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US relations symbolized by European and US flags in Brussels April 2023

불확실성 헤쳐나가기: 유럽연합(EU)-미국 관계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초록

대서양 관계는 중대한 재조정 시기를 맞이 하고 있다. 이는 더욱 거래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와 다극화로 향하는 세계 질서의 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미국의 대서양 동맹 참여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이 미국을 ‘망치게’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트럼프가 거듭 주장하는 것은 그의 행정부가 유럽연합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의지가 없고, 다자간 기구를 불신하며 양자 간 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논문은 대서양 파트너십과 관련된 쟁점들을 파악하고 이 파트너십이 어떻게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미래의 미국-유럽연합 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

서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3년 후,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고 북한, 이란, 벨라루스가 지원하는 새로운 세력 축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힘의 균형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이러한 지정학적 재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미국의 대서양 동맹 참여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나토(NATO) 제5조 공약을 계속 준수, 이행해 유럽의 집단 방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자유주의에 기반한 다자간 규칙 기반 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미국 간 파트너십의 현황

트럼프 행정부 초기,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데이비드 오설리번 주미(駐美) 유럽연합 대사는 외교 의전을 어기고 조문 행렬 맨 뒤에 서도록 요청받았다(Knigge, 2019). 그는 정중하게 장례식 참석을 수락했지만, 이후 미국 국무부가 2018년 하반기 워싱턴 주재 유럽연합 대표부에 알리지 않고 유럽연합의 외교적 지위를 강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Smith, 2019). 이러한 중요한 외교적 지위 변경을 알리지 않은 것은 브뤼셀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재임했던 미국 주재 외국 대사가 미국의 전직 국가 원수 장례식 즉석 현장에서 그 지위가 강등된 이러한 문제는 의전적 문제 이외에,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을 존중하지 않으며, 유럽연합을 대화 상대로도 여기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그의 관리들은 유럽연합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오는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외교 회의 연설에서 유럽연합의 가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유럽 국가들에 자신들의 주권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했다(Pompeo 2018).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활기차게 임기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유럽연합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의 고위 관리들의 고려 대상으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이 논문을 쓰는 시점까지 유럽 연합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앤드류 퍼즈더는 아직 신임장을 제수받지 못했다(Singh and Jones 2025).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재임 초기 발언에서 유럽연합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1월 29일, 카야 칼라스 하원의원과 루비오 장관과의 첫 전화 통화는 미 행정부 교체로 인해 미-유럽연합 간 대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다(Liboreiro 2025). 그러나 2025년 뮌헨 안보 회의에서 새 미국 행정부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과도한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유럽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며 수십 년간 이어온 미국의 정책을 뒤집었다(Quinville 2025).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 일부 구성원들이 유럽의 극우 후보들을 지지하는 시도(일론 머스크와 밴스가 독일과 루마니아에서 했던 것처럼)를 보여줌으로써 유럽 국가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불쾌감과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행정부 일부와 트럼프의 보수주의 세력,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로 잘 알려진 세력이 미국 내 문화 전쟁을 유럽으로 확산시켜 대서양 파트너십의 핵심 공유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공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혼인가, 아니면 대서양 관계의 험난한 시기인가?

지난 70년 동안 미국과 유럽 간 성공적인 협력은 자유주의적 다자간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증진함으로써 유엔 헌장을 수호하는 데 기여해 왔다. 약 8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미국과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긴밀하게 통합된 경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세계 GDP의 43%, 세계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의 30%를 차지한다(유럽 이사회 2025).

유럽연합이 미국을 ‘망쳐놓게’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트럼프가 거듭 주장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기를 꺼리고 다자간 기구를 불신하며, 따라서 양자 간 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럽 연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이 커지는 것은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유럽연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미국 공화당원의 29%는 유럽연합을 ‘비우호적’ 또는 ‘적대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작년 17%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미국 민주당원들 사이에서도 유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The Economist 2025). 이는 미국 정치가 점점 더 양극화됨에 따라 미국 사회가 내부지향적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유럽인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50% 아래로 떨어졌으며, 독일인(32%)과 프랑스인(34%)의 약 3분의 1만이 현 미국 행정부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곳은 덴마크로, 20%만이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한다(Britton 2025).

