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림 1이 보여주듯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공동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메카 공동 방위 협정’으로 불리는 이 협정은 2026년 8월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서명했다.

그림 1: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지도 (출처: Shankar IAS Parliament)
이 메카 공동방위협정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이슬람 국가 세 곳이 상호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 나라는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조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 서명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서명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전 보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가 남아시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파키스탄을 방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스라엘과 터키가 시리아나 동부 지중해에서 충돌할 경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군대가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자체 성명을 통해 이번에 체결된 메카 공동 방위 협정이 “세 나라를 하나로 묶는 형제애와 이슬람 연대라는 오랜 역사적 유대에 기반하고, 공동의 전략적 이익과 오랜 방위 협력을 바탕으로 체결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왜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메카 공동 방위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란, 이스라엘,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II. 메카 방위 협정은 왜 지금 체결되었을까?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간의 방위 협정은 오랜 기간 논의되어 왔다. 특히 올해 3월 19일,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들은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정상회의에서 만나 공동 안보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었다. 이 회담에 앞서, 2025년 9월 17일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협정 체결은 2025년 9월 9일 이스라엘의 카타르 수도 도하 공격이 주 원인이었다. 3자 방위 협정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은 이미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시작되었으며,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속도를 냈다.
터키와 파키스탄은 아직까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걸프 지역 분쟁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미군 기지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인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왔다. 이란은 미군 기지를 두고 있는 다른 걸프 국가들과 요르단도 공격했다. 또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무장 단체들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중동에서의 이스라엘의 영향력 확대 및 공격에 대해 우려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을 공격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을 침공해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다.
알자지라의 레술 세르다르 기자는 터키 앙카라에서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고조되는 중동 지역 긴장과 이스라엘의 적극 공세가 이들 세 국가들을 결집시킬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세르다르 기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와 팽창주의로 인해 중동 지역 정세가 극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기와 이란의 중동 지역 국가들에 대한 공격까지 겹쳐 지역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라고 말했다.
독일 마셜 재단의 디렉터인 오즈구르 운루히사르치클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은 미국이 제공해 왔던 기존 안보 질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시점에서 중동 지역에서 전략적 자율성 강화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하드캐슬 어드바이저리의 매니징 파트너인 자이드 M 벨바기는 미국이 특히 정보, 첨단 미사일 방어, 그리고 최첨단 군사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중동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이들 첨단 무기를 구매하는 대신 자체 자원을 활용해 실질적인 자국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모델은 미국을 중심으로 개별 중동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주로 미국에 의존하는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중동 내 강대국 간의 수평적 연결성이 부상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메카 방위 협정 체결의 배경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메카 방위 협정 체결 배경으로 세 나라 간 공통적 인식을 지적했다: 즉, “세 나라는 중동 지역 안정에 대한 국가 중심적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세 나라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 국가는 강력한 중앙 정부, 영토 보전, 그리고 제대로 기능하는 국가 기관을 질서 유지의 기반으로 여기는 반면, 국가 분열, 내전, 그리고 비국가 행위자의 세력 확장을 장기적인 불안정의 요인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 분석에 따르면, 무엇보다 메카 방위 협정이 체결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이 협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개별 이익이 각각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이 방위 협정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지역 안보에 추가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한다.
지난 7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예멘 북서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음)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 인근의 사우디아라비아 공항, 석유 시설, 유조선을 공격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하마스 고위 간부 표적) 이후 “걸프 지역 국가들은 자신의 국방 전략을 재조정”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있어 이 메카 방위 협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응책 중 하나인 것이다. 2025년 9월 9일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9월 17일 파키스탄과 양자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다시 이 3자 방위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메카 방위 협정은 미국 이외에 자국의 국방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되며,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 알 만데브 해협과 같은 주요 해상 통로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터키의 선진 군사 능력과 파키스탄의 핵 억지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국방부 아라비아반도 담당 국장을 역임했던 데이비드 데스 로슈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위 협정이 서방의 무기 수출 불확실성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다변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터키와 파키스탄이 155mm 포탄과 같은 품목을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대량으로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에게 메카 방위 협정은 다른 관점이지만 상호 보완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2025년 5월, 파키스탄과 인도 간의 오랜 긴장 관계가 공개 무력 충돌로 비화되었다.
