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g concept, war between Turkey and israel. Source: Shutterstock

악화되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관계

I. 서론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튀르키예는 1949년 이스라엘을 인정한 최초의 이슬람 국가였지만, 최근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중동의 두 강국 사이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으며, 시리아와 동지중해가 이러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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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지도 (출처: The Economist)

이러한 충돌 가능성은 이미 2년 전인 2024년 10월부터 예고되었다.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다음 목표는 튀르키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공세를 시작하기 직전이었다.[1]

2026년 8월 18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아부 알두후르(Abu al-Duhur) 공군기지를 공습한 사건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고가 현실화되기 시작한 순간이자, 오랫동안 악화되어 온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관계가 군사적 대결로 확대된 계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기지는 튀르키예 국경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공습이 이루어지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튀르키예 군사대표단이 기지를 방문해 복구 작업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튀르키예군의 주둔을 허용함으로써 안보 협정을 위반하려 했기 때문에 군사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시리아 모두 이스라엘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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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1: 시리아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 (출처: Ara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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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2: 시리아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 (출처: Facebook)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최근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원인을 분석하고, 양국 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관계 개요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1949년 3월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스라엘의 독립 선언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으며,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이스라엘을 인정한 이슬람교도 다수 국가가 되었다. 양국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바탕으로 외교와 군사·전략적 관계에서 양자 협력을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2]

1999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중동 정치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양국 간 무역과 관광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으며, 이스라엘 공군은 튀르키예 영공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이스라엘 기술자들은 튀르키예 전투기의 현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첨단기술 협력과 수자원 공유를 위한 계획도 추진되고 있었다. 2005년에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3]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특히 에르도안 정부가 집권한 이후 양국 관계는 상당히 악화되었다. 2008~2009년 가자 전쟁과 2010년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급습 사건 이후 관계가 크게 나빠졌다. 2013년 3월 이스라엘이 구호선단 급습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관계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튀르키예가 이란에서 활동하던 이스라엘 비밀요원들의 신원 노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었다. 2015년 12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외교관계 복원을 논의하기 위해 비밀 회담을 열었다. 이후 2016년 6월 27일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데 반발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다시 단절하겠다고 위협했다.

이후 2022년 중반 관계 정상화 노력이 추진되면서 양국의 외교관계는 복원되었다. 그러나 10월 7일 공격과 가자 전쟁 이후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하마스를 지지하면서 관계는 다시 악화되었다. 2024년 11월 13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2026년 8월 기준으로 양국은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III.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간 주요 갈등 요인

1. 개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에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사이의 긴장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원문에서 2006년 8월 18일로 표기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격은 이러한 긴장이 군사적 행동으로 나타난 초기 사례로 제시된다. 해당 기지들은 튀르키예군이 최근 사용 가능성을 검토했던 시설들이었다.

수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분석가들은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이 자국 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주고받는 거친 발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리아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에 남겨진 파괴의 흔적은 이러한 낙관적인 분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이 외교문서를 주고받는 방식만으로 위기를 관리하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중동에서 전통적인 완충지대가 무너지면서 양국의 국방·안보 체계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제 외교적 비난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스라엘의 선제적 군사 개입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억지 전략을 현장에서 구축하고 있다. 시리아와 동지중해, 정보·첩보 분야에서 완충지대가 점차 줄어들면서 이러한 영역들이 군사적 대결의 무대로 변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제 이스라엘을 가장 직접적인 역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역량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튀르키예를 자국의 역내 패권에 대한 ‘다음으로 큰 도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양국 모두 당장 전쟁을 벌일 계획은 없지만, 중동 전역에서 각자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긴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4]

2.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요인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가자지구, 그리고 하마스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을 인정한 최초의 이슬람교도 다수 국가이지만,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립을 지지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를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싸우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추구하는 저항 조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튀르키예가 하마스의 주요 후원국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조직이자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간주한다.[5]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튀르키예가 하마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대해 우려해 왔다. 반면 튀르키예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오랫동안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해 왔다. 그러나 실제 행동에서는 튀르키예가 강경한 발언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압박 아래 튀르키예는 자국에 머물던 하마스 관계자 대부분을 국외로 내보냈다. 또한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하면서도 현지의 상당한 외교적 활동 기반은 유지했다.

그러나 2024년 3월 2일 튀르키예 시민들이 이스탄불에 모여 양국 간 무역 관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같은 해 5월 2일 튀르키예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인도주의적 비극이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의 모든 무역을 즉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5월 9일 이스라엘 외무장관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는 튀르키예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역금지 조치를 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튀르키예 무역장관 외메르 볼라트(Ömer Bolat)는 카츠의 주장을 ‘완전히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2024년 10월 7일 무스타파 예네로을루(Mustafa Yeneroğlu)는 팔레스타인 영토로 향하는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기업들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무역이 은밀하게 지속되고 있으며, 실제 목적지가 이스라엘인 상품을 운송서류상 팔레스타인 영토로 향하는 것처럼 표시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에 대해 볼라트 장관의 답변을 요구했다. 볼라트 장관은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2024년 10월 8일 로이터통신은 튀르키예 수출업자협회의 자료를 인용해 이스라엘과의 무역이 금지된 지 5개월 만에 팔레스타인 영토로 향하는 튀르키예의 수출이 3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Yedioth Ahronoth)*에 따르면, 튀르키예 수출업체와 이스라엘 수입업체들은 무역금지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새로운 물류 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 경로는 튀르키예 상품을 먼저 그리스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제3국으로 운송한 뒤 이스라엘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우회 운송은 추가적인 물류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상품 공급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6]

