공격형(KAH) 개발 계획을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아파치가 2만 파운드급임을 감안할 때, 동일한 2만 파운드급인 KHP-KUH를 기반으로 한 공격헬기를 200대 이상 생산·보유한다는 것은 막대한 도입예산과 운용유지비 문제로 인해 정부는 면밀한 검토를 하게 되었다.

공격형의 전략적 분리 (2011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국방연구원 (KIDA)가 결정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KIDA는 수리온에 기반한 중형공격헬기 대신, 최대이륙중량 1만 파운드급 소형무장헬기를 개발하여 High (AH-X) / Low (KHP 공격형/KAH)로 운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2011년 7월 20일 방위사업청은 AH-X 사업으로 대형공격헬기를 해외에서 직도입하고, KAH는 ROC를 대형 공격헬기 (2만 파운드급)에서 소형 무장헬기 (1만 파운드급) 수준으로 체급을 축소하여 소형무장헬기 (LAH) 사업으로 자체 개발·도입하기로 최종 의결하였다.

이로써 공격헬기는 다음과 같이 두 축으로 분리되었다:

  • High급: AH-64E 아파치 (해외 직도입) → 36대
  • Low급: LAH 소형무장헬기 (국내 개발) → 214대

KHP의 두 축:

표5

표 5. KHP 사업 내용

KHP의 성공 비결은 KMH처럼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 했던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기동형과 공격형을 분리하고, 독자개발과 해외협력을 적절히 혼합하며, High-Low 혼합 전략으로 현실적 타협점을 찾은 것이 결국 수리온과 미르온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는 원동력이 되었다.

다음 장에서는 KUH 수리온과 LAH 미르온의 개발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3. 국산 헬기 개발

3.1 KUH 수리온 개발

KUH 수리온은 1980~90년대부터 한국 육군의 주력 기동헬기로 운용되어온 UH-1H 휴이와 500MD의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한국형 헬리콥터 사업 (KHP)의 일환으로 개발된 대한민국 최초의 2만 파운드급 중형 기동헬기이다. 약 1.3조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어 방위사업청과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주관하였으며, KAI가 체계통합을 담당하고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에 참여하였다. 2006년 6월에 개발에 착수하였고, 2010년에 초도비행에 성공하였으며, 2013년부터 육군에 전력화 배치를 시작해 1차(24대), 2차(66대), 3차(72대)에 더해 4차 양산 58대까지 끝나면 육군 납품 수리온 헬기는 총 220대가 완료된다.

개발 방식은 완전한 독자개발보다는 현실적인 협력 모델을 택하였다. 기술협력업체 선정 과정에서 Bell 사는 자신들이 개발 중인 UH-1Y 설계를 기반으로 약간의 개조를 제안했다, 이탈리아 Augusta-Westland는 자사의 AW140 개발 사업에 한국이 비용을 대고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결국 기술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Eurocopter (유로콥터)가 최종 기술협력업체로 선정되었다. 유로콥터 (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AS532 Cougar 설계와 기술을 제공받아 이를 한국의 운용 환경과 군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엔진은 UH-60과 AH-64에도 사용되는 GE사의 T700-701K 터보샤프트를 채택하여 일선 부대의 정비 편의성을 높였으며, 완전 디지털 방식의 FADEC 엔진 제어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유로콥터는 한국의 독자적인 헬기 모델 개발에 동의하고 요구했던 기술 대부분을 이전해주기로 합의하며 비교적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세 가지, 즉 트랜스미션, 로터, 자동 비행 조종 장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지속적인 협상 끝에 트랜스미션 기술은 이전해주기로 했고, 로터는 30년 전 구형 모델을 제공하며, 자동 비행 조종 장치는 한국에서 하드웨어를 개발하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개발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동체 형상 문제에서 난항을 겪었으며, 육군은 기존에 운용하던 UH-1, UH-60처럼 바닥을 낮게 설계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군의 요구사항과 설계 현실 사이의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또한 KMH 사업 대비 사업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국산화율 목표도 70%에서 50%로 낮아졌고, 독자개발 모델을 해외기술 협력으로 완성한다는 개념에서 해외 업체의 베이스 모델을 토대로 국산화한다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리온은 2006년 개발에 착수하여 2010년 초도비행에 성공하였으며, 2013년부터 육군에 본격적으로 전력화되기 시작하였다. 육군용으로 약 220대 생산을 계획하여 UH-1H 100여 대와 500MD 100여 대를 순차적으로 대체 중이며,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헬기, 경찰헬기 등 다양한 파생형도 개발되어 다목적 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이름인 ‘수리온’은 독수리를 뜻하는 순우리말 ‘수리’와 온전함·전체를 뜻하는 ‘온’을 합성한 것으로, 독수리의 용맹함과 국내 기술로 완성한 헬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리온의 완성은 1970년대 500MD 면허생산으로 시작된 한국 헬기 산업의 기술 축적이 40여 년 만에 결실을 맺은 성과로 평가된다. 완전한 독자개발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동체 설계, 항전체계 통합, 복합재 로터 블레이드 제작, 트랜스미션 등 핵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내재화를 이루었으며, 이 경험은 이후 LAH 소형무장헬기 개발로 직접 이어지는 토대가 되었다.