전면전은 피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막강한 경제력과 터키의 강력한 군사 및 산업 역량을 아군으로 확보한 것은 앞으로 파키스탄에게는 아주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특히 강력한 무기 제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국 경제가 충분한 금융적 지원을 할 수 없는 방위산업을 보유한 파키스탄에게는 터키와 마찬가지로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로 자국 방위산업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이 참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터키의 경우, 이번 방위 협정의 이점은 또 다르다. 런던에 본부를 둔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부르쿠 오즈첼릭에 따르면, 이번 3자 방위 협정은 “공동 생산, 기술 파트너십, 조달 및 군사적 상호 운용성 강화”를 통해 터키의 주요 방위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III. 메카 방위 협정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이번에 체결된 3자 협정인 메카 방위 협정은 2025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간에 이미 체결된 협정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3자 방위 협정이 각국의 군사력과 재정적 강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터키는 나토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군(軍)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며,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이슬람 국가이다.
독일 마셜 재단 디렉터인 운루히사르치클리는 세 국가가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그러한 강점으로 터키의 방위 산업 역량,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 능력과 대외 영향력, 그리고 파키스탄의 군사 경험과 전략적 핵 억지력”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 방위 협정은 영향력 있는 세 이슬람 강대국 간의 전략적, 군사적, 방위 산업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틀이지만, 나토와 같은 상호 방위 조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터키 가지안테프에 있는 하산 칼욘추 대학교의 국제 정치학 부교수인 무라트 아슬란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 방위 협정이 “개별 국가의 역량 강화”도 그 내용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슬란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수십 년 동안 해외로부터, 특히 미국으로부터 방위 제품, 무기, 장비를 수입해 왔다. 하지만 이는 결코 비용 효율적이지 않았으며,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 내부에서는 자체 방위 산업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력한 방위 산업을 보유한 터키가 이를 위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또한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이란 그리고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 국민들은 이란이 자국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방위 협정 체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알자지라의 오사마 빈 자바이드 기자는 이번 협정이 사실상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 3개국을 공동 평화 로드맵 위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세 국가에 대한 어떠한 침략 행위도 억제하고, 정보 공유에 있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며, 에너지, 국방비 지출, 제조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이 세 나라가 합쳐지면서 지난 수십 년간, 특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유지되어 온 기존 안보 체제와는 다른 새로운 안보 구도가 중동 지역을 이끌어갈 힘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IV.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의 통합 군사력은 어느 정도인가?
1. 통합 군사력 평가
메카 방위 협정은 세계 최대 산유국(사우디아라비아), 나토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대를 보유한 국가(터키), 그리고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이슬람 국가(파키스탄)를 결합한 것이다.
그림 2가 보여주듯 이 세 나라는 상당한 규모의 군사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전 세계 145개국가의 군사력을 평가하는 2026년 Global Firepower Index에 따르면, 이 세 나라는 합쳐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 3,400대의 항공기, 6,000대의 전차, 그리고 34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 총 병력: 세 나라는 합쳐서 약 140만 명의 현역병과 대규모의 준(準)군사 조직 및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66만 명으로 가장 많은 현역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터키가 48만 1천 명, 사우디아라비아가 24만 7천 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 공군력: 세 나라는 전투기, 헬리콥터, 수송기, 훈련기 등을 포함해 총 3,415대의 군용기를 운용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1,397대, 터키가 1,101대, 사우디아라비아가 917대를 보유하고 있다.
• 지상군: 세 나라는 총 6,046대의 전차와 17만 9천 대 이상의 장갑차, 수천 정의 포병 시스템과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2,677대로 가장 많은 전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터키가 2,284대, 사우디아라비아가 1,085대를 보유하고 있다.
• 해군력: 세 나라의 해군은 총 344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호위함 33척, 초계함 24척, 잠수함 22척이 포함된다. 터키가 192척의 해군 함정을 보유하여 가장 많은 함정수를 자랑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이 120척, 사우디아라비아가 32척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 국방비: 세 나라의 연간 국방 예산은 총 약 1,244억 달러에 달한다. Global Firepower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2026년 기준 639억 달러로 세 나라 중 가장 많은 국방 예산을 책정했으며, 터키는 514억 달러, 파키스탄은 91억 달러를 각각 책정했다.

