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대통령 집권 아래 추진된 나이지리아의 경제개혁은 심각한 재정·경제·사회적 위기 속에서 시장 중심 정책으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개혁은 일부 주목할 만한 거시경제적 성과를 가져왔지만, 빈곤과 생활수준 개선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신자유주의는 나이지리아에 포용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가?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023년 5월 취임 당시 거시경제적 불안정, 높은 수준의 치안 불안, 그리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깊은 실망으로 특징지어지는 어려운 경제를 물려받았다. 코로나19의 충격적인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나이지리아의 낮은 경제성장률은 충분한 고용기회를 창출하기에 부족했고, 그 결과 2023년 실업률은 약 32%에 달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빈곤율은 52.5%이며, 빈곤층 비율은 2026년 53.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누부 대통령은 2023년 5월 취임하면서 신자유주의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유시장이 자원을 배분하고 외환 및 금리를 포함한 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는 경제정책으로, 이전 정부의 국가주도적 경제철학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였다. 이후 티누부 행정부는 세 가지 핵심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시행했다. 첫 번째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연료 보조금의 폐지다. 이 보조금은 과거 정부에 연간 약 100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했으며, 부패 문제로도 비판받아 왔다. 정부는 연료 보조금 폐지로 절감된 재원을 인프라, 재생에너지, 빈곤 완화 프로그램을 비롯한 생산적인 경제 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티누부 행정부는 외환시장을 자유화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자유화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과거 시장을 특징지었던 지대추구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자본과 외화 유입을 촉진해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티누부 행정부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세수를 확대하며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조세행정을 구축하기 위해 세제개혁법을 제정했다. 이 법들은 새로운 세수원을 창출하고 세금 징수절차를 간소화하며 조세체계를 더욱 공평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이지리아의 신자유주의는 세 가지 핵심 목표, 즉 안정화(stabilise), 지속(sustain), 역량 강화(empower)를 기반으로 한다. 안정화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환율 변동을 줄이며 재정적자와 부채를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된 이후에는 현금이전 프로그램, 일자리 창출, 빈곤 완화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성과가 국민에게 폭넓게 공유되도록 하는 것이 다음 과제가 된다. 매슈 호디(Matthew Hoddie)와 캐럴라인 하첼(Caroline Hartzell) 같은 신자유주의 옹호자들도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고통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그 이익은 매우 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글은 나이지리아가 신자유주의를 채택한 이유와 그것이 나이지리아 경제를 되살릴 가능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장애물을 살펴본다. 더욱 중요하게는 신자유주의의 범위를 넘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재분배적 접근을 중심으로 보다 포용적인 경제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 전략을 제시한다.
신자유주의와 새로운 세계질서
다극화 세계의 부상은 새로운 경제적 사고의 등장과 서구 경제정통주의에 대한 도전을 가져왔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사고는 국가가 경제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 모델’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이 모델은 기업에 대한 대규모 국가보조금, 막대한 인프라 투자, 그리고 첨단산업에서 기술 선도국이 되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을 특징으로 한다. 민관협력(PPP) 역시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경제정책의 핵심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순수하게 시장주도적인 경제만이 구조적 전환을 성공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경제정책의 변화는 국제적 차원에서도 대응되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기존 경제정통주의에 대한 반발은 새로운 글로벌 기관과 경제적 권력 중심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BRICS의 부상이다. BRICS는 세계경제와 다자금융기관에서 서구의 지배력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하기 위해 2006년 출범했다. 개발도상국들이 이제 서구 금융기관 이외에도 개발금융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적 통로를 갖게 되었다면, 나이지리아는 왜 서구에서 비롯된 경제정통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선택한 것일까?
그 해답은 오랫동안 나이지리아를 괴롭혀 온 심각한 재정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티누부 행정부는 나이지리아의 재정난이 정점에 달한 시기에 집권했으며, 이로 인해 정부가 대안적인 발전모델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는 크게 제한됐다. 나이지리아는 정부 세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중의 압박을 받아왔다. GDP 대비 정부 세수는 2000년 20.5%에서 2023년 6.8%로 급격히 감소했다. 나이지리아 정부 세수의 약 65%, 외화수입의 90% 이상이 석유 부문에서 나온다. 그러나 국내외 부채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재정적자가 이제는 나이지리아의 사실상 정상적인 재정운영 방식이 되었다. 적자 확대는 대외부채를 증가시켜, GDP 대비 부채비율을 17.5%에서 2023년 48.7%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재정적 제약은 특히 인프라 분야에서 시급한 투자를 가로막았다. 나이지리아의 인프라 자산 규모는 GDP의 약 30%에 불과해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80% 기준에 크게 못 미치며, 인프라 격차는 2040년까지 약 8,7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지리아 신자유주의 정책의 핵심 요소인 세제개혁은 정부 세수를 확대하고 인프라 개발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자유주의는 나이지리아를 구할 수 있는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하는 국가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일부 성과를 가져왔다. 외환보유액 증가,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외국자본 유입 확대, 외환시장 안정, 인플레이션 하락, 그리고 2025년 약 4%에 달한 보다 견조한 경제성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외환시장 안정은 신자유주의 개혁 이전 시장을 지배했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나이라화는 2023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최대 105%까지 변동했지만, 2024년 3월부터 2026년 3월 사이에는 변동폭이 13%로 줄었다. 이러한 상대적 외환시장 안정은 포트폴리오 투자를 유치하고 외환보유액을 2023년 5월 350억 달러에서 2026년 2월 495억 달러로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거시경제 개선은 정부가 국민의 생활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과 개발 프로그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이러한 거시경제적 개선이 많은 나이지리아인의 실제 생활여건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상당수 국민은 여전히 실업, 빈곤, 식량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 시행 이후 실업과 빈곤은 오히려 악화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개혁이 진행 중이던 2025년 10월 기준 약 2억 3,800만 명의 인구 가운데 1억 3,900만 명의 나이지리아인이 국제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는 석유가 풍부한 국가 가운데 제도화된 사회안전망이 없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며, 그 결과 많은 국민이 정책 충격과 자연재해에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빈곤에 노출되어 있다. 나이지리아 신자유주의의 세 축인 안정화, 지속, 역량 강화 가운데 가장 부족한 부분은 대다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개선이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
이러한 한계는 나이지리아가 시장주도 개혁과 거시경제 안정화에만 초점을 맞춘 협소한 접근에서 벗어나, 노동집약적 산업화, 농촌 전환, 제조업 육성, 인적자본 개발을 중심으로 한 보다 적극적이고 재분배적인 국가주도 발전전략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연료 보조금 폐지로 절감된 재원은 제조업과 농산물 가공 부문의 기존 기업과 신생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곤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청년층 고용 비중이 높은 ICT 분야의 스타트업 역시 초기 자본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가는 또한 나이지리아 국민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드론, 로봇공학 등 성장하는 첨단산업에서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관련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이전 프로그램도 제도화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티누부 대통령의 경제개혁은 필요하며 일부 긍정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정부는 발전의 궁극적인 기준은 국민의 삶과 복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