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2년 이상이 지났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은 점차 “7개 전선 전쟁”으로 확대되었고, 2025년 10월에는 공식적으로 “부흥 전쟁(War of Revival)”으로 명명되었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군사적 성과는 분명 상당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역량은 크게 약화되었고, 시리아 정권은 이스라엘에 비교적 중립적인 정권으로 교체되었다(다만 이는 지역 세력 균형 변화의 간접적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동시에 이스라엘 총리의 여러 발언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말하기는 어렵다. 하마스는 생존해 있으며 지중해와 “옐로 라인” 사이의 가자지구에서 다시 통제력을 회복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여전히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드론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중동 전체는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또 다른 충돌 확대를 기다리는 상태에 놓여 있다.
억지력 회복에서 ‘총체적 승리’로
이스라엘 역사에서 안보의 우선성과 군사력 의존이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건국 이후 이스라엘은 지역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아랍 이웃국가들과 갈등을 지속하며 생존을 위해 군사력에 의존해왔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국제기구에 대해 종종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은 “유엔(Um-shmum)이 아니라 유대인의 용기가 국가를 만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시에 군사적 성과는 일반적으로 지역 통합과 지속적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는 정치·외교 전략과 함께 추진되었다. 1979년 이집트와의 평화협정, 1990년대 오슬로 평화 프로세스가 대표적 사례이며, 이는 당시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아브라함 협정 또한 이스라엘이 군사력뿐 아니라 기술력의 파트너로서 지역 질서에 통합되려는 의지를 반영했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군사·정치적 행보는 크게 변화했다. 지역 통합이라는 목표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경로는 점점 더 군사력의 과시와 사용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군사력은 이제 단순한 안보 수단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지역 전략에서 지배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억지력의 원칙은 위협을 사전에 무력화하는 적극적 전략으로 대체되었다.
반이스라엘적 수사 또한 다르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반드시 실질적 의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선언된 위협과 인식된 위협 모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10월 7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은 사회 전반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안전감의 상실은 억지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강한 요구로 이어졌으며, 이는 향후 유사한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 원칙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점차 하마스에 대한 “총체적 승리(total victory)”라는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변형되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정치적 이유에 의해 추진되었다. 공격을 사전에 막지 못한 정부와 정치 지도층,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을 재해석하려 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그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승리 서사’를 구축했다.
하지만 2025년 가을 체결된 휴전 이후, ‘아이언 소드 작전’의 세 가지 주요 목표 중 완전히 달성된 것은 인질 전원 귀환뿐이었다. 하마스의 군사·행정 능력 제거와 가자지구로부터의 위협 제거는 부분적·전술적 수준에서만 달성되었다.
더 넓게 보면, 군사력 중심 접근은 목표 달성에 제한적인 효과만을 보였다. 대부분의 인질 석방 역시 군사적·인도적 압박의 결과이기도 했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북부 이스라엘 주민의 최고 수준의 안보 확보(‘아이언 소드 작전’의 네 번째 목표, 헤즈볼라를 대상으로 한 ‘북방의 화살 작전’ 포함)는 2024년 11월 말부터 2025년 3월 초까지 유지된 휴전 기간 동안 달성되었다. 이는 반복적인 위반에도 불구하고 유지되었다.
해당 휴전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 작전 이후,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협상을 통해(헤즈볼라의 동의 하에) 체결되었다.
이란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군사작전의 목표 역시 아직 완전히 달성되지 않았다. 2025년 6월 ‘라이징 라이언 작전’의 공식 목표는 이란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존재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의 무력화”였다.