그림 2: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의 군사력 (출처: Global Firepower & Aljazeera)
2. 상호 보완적인 군사력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전문가이자, 안보 분석가, 정치 위험 컨설턴트인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메카 방위 협정의 중요성은 세 나라의 서로 다른 역량이 어떻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카 방위 협정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본, 지리적 이점, 인프라,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제공한다. 터키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드론, 미사일, 센서, 전자전, 해군 시스템, 막강한 방위산업 기반, 그리고 나토에서 축적된 군사 전문 지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인력, 대규모 전문 군사 조직, 군사 작전 경험, 방위 산업 생산 능력 및 핵 능력을 제공한다.
V.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란, 이스라엘,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며 이들 국가는 이 협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1. 개요
터키가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과 메카 방위 협정을 체결한 것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표면적으로 이번 방위 협정의 가장 명백한 타겟(target)은 이란이지만, 터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터키와 이란은 1639년 국경 조약 체결 이후 (항상 우호적이지는 않더라도) 적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오랫동안 중동 지역 패권을 놓고 서로 경쟁해 왔다.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다.
파키스탄과 이란의 관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심각한 갈등 지점도 존재한다. 2024년 1월, 이란은 파키스탄 서부에서 활동하는 발루치 반군에 대한 보복을 가했고, 이후 양국은 상호 공격과 공습을 주고 받았다. 이 사건은 파키스탄에 이란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남겼다.
이스라엘 역시 이 협정에 대해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까지 주요 무역 및 군사 파트너였던 터키와의 관계는 이스라엘이 2023년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후, 급격히 악화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보 분야에서 이스라엘과 은밀히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와 공존할 준비가 될 때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
파키스탄은 이스라엘에 가장 적대적이며, 여전히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핵 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어 왔다. 실제로 1967년 6일 전쟁 당시 파키스탄 조종사들은 아랍 항공기를 조종하여 이스라엘 전투기와 교전을 벌였다. 아마도 국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만큼 파키스탄의 핵 위협을 크게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로 세 파트너 중 어느 한 국가라도 분쟁을 겪을 경우 나머지 두 국가의 군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터키와 이스라엘이 여전히 점령 중인 시리아에서 양국 군대 간에 교전이 발생할 경우, 새로운 방위 협정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이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메카 방위 협정은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 축소에 대한 대비책일 뿐만 아니라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중동 내 병력을 대폭 감축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파키스탄은 새로운 파트너 국가들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란의 반응 및 이 협정에 대한 해석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메카 방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주요한 배경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 지역 국가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이란의 동맹 세력인 예멘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란 현지 대부분의 논평가들은 메카 방위 협정을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강력한 군사 동맹이나 지역 세력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이슬람판 나토”로 보지 않는다. 이들 논평가들은 세 나라 간의 차이점, 군사적 공약의 불확실성, 그리고 터키와 파키스탄이 이란과 직접적인 대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방위 협정이 이란에게 위협이 된다는 점을 무시하려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두 주요 이웃 국가, 특히 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핵무장국인 파키스탄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란이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신호로 인식된다. 이란과 미국 간 대립이 지속되고 아랍 국가들이 이란과 그 동맹 무장 세력들로부터 점점 더 위협을 느낀다면, 이 지역 안보 네트워크가 점차 공고해져 이란에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방위 협정을 지역 안보 구조에서의 보다 광범위한 변화, 즉 미국에 대한 거의 전적인 의존에서 보다 다변화된 지역 안보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메카 방위 협정은 이란에서 광범위한 논의를 불러일으켰지만, 이란의 공식적인 반응은 지금까지 제한적이고 신중하다. 지금까지 메카 방위 협정에 관한 가장 고위급 이란 인사의 반응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으로부터 나왔는데, 그는 이번 협정 합의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무슬림 국가들이 자립하고 진정한 형제애 정신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무슬림들이 단결할 때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제기하는 어떤 도전에도 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기 이란 정치권은 이 새로운 방위 동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의 강경파 의원 두 명은 이번 방위 협정 합의를 평가절하했다. 에브라힘 레자이는 이를 “서류상의 합의”이자 “안보를 구걸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미국에 수십년 간 의존해 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처럼 터키, 파키스탄과의 합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흐무드 나바비안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이며, 미군 기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를 보장하지 못했는데 “미국의 하수인들인 터키와 파키스탄에게 매달린다”고 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란 정치권 내 반응은 상이한데 이러한 상이한 반응은 이란 내 정치적 분열을 반영하고 있다. 