표6

표 6. KUH 수리온 개발 개요

Fig14

그림 14. KUH 수리온 형상

표7

표 7. KUH 수리온 제원 (출처: 나무위키)

Fig15

그림 15. KUH 수리온 시리즈 운용 현황 (출처: KAI)

2020년 기준 수리온 계열 헬기는 육군 220대, 해병대 28대, 경찰청 10대, 해양경찰청 3대, 산림청 1대, 소방안전본부 4대, 의무후송항공대 8대로 구성됩니다. 현재 300여대가 국내에서 군·관용으로 운용 중이다.

3.2 LAH/LCH 개발

한국 헬기 사업이 2005년 KHP으로 재편되며 수리온 개발이 본격화되었지만, 수리온은 수송용 중심이라 기존 소형 공격헬기 대체에는 부적합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고성능 공격헬기는 AH-64 아파치 등 해외 직도입으로 결정되고, 저성능 경공격 헬기는 별도로 국산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분리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공격헬기 (KAH)’ 개념은 민수 판매 조건이 결합되면서 전용 공격헬기 개발이 어려워졌고, 대신 범용 플랫폼에 무장을 탑재하는 ‘소형무장헬기 (LAH)’ 개념으로 전환되었다.

2012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민간용 LCH (Light Civil Helicopter)와 군용 LAH를 연계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정립하였다. 이 사업은 기존 노후 헬기 (MD 500, BO 105, 일부 AH-1S)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약 1조 6천억 원 규모로 추진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미국 및 유럽 업체들이 후보로 참여했으나, 기술 이전 및 협력 조건 문제로 미국 업체는 제외되었고 최종적으로 유럽의 에어버스 헬리콥터 H155 B1이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해당 기종의 생산 라인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으로 이전되는 계약이 체결되면서 본격적인 공동개발 체계가 구축되었다.

이 과정에서 H155 B1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생산 종료 단계에 있던 기종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생산 경험과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LAH 개발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 개발이 어려운 회전익 항공기 분야에서 기술 축적과 리스크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LAH는 민수 헬기 플랫폼을 기반으로 군용 요구에 맞게 개조된 소형 무장헬기로, 생존성·정밀타격·네트워크 운용 능력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무장으로는 천검 대전차 미사일, 2.75인치 로켓, 20mm 기관포 등을 운용하며, 사격통제시스템과 적외선/레이저/미사일 경보 센서를 통해 표적 탐지부터 교전까지 통합 수행한다. 특히 천검은 유선 데이터 링크 기반 유도와 fire-and-forget/updates 방식이 가능해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또한 RWR (레이더 경보 수신기), LWR (레이저 경보 수신기), MAWS (미사일 접근 경보 장치), 체프/플레어 (미사일 회피용 기만 장치), 방탄 구조, 셀프실링 연료탱크, DIRCM (지향성 적외선 대응 장치) 장착 가능성 등을 통해 저고도 생존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적용해 무인기와 협동 정찰 및 표적 공유가 가능하며, 네트워크 중심 전장에서 다목적 타격 플랫폼으로 운용된다.