그러나 2026년 겨울, 해당 목표가 달성되었다는 선언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미국은 공동 작전 ‘로어링 라이언’을 개시했다. 이 작전 역시 유사한 목표를 추구했다. 즉 이란이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반세기 동안 지속된 강압적 정권으로부터 이란 국민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현 시점에서 이란-이스라엘 간 두 번째 충돌의 전략적 효과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전술적 성과는 널리 인정된다. 이 캠페인은 종료된 것이 아니라 중단된 것으로 평가된다. 재개될 경우 다시 한 번 중동의 상당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또한 군사력만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려는 접근은 여러 측면에서 오히려 반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힘을 통한 평화” 접근의 위험성
이스라엘 지도부는 군사적 성공을 국가의 지역 통합과 “힘을 통한 평화” 달성의 수단으로 해석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또한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 나아가 지역 외부로까지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지역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부 측면에서 다비드 벤구리온의 관점을 연상시키듯, 현 총리는 2026년 3월 자신과 팀이 “막대한 군사력, 이스라엘 장교와 병사들의 뛰어난 용기, 그리고 국민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지역 국가들과 추가적인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들은 이스라엘 군과 정보기관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장에서의 성공이 정치적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적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안보를 이유로 레바논 남부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 주둔하는 이스라엘군의 존재는 오히려 아랍 국가들의 반감을 심화시키고, 실질적인 정치적 대화의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영구적 안보”를 추구하는 전략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관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새로운 현상 유지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지역 내에서 점점 더 부분적인 불안정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카타르에 위치한 하마스 본부에 대한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표적 제거(암살)는 오래전부터 이스라엘 안보 정책의 일부였지만, 직접적인 전투 당사자가 아닌 국가를 공습하는 방식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의 행태와는 거리가 있었다. 따라서 외부 위협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접근은 파트너와 주변국들에게 이점이 아니라 위험 요소로 인식될 수 있다. 이는 중동의 장기적 안정에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저해하며, 걸프 국가들의 핵심 목표인 경제 성장과 지역 연결성 프로젝트에도 장애가 된다. 따라서 “힘을 통한 정상화” 전략은 지지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외부 위협에 대한 인식은 이스라엘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공유된다. 그러나 현재 집권 연정의 특징은 극우 정당의 참여로 인해 윤리적으로 논쟁적인 수사뿐 아니라, 외교적 유연성을 보이거나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려 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 그 결과 현재 정부의 지속적인 집권은 이미 이스라엘에 상당한 정치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네타냐후 내각 일부 장관들의 강경한 발언과 행동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점점 더 강하게 불러오고 있다.
이스라엘 내각의 일부 강경파 입장은 가자지구에 대한 명확하고 국제적으로 수용 가능한 전략 수립을 가로막고 있다.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계획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 포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장기적으로 통치할 의사도 크지 않다.
레바논 국가 기관이 헤즈볼라를 비무장화할 수 없다는 우려,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 통제(이는 시리아에도 해당되는 문제), 그리고 정치 우파 인사들의 확장주의적 수사는 레바논 당국과의 실질적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한편 이란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압박은 오히려 이란 정권이 타협보다 외부 공격을 억제할 더 강력한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여론
대부분의 이스라엘 국민은 국가 안보를 위해 군사력 사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정부의 공식 발언만큼 낙관적이지는 않다. 이스라엘 시민의 약 3분의 1만이 2026년 레바논 작전이 국경 지역의 장기적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2025년 6월 이란 작전은 2026년 작전보다 더 성공적으로 평가되었다. 첫 번째 작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약 62%가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두 번째 작전에서는 37%로 감소했다. 또한 약 34%만이 “로어링 라이언 작전” 이후 이스라엘의 안보가 개선되었다고 보았다. 반면 두 번째 작전에 대한 초기 지지는 80%로, 2025년 6월 작전 당시의 73%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기대는 결국 조기 휴전으로 인한 실망으로 이어졌다.
군사력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2024년 봄까지만 해도 약 40%가 군사력을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안보 수단으로 보았지만, 2026년 4월에는 이 비율이 30% 이하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교를 더 효과적인 접근으로 보는 비율은 약 20%에서 30%로 증가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군사력과 외교의 결합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023년 가을 이후 이스라엘 외교 정책에서 안보화(securitization)는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0월 7일 공격은 위협 인식과 대응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군사력이 안보를 보장하는 최우선 수단으로 격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외부 위협에 대한 강력하고 종종 선제적인 대응은 전면적인 정책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유지하거나 심화시키는 조건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대응 방식을 지지하지만, 진행 중인 군사 작전의 효과에 대해서는 점점 더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성과가 제한적으로 보이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 증가는 새로운 군사 작전 결정의 정치적 위험을 크게 높이고 있다.
외교적 비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제적 압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으며, 아랍 국가들은 군사적 성과가 정치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이를 충분히 평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군사력의 지속적인 과시는 억지력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역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기다리는 상태에 머무르는 한, 지역 통합 과정은 무기한 정체될 위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