이 논문을 쓰는 시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이미 미국과 유럽 관계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규범과 관행을 깨뜨렸다. 뮌헨 안보 회의에서 밴스 부통령이 유럽의 가치를 날카롭게 비판한 발언은 전통적인 외교적 언어에서 크게 벗어났다. 러시아와 북한과 함께, 그리고 전통적인 동맹국들과는 달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점령지의 반환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유럽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다(Landale and Jackson 2025). 큰 논란이 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백악관 집무실 회동,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보 및 군사 지원 일시 중단,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유럽 배제, 그리고 유럽연합에 대한 불균형적이고 부당한 관세 부과와 같은 추가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은 유럽의 불안을 극대화시켰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대서양 파트너십의 종식과 미국의 세계 지도력 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내 정치에서 복수를 벼르고 있을뿐만 아니라 외교 정책에서도 보복 심리를 발동하려 한다고 믿는다. 불신이 지금보다 더 컸던 적은 없지만, 미국-유럽연합 관계를 단절하려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유럽-미국 간 대서양 파트너십은 과거에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오바마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초점 전환,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철수 실패 등으로 인해 유사한 불편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양자 간 긴장과 논쟁의 쟁점

기술

기술 규제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이 거대 테크 기업을 규제한다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미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Doan and Stolton 2025). 미국 행정부 교체 과정에서 새 트럼프 행정부에 여러 테크 기업 CEO들이 적극 참여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취임식에서 이러한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마크 저커버그(메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일론 머스크(테슬라)를 비롯한 전 세계 억만장자들(틱톡 CEO 포함)이 모여 새 트럼프 행정부 취임을 축하했다(켈리 2025). 미국 정치에서 평소에 눈에 띄지 않던 이러한 기술 대기업 CEO들이 새 행정부에 몰려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억만장자들을 위한 대규모 감세, 암호화폐 진흥 및 규제 완화, 언론의 자유와 사실 확인에 대한 제한 철폐를 약속했다(사무엘 2025). 유럽연합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대형 기술 기업을 규제하려는 시도는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규제가 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미국과 유럽연합 간 또 다른 차이는 에너지 정책과 기후 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 연료 채굴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친환경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억제하겠다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공약했다. 그는 기후 변화를 사기극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미국의 파리 기후 협정 참여를 중단시켰다. 한편,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 유럽연합 전력 수요의 70%는 청정 에너지원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Vetter, 2025). 이미 풍력 발전과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뒤처져 있는 미국은 이제 청정에너지 생산에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뒤처질 위기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한 유럽연합 시장에서 화석연료 시장이 줄어들어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수도 있다.

무역과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중국으로 부터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과 같은 동맹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임기 초기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된 관세는 신속하게 해제되었지만, 2월 11일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새 관세가 발표되었다. 이러한 품목별 관세 부과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조치를 떠올리게 한다(Wiseman 2025). 유럽연합은 트럼프의 1기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청바지, 버번, 땅콩버터, 위스키, 오토바이와 같은 상징적인 미국 제품을 표적으로 삼아 미국에 일련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 철강 회사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로 인해 최대 370만 톤의 철강 수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미국과 유럽연합은 세계 무역의 약 30%를 차지하며 양자 간 생산 및 공급망이 깊이 얽혀 있다. 그러나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해방 기념일 계획의 일환으로 거의 모든 다른 유럽연합 제품에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이유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는 2024년 약 5,320억 유로(5,850억 달러)에 달하는 유럽연합의 대미 수출의 약 70%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 트럼프 행정부는 구리, 반도체, 의약품 및 목재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Blenkinsop 2025).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됨에 따라 미국-유럽연합 간 무역 및 경제 관계는 의심할 여지 없이 향후 4년 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다른 분야의 협력 또한 훼손되거나 제한될 위험이 있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에 대응하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다음과 같이 이번 무역 전쟁을 요약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세계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무역 보호주의가 증가할 것이다. 그 결과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끔찍할 것이다.’(European Commission 2025). 유럽연합은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대응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 이외에도 미국과의 투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힘든 줄타기를 해야 한다(Casert 2025).