강경파는 메카 방위 협정 체결을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억지력 실패와 이란이 기존 지역 질서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반면, 실용파는 이란이 현재 정책을 지속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비용을 경고하며, 이 협정이 이란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역 안보 체제의 결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란 언론에 실린 논평들 또한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이란 언론은 대체적으로 메카 방위 협정을 이란의 경쟁국들의 약점을 보여주는 증거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이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 안보 기구 태동의 초기 징후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보수 성향의 알레프 웹사이트는 이 방위 협정 합의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실패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제시했다. 이 웹사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보복 행동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 합의를 통해 자국 안보를 확보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제공하지 못한 안전보장을 터키와 파키스탄이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 국가 역시 심각한 경제, 안보, 통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알레프는 심지어 700억 달러가 넘는 국방 예산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외부 세력에 계속 자국 안보를 의존하는 것을 조롱하였다. 반면 알레프는 훨씬 적은 국방 예산을 가진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전략적 이득,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강경파 신문 카이한(Kayhan)의 편집장 호세인 샤리아트마다리는 이번 3자 방위 협정 체결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세 나라가 이스라엘, 미국과 협력하여 “저항의 축”, 특히 후티 반군에 맞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주된 비판은 파키스탄을 향했는데, 파키스탄이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한 틀에 참여하는 등 두 가지 모순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실용주의 성향의 아스르-에 이란(Asr-e Iran) 웹사이트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이 웹사이트는 이번 방위 동맹을 일종의 “이슬람판 나토”이자 터키와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역 안보 구조 구축의 첫걸음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번 합의의 목적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겪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이란의 對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필요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의 직접적인 전쟁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터키와 파키스탄으로 하여금 이란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이란을 억제하고 또 다른 충돌의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카바르 온라인 웹사이트는 이번 방위 합의를 이란 전쟁 이후 벌어지는 지역 안보 구도의 구조적 변화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3자 방위 동맹은 경제력과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그리고 나토에서 두 번째로 큰 군사력과 선진 방위산업을 자랑하는 터키라는 세 가지 상호 보완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3자 조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력, 파키스탄의 핵무기, 그리고 터키의 드론”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서 억지력이라는 우산을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3.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 및 이 협정에 대한 해석
현재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이나 이스라엘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간에 체결된 새로운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터키의 한 관료는 로이터 통신에 세 나라 간의 합의는 방어적인 성격을 띠며 특정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이 방위 협정 가입은 다른 지역 국가들에게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세 나라는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이스라엘의 영향력 확대와 최근 이 지역에서 증가하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이 3자 방위 협정 체결의 주요 배경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올해 7월 초 이스탄불에서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하며 중동 평화 노력은 지역적 지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 간의 합의를 “무너뜨리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이란) 합의를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쟁에 중독된 현 이스라엘 정부가 다시 한번 우리 지역을 화약과 피의 냄새로 뒤덮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공격도 거듭 비난했다.
파키스탄 역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해 왔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후 가자지구에서는 7만 1천 명 이상이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지난해 미국 중재로 휴전이 발표된 이후에도 1천 명 이상이 추가로 사망했다. 파키스탄은 이른바 “대(大)이스라엘” 구상 자체도 강력히 비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는 전쟁에서 파키스탄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지역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기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가자지구 및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거듭 비난하며, 이스라엘 현 정부가 강력히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명확한 길이 제시될 때까지는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위기그룹(ICG)의 걸프 및 아라비아 반도 지역 프로젝트 책임자인 야스민 파루크는 7월 20일 보고서에서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이집트 간의 긴밀한 국방 협력은 이 네 국가가 어렵게 깨달은 사실, 즉 “역내의 안보를 더 이상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사이의 경쟁에 맡겨둘 수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다고 썼다.