Fig16

그림 16. LAH 형상 (출처: KAI)

 

Fig17

그림 17. LCH 형상 (출처: KAI)

표8

표 8. LAH/LCH 제원 (출처: 나무위키)

3.3 요약

결과적으로 한국 헬기 사업은 해외 도입을 통한 즉각적 전력 확보와 국내 개발을 통한 장기적 기술 자립이라는 두 축을 균형 있게 운용하면서, 단순한 무기 수입국에서 헬기 생산·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표9

표 9. KUH 수리온 개발 개요

3.4 한국 헬기 수출 현황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K-방산)이 전차, 자주포, 전투기에 이어 헬기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수출 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국산 헬기는 국내 운용 실적을 쌓는 데 집중해 왔으나, 최근 중동 지역을 시작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라크: 사상 첫 수출 수리온 KUH-1
이라크 정부와 약 1,358억 원 규모의 수리온 공급 계약을 2024년 12월 체결했다. 양산 개시 후 약 12년 만에 이뤄낸 첫 회전익 완제기 수출이다.
규모 자체는 소방·관용 목적의 초도 물량 (2대)으로 시작했으나, 현지 조종사·정비사 교육 훈련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중동 지역 내 대규모 추가 수주 및 후속 지원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키르기스탄
키르기스탄은 약 7,100만 달러(한화 약 1,000억 원) 규모의 다목적 헬기 수리온 (KUH-1) 2대 구매를 체결했다. 키르기스스탄 비상사태부와 국영 항공사 (SAEMES)에서 운용할 관용 헬기이다. 주요 임무는 험준한 지형이 많은 현지 환경에 맞춘 소방 및 인명 구조, 그리고 산악 지역 수색 등이다.
이는 러시아산 일색이던 중앙아시아 시장에 국산 항공기가 진입하여 민수·관용 시장의 경쟁력을 증명한 의미 있는 성과이다.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군 당국이 KAI의 소형무장헬기 (LAH)와 수리온 기동헬기 도입을 동시에 검토 중이며, 이는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선점하려던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것으로, 성사될 경우 국산 헬기 역사상 첫 대규모 수출 사례가 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공군이 LAH에 대해 ‘강한 관심’을 표명했으며, 육군은 수리온 기동헬기를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소요 제기 물량은 LAH 6대와 KUH 6대로 알려졌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으나, 현재는 아랍에미리트 (UAE)와 이집트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중동 및 동남아시아 주요국들이 유력한 차기 수출 대상국으로 적극 거론되고 있다.

4. 미래 헬기 개발

미래 한국 헬기 사업은 여러 분야가 있다:

  • LAH/LCH 후속 개량 (전력 고도화)
  • 유무인 복합체계(MUM-T) 확대
  • 차세대 공격/전투 헬기 개념 연구 (스텔스, 드론, AI 기반)
  • 특수 임무 헬기 개발
  • 그리고 제일 규모가 큰 XUH 가 있다.

미래 한국 헬기 사업 — XUH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사업 개요
KAI는 우리 육군의 노후된 기동헬기(UH-60, HH-60, 벨-412, AS-332)를 대체하기 위해 비행속도와 항속거리를 대폭 높인 고속 중형기동헬기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8조원 규모의 차세대 헬기 개발 프로젝트로, KF-21 전투기 개발 성공에 이어 또 하나의 굵직한 국방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핵심 성능 목표 —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도약
차세대 기동헬기는 각종 무장과 탑승 인원 12명 이상을 태우고 미국의 아파치보다 빠른 450km 이상의 고속으로 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헬기보다 두 배 빠르고 두 배 멀리 날 수 있는 성능을 추구한다.

표10

표 10. XUH 성능 목표

개발 방식 — 완전히 다른 접근
가장 주목할 점은 과거 수리온이나 LAH처럼 기존 기체를 개량하는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헬기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수리온은 에어버스 헬리콥터의 H215를, LAH는 H155를 기반으로 동체와 엔진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보수적 방식이었던 반면, XUH는 이런 베이스 모델 없이 처음부터 설계하는 도전적인 사업이다.