북극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 동안 보인 태도, 특히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침공할 수도 있다는 주장(카얄리 2025)은 유럽 지도자들의 광범위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첫 임기인 2019년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했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희토류 광물이 풍부한 이 광활한 섬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반대하는 덴마크 총리는 유럽 정상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정책은 북극 지역의 세력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해상 교통로 확보에 대한 관심 등으로 인해 북극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북극은 여전히 평화 지대로 남아 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나토 내 내분 가능성과 이로 인해 그린란드의 독립이 가속화될 가능성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평화를 유지해 온 북극 지역에 세력 균형을 깨트릴 위험도 있다.

방위비 지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에게 GDP 대비 최소 5%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대서양 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었다.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처음 참석한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군이 더 이상 유럽에 무기한 주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Erling, 2025). 이러한 미국의 압력은 수십 년간 유럽 연합의 불평등한 국방비 지출에 대한 미국의 좌절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유럽의 국방 예산에 대한 비현실적인 증액을 요구함으로써 양자 간 동맹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이미 국방비를 크게 증액했으며, 2024년에는 3,260억 유로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21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이다(European Defence Agency, 2024).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최근 출범시킨 ‘ReArm Europe/Readiness 2030 이니셔티브’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국방력 부족을 메우고 군수품 생산 및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8,000억 유로를 추가로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Gomez, 2025). 그러나 GDP의 5%로 갑작스럽게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것은 유럽 내부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제약 조건을 간과하는 것이며, 협력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GDP의 3%에서 3.5%라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는 나토의 유럽 기반 강화와 일맥상통하며, 더욱 균형 잡히고 정치적으로 현실적인 방안이다. 또한, 올여름 개최 예정인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방위비를 둘러싼 양자 간 의견 대립이 나토의 새로운 방위 공약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연합 방위 시장

유럽연합은 새로운 안보 및 지정학적 현실에 대응하여 유럽 방위 기술 및 방위 산업 기반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여전히 저개발되어 있고 유럽연합 이외의 공급업체, 특히 유럽연합 방위 조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 내 방위 시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4년에 출범시킨 유럽 방위산업 전략은 몇 가지 야심찬 목표를 제시한다. 즉, 2030년까지 유럽연합 회원국 방위 구매의 최소 50%를 유럽 방위산업에 투자해야 하고, 2035년까지는 이를 60%까지 늘려야 한다. 또한, 이러한 조달의 40%는 유럽연합 회원국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 2024). 그러나 이 전략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특히 동유럽 국가들을 비롯한 일부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여전히 ​​미국의 방산업체를 선호하고 있으며, 미국 방위 시스템의 구매를 미국과의 안보 관계 강화의 한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와 미국의 유럽연합으로 부터의 이탈 조짐은 유럽연합 내에서 미국의 방위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산’ 방위 장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입장 변화는 대서양 동맹 간 방위산업 협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유럽 방위 조달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최근 유럽연합이 유럽 방위 산업을 우선시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쿡 앤 크라우처, 2025). 미국 방산 기업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유럽 연합의 조치는 미국의 정치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현재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의 방위 공약에 대해 신뢰하고 있으며 크게 우려하고 있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정치화되고 미래 군비 조달의 예측 불가능성 등 최근 사건들은 유럽의 신뢰를 더욱 흔들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력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미국을 배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이제 과제는 미국과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자율적이고 회복력 있는 유럽 방위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 주요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키고 국제 무대에서 성공적인 협상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상당한 양보를 할 의지를 보였지만, 종종 일방적으로,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어떠한 약속도 확보하지 못한 채 진행해 왔다.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러시아-중국 간 동맹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희토류 자원 확보를 보장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전략적 중심축을 유지하는 것을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Mills 2025). 지금까지 러시아와 트럼프 간 화해적 ‘협상’은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야기해 왔다. 유럽 지도자들은 성급하거나 불균형적인 평화 협정이 우크라이나의 강제적 항복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유럽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따라서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보장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격을 억제하는 정의롭고 장기적이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는 논의에 참여하기를 고집하고 있다.