“이들 국가의 많은 관리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올 2월 말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이란의 보복, 즉 걸프 아랍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메카 방위 협정 체결과 같은 협력 움직임에 새롭고 긴급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일부 이스라엘의 논평가 및 관리들이 이들 국가들의 공동 방위 움직임을 “반(反) 이스라엘 또는 반(反) 이스라엘/UAE 수니파 블록”으로 잘못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스라엘 측 입장은 다르다. 올해 2월 예루살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나프탈리 베넷 前 이스라엘 총리는 터키를 “새로운 이란”이라고 칭하며, 터키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스라엘에 대항하도록 만들고 파키스탄도 끌어들여 함께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수니파 축’을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메카 방위 협정 체결 발표 하루 뒤인 8월 8일, 파키스탄 국방장관 카와자 아시프는 이스라엘을 “전 세계 이슬람 국가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공동 군사전선” 구축을 촉구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다니엘 그레이먼-케너드는 8월9일, 아시프 장관이 이러한 촉구를 미해결된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관시키며 이슬람 세계가 이스라엘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걸프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요엘 구잔스키 박사는 그레이먼-케너드에게 이번 메카 방위 협정 합의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잔스키 박사는 “모든 국가는 안정을 필요로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안정을 필요로 한다”며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접근 방식을 “위험 회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야콥 네이글 前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 역시 금요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한 103FM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잔스키 박사와 비슷한 설명을 내놓았다.
네이글은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을 “미국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적 술책을 넘어서는 조치”라고 평가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점점 더 안보상으로 취약해진다고 느끼면서 미국 이외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 취약성은 수년간 누적되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그 대리 무장 세력들이 중동 지역 전역에 걸쳐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
2019년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한 사우디아라비아 압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 시설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어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 보였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외부 세력의 지원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한 움직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안전보장, 협상력 제고, 그리고 전략적 독립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궁극적 지향점이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하의 터키는 이스라엘에 대해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으며,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미 유대 국가에 맞서 이슬람 군사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메카 방위 협정의 한 당사자인 파키스탄이 이미 이스라엘에 대항하여 이슬람 세계를 군사적으로 규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이 메카 방위 동맹을 단순히 기술적인 동맹으로만 여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활짝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관심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스라엘과 온건 아랍 국가들을 포함하는 미국 주도의 지역 안보 체제에 편입시키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의 전략적 가치는 양국 대사관 개설, 관광, 무역을 넘어선다. 이는 이란에 대항하고, 미사일 및 방공 협력을 강화하며, 무역로를 보호하고,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지속적인 지역 동맹을 제공한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아랍 국가들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에 부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러한 지역 안보 체제에 상당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의 전략적 목표는 더욱 시급해졌다. 오랜 미국의 파트너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터키와 핵무장국 파키스탄으로부터 추가적인 안보 보장을 구했다는 것은 미국의 보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고이다.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은 미국은 가장 중요한 아랍 파트너 국가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왜 대안적인 안보 체제를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체제가 명백히 반(反)이스라엘적인 성격을 띠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들 전문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보다 안정적인 중동 건설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4.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미국의 반응 및 이 협정에 대한 해석
수십 년 동안 걸프 지역은 미국의 우산 아래 보호받아 왔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이 지역이 외면해 왔던 질문을 다시 제기했다. 즉, 걸프 지역에 주둔한 미군 기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시설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했고, 더욱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미국의 우산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일까?
미국 외교협회 (CFR) 연구원 Steven Cook에 따르면 오늘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신뢰성에 대해 분명히 우려를 표하며 메카 방위 협정과 같은 다른 선택지를 모색하고 있다. 터키와 파키스탄이 미국만큼의 군사력을 동원할 수 없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파키스탄 등 새로운 안보 파트너들은 미국이 아닌 자신들이 중동 지역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안보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
Steven Cook에 따르면 미국의 파트너이면서도 미국의 영향력 행사에 불편함을 느끼는 파키스탄과 터키에게 메카 방위 협정은 각각의 적대국인 인도와 이스라엘을 희생시키면서 걸프 지역에서의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오랫동안 “이슬람판 NATO”를 지향해 온 터키 이슬람주의자들의 이념적 신념을 고려할 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 새로운 3자 안보 협정에 대한 확고한 신념를 갖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는 더 나아가 IMEC(이슬람 국제 에너지 협정)의 일부인 철도 연결 노선의 변경까지 제안했다.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그리고 키프로스와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던 기존의 경로에서 벗어나, 상품들은 이스라엘을 우회하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요르단을 거쳐 북쪽으로 시리아를 지나 터키까지 향한 후 유럽으로 환적될 가능성이 있다.