후보 형상 — 틸트로터의 부상
현재 선행연구로 XUH 사업을 위한 차세대 헬기의 형상을 해외업체와 준비 중이며, ‘틸트로터’형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미 육군이 2022년 미래 장거리 공격 항공기(FLRAA) 사업에서 틸트로터형인 벨의 V-280을 선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FLRAA는 현재 미 육군의 UH-60 블랙호크와 AH-64 아파치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Fig18

그림 18. XUH 후보 형상 – 틸트로터 (tilt rotor)

일정
KAI의 목표는 2026년까지 기술시범기를 개발하고 2031년에 체계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기술시범기는 실제 중형기동헬기보다 작은 2.5톤 (5,000lb) 내외의 무인 헬기로, 시험비행 시 안전 문제를 감안해 무인 비행으로 진행된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31년 개발 착수, 2040년 한국 육군 배치를 목표로 한다.

전략적 의의
XUH 사업이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과 같은 헬기 선진국보다 20년 이상 차이 나는 기술격차를 10여 년 이내로 줄이는 ‘퀀텀 점프’가 가능해진다. KAI는 육군이 요구할 차세대 기동헬기의 성능 목표를 FLRAA와 동등한 수준으로 가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XUH 개발 성공 여부는 한국 헬기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성공한다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와 함께 차세대 헬기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가 될 수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 본 XUH
500MD 조립생산 (1976) → UH-60 면허생산 (1990) → 수리온 기술 도입 개발 (2006~2013) → 미르온 기술 도입 개발 (2012~2022) → XUH 독자설계(2024~2040) 로 이어지는 50년 여정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사업들이 모두 “검증된 해외 기체를 기반으로 국산화”하는 방식이었다면, XUH는 처음으로 베이스 모델 없이 백지 상태에서 설계하는 진정한 의미의 독자개발 도전이라는 점에서 한국 헬기산업의 질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5. 결론

대한민국의 헬기 개발 역사는 단순한 무기체계 확보의 역사가 아니라, 기술 종속에서 기술 자립으로 나아가는 산업 국가화의 여정이었다.

1970년대 500MD 조립생산으로 시작된 한국의 헬기 산업은 처음에는 볼트 하나, 부품 하나를 외국에서 가져다 맞추는 수준이었다. 1990년대 UH-60 면허생산을 통해 동체 설계와 시스템 통합을 익히고, KLH·KMH 사업의 실패와 좌절을 거치면서 목표를 현실에 맞게 다듬어온 과정은 한국 방위산업 전체의 성장 패턴과 정확히 닮아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KLH·KMH·KHP로 이어지는 사업의 역사는 목표를 세우고, 좌절하고, 다시 설계하기를 반복한 긴 방황의 기록이기도 하다. KLH는 성능 미달과 예산 삭감으로 147대 계획이 12대로 쪼그라들었고, KMH는 두 차례나 외환위기와 감사원의 제동에 막혀 백지화되었다. 그 사이 허비된 시간만도 족히 20년에 가깝다. 같은 시기 K9 자주포가 수출 계약을 쌓아가고, K2 전차 기반의 알타이가 튀르키에 대지를 달리며, FA-50이 동남아 하늘을 수놓는 동안, 헬기만은 홀로 제자리를 맴돌았다. K-방산의 화려한 성공 신화 속에서 헬기는 오랫동안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집념이 2013년 수리온 전력화와 2024년 미르온 양산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완전한 독자개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동체 설계·항전체계 통합·복합재 로터 블레이드 제작 등 핵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내재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2024년 수리온의 이라크 수출과 방글라데시 협상 진전은, 자주포·전차·전투기·군함·잠수함의 수출 규모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헬기가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청신호다.

물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엔진 등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 필리핀 수출 실패에서 드러난 강대국과의 시장 경쟁, 그리고 XUH 차세대 헬기 독자개발이라는 전례 없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XUH 사업은 기존처럼 해외 베이스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설계하는 진정한 의미의 독자개발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적 담대함을 요구한다.

반세기에 걸친 기술 축적, 수차례의 실패와 재도전, 그리고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수출의 문 — 이 모든 것이 모여 한국 헬기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XUH라는 전례 없는 도전이 성공을 거두는 날, 한국의 하늘을 나는 헬기는 더 이상 외국 기술의 한국판이 아니라, 온전히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서게 될 것이다.

First published in: World & New World Journal
World & New World Journal East Asia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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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WJ 동아시아 담당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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