동시에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주도권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유럽자체의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논의 및 회의에서는 향후 우크라이나 휴전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1만 명에서 3만 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의지의 연합’을 제안하고 있다(O’Sullivan and Khatsenkova 2025). 그러나 현재 이 계획은 상당한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병력 배치 및 위임에 대한 유럽 국가들 간 의견 불일치와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갈등 격화에 대한 우려, 그리고 미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핵심 방위력 부족 등이 그 예이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과 같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견’을 고려하고 있는 반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직접 개입보다는 병참 지원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며 병력 파견은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더욱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향후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이들 유럽 평화유지군의 억지력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명시적인 백스톱 지원(물류, 정보, 정치)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진행 방식은 향후 몇 달, 몇 년 동안 미국과 유럽 파트너국 간의 긴장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길

대서양 관계는 더욱 거래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와 다극적 국제 질서로의 이동이라는 중대한 재조정 시기를 겪고 있다. 유럽-미국 간 대서양 관계가 앞으로 전진해 나갈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가능한 한 상호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이익에 기반한 파트너십을 수용하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미국이 중국의 급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중심 축을 이동시킴에 따라, 대서양 관계에서 화해의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모두 중국의 공세적 행보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점차 인식하고 있으며, 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구성된 격변의 축의 부상으로 인해 증가하는 사회·정치적·안보적 위협을 직시하고 있다.

유럽인들이 이처럼 불안정해지는 지정학적 국제 환경을 헤쳐나가려면 명확성, 정치적 성숙도, 그리고 보다 큰 전략적 책임감이 필요하다. 유럽연합은 무엇 보다 전략적 자율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더욱 평등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서양 파트너십이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몇 달간은 대서양 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대서양 관계는 유럽의 국방 투자 확대,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한 미국-유럽연합의 공조적 접근, 유럽연합과 나토의 더욱 긴밀한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책임감 있는 해결, 그리고 더욱 균형 잡힌 유럽연합과 미국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하며, 상호 전략적 이해관계가 큰 분야에 특히 그러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대서양 관계가 주로 공유된 규범, 가치, 원칙에 기반을 둔 기존의 관계에서 공동의 이익과 상호 차이를 관리하는 데 기반한 더욱 실용적이고 거래적인 파트너십으로 재편되는 재편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쉽지 않지만,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파트너십이 형성되어야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다극적 세계 질서의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더욱 회복력 있고 성숙한 대서양 동맹이 지속될 수 있다.

First published in: Sage Journals | European ViewVolume 24, Issue 1, April 2025, Pages 42-51 Original Source
Ionela Maria Ciolan

Ionela Maria Ciolan

Ionela Maria Ciolan 박사는 윌프리드 마르텐스 유럽연구센터의 연구원이다. 그녀의 연구 분야는 유럽 안보 및 방위 정책, 유럽 외교 정책, NATO, 흑해 안보, 북극 안보, 대서양 관계, 그리고 EU와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의 관계이다.

Jason C. Moyer

Jason C. Moyer

Jason C. Moyer는 대서양 관계, 대서양 안보, EU, NATO, 북유럽 국가, 발트 3국, 프랑스, 그리고 유럽 안보 협력 기구(OSCE)를 전문으로 하는 외교 정책 전문가로, 12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Woodrow Wilson International Center for Scholars)의 글로벌 유럽 프로그램(Global Europe Program)에서 프로그램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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