Steven Cook은 미국이 주도하던 중동 지역 질서는 이제 아브라함 협정을 고수하는 국가들과 그 대안인 메카 방위 협정을 지지하는 국가들, 이렇게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때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질서가 강화되고 발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2020년 이스라엘과 바레인, 모로코, 아랍에미리트(UAE) 간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은 그러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협정을 통해 미국, 인도, 이스라엘, UAE로 구성된 “미니 다자간 협력체”가 탄생했고, 이는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IMEC) 구상과 (실현되지 못한)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관계 정상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지난 40년간 지역 파트너들에게 장려해 온 많은 정책들을 제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 수단, 예멘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간의 긴장, 그리고 2026년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이 지역을 분열시켰다.
Steven Cook에 따르면 이전에는 중동 지역 지도자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했기 때문에 지역 내 경쟁과 분쟁이 억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아브라함 협정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비전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teven Cook에 따르면 이는 중대한 변화이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이 중동 문제에 개입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질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VI. 결론
본 논문은 왜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메카 공동 방위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이란, 이스라엘,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은 고조되는 중동 지역 긴장과 이스라엘의 적극 공세가 이들 세 국가들을 결집시킬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은 메카 방위 협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이익이 각각 있기 때문에 이 협정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먼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이 방위 협정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지역 안보에 추가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메카 방위 협정은 미국 이외에 자국의 안보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되며,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 알 만데브 해협과 같은 주요 해상 통로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터키의 선진 군사 능력과 파키스탄의 핵 억지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파키스탄에게 메카 방위 협정은 다른 관점이지만 상호 보완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2025년 5월, 파키스탄과 인도 간의 오랜 긴장 관계가 공개 무력 충돌로 비화되었다. 전면전은 피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막강한 경제력과 터키의 강력한 군사 및 산업력을 아군으로 확보한 것은 앞으로 파키스탄에게는 아주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특히 강력한 무기 제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국 경제가 충분한 금융적 지원을 할 수 없는 방위산업을 보유한 파키스탄에게는 터키와 마찬가지로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로 자국 방위산업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이 참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터키의 경우, 이번 방위 협정의 이점은 또 다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부르쿠 오즈첼릭에 따르면, 이번 3자 방위 협정은 “공동 생산, 기술 파트너십, 조달 및 군사적 상호 운용성 강화”를 통해 터키의 주요 방위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편 메카 방위협정은 이란에서 광범위한 논의를 불러일으켰지만, 공식적인 반응은 지금까지 제한적이고 신중하다. 이 협정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란 현지 대부분의 논평가들은 메카 방위 협정을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강력한 군사 동맹이나 지역 세력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이슬람판 나토”로 보지 않는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두 주요 이웃 국가, 특히 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핵무장국인 파키스탄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란이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신호로 인식된다. 이란과 미국 간 대립이 지속되고 아랍 국가들이 이란과 그 동맹 세력들로부터 점점 더 위협을 느낀다면, 이 지역 안보 네트워크가 점차 공고해져 이란에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방위 협정을 지역 안보 구조에서의 보다 광범위한 변화, 즉 미국에 대한 거의 전적인 의존에서 보다 다변화된 지역 안보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이나 이스라엘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간에 체결된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 전직 관리나 전문가들은 이 방위 협정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나프탈리 베넷 前 이스라엘 총리는 터키를 “새로운 이란”이라고 칭하며, 터키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스라엘에 대항하도록 만들고 파키스탄도 끌어들여 함께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수니파 축’을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야콥 네이글 前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이번 메카 방위 협정 체결을 “미국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적 술책을 넘어서는 조치”라고 평가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점점 더 안보상으로 취약해진다고 느끼면서 미국 이외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의 전략적 목표을 더욱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싱크 탱크인 미국 외교 협회(CFR)의 메카 방위 협정에 대한 평가는 단호하다. 미국 외교 협회 연구원 Steven Cook에 따르면 이전에는 중동 지역 지도자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했기 때문에 지역 내 경쟁과 분쟁이 억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이 아브라함 협정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비전, 즉 메카 방위 협정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대한 변화이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이 중동 문제에 개입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질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