이러한 논란 속에서 튀르키예는 2025년 8월부터 이스라엘과의 모든 무역과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원유 수입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아제르바이잔산 석유가 튀르키예 영토를 거쳐 이스라엘로 운송되는 것은 허용했다.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군사작전에 대한 튀르키예의 대응에서도 신중한 태도가 나타났다. 튀르키예는 전쟁을 규탄하고 자국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7]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초래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로 인해 역내 협력국으로서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2025년 9월 이스라엘이 미국의 동맹국인 카타르에 머물던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한 사건은 중동 전역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간의 경쟁 등으로 역내 관계가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처럼 기존 지역 질서의 유지를 중시하는 국가들은 튀르키예를 잠재적인 안정화 세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예측하기 어렵고 통제하기 힘든 행위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3. 시리아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충돌의 무대는 이제 가자지구에서 시리아로 옮겨가고 있다. 시리아는 튀르키예에 훨씬 더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 국가다. 시리아는 남쪽으로 이스라엘, 북쪽으로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군사 장비와 전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리아에서 양국은 서로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경쟁은 더욱 첨예해졌다. 튀르키예는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 정부 아래 안정적인 단일국가 체제가 구축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특히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국경 지역에서 시리아 국가체제가 강화되는 것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상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시리아 영토 내에서 자유롭게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자국의 군사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시리아 또는 튀르키예의 군사력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8]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아흐메드 알샤라가 이끄는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리아에서 튀르키예의 입지는 크게 강화되었다. 튀르키예는 신생 시리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군사·정치적 동맹국으로서 무기와 정보,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의 시리아는 튀르키예가 이러한 기본적인 전략 구상을 실현하는 핵심 무대가 되었다. 튀르키예군과 정보기관은 시리아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뻗어 있는 광범위한 지역에 새로운 안보 체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알샤라가 이끄는 다마스쿠스 신정부에 직접적인 정치·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정규군과 중앙집권적 군사체계를 수립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인민수비대(YPG)와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 같은 비국가 무장조직의 영토 지배력을 완전히 해체하고, 난민들이 귀환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안정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 대상이 된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와 같은 전진 군사기지는 이러한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구상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이다. 튀르키예는 시리아를 민병대의 활동 무대가 된 만성적인 국가 기능 마비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이웃 국가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직후 대규모 공습을 실시해 시리아 신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군사 장비와 무기 체계를 크게 약화시켰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북부에서 약화되고 있는 쿠르드 세력을 지원하는 데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남부의 드루즈파에는 분명한 지지를 보냈으며 알라위파에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했다.[9]

그 결과 시리아의 미래를 둘러싸고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구상이 충돌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국과 긴밀하게 연결된,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갖춘 시리아 국가의 재건을 지지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자국의 자유로운 군사활동을 제약할 만큼 강력한 군사력이 형성되지 않는 약하고 분권화된 시리아를 선호한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 일부 지역에 군사력을 계속 주둔시키고 시리아 군사 기반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군사적으로 약화시키고 영토적으로 분열된 상태로 유지하려 한다는 튀르키예 측의 판단을 강화하고 있다.[10]

이러한 점에서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스라엘이 공격한 대상은 지금까지 시리아 내 군사작전의 일반적인 명분으로 제시해 온 이란의 무기 수송대나 헤즈볼라 시설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튀르키예군이 복구 작업을 진행하던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한 것이다. 시리아 외무장관은 해당 기지에 튀르키예의 영구 군사기지를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시리아 정부가 이스라엘 측에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11]

따라서 이스라엘이 암묵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더 광범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에서 튀르키예가 수행할 수 있는 군사적 역할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스라엘은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튀르키예를 상대로 할 때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란과 달리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이며, 중동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현대화된 군사력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튀르키예의 전략적 입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파키스탄과 체결한 메카 공동방위협정(Mecca Joint Defense Agreement)을 통해 강화되었다. 이 협정은 세 국가 중 어느 한 국가에 대한 공격도 세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최근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으로 인해 이러한 공동방위 약속이 조만간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모두 실제로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도발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강경한 발언으로 맞서 왔다. 그러나 양측 모두 자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는 억지력에 기반한 안정이 점점 불안정해질 수 있다. 튀르키예는 주권국가인 시리아 정부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 이스라엘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을 무기한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튀르키예는 시리아의 안정이 자국의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양쪽에 존재하는 쿠르드 세력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시리아·이라크 특사이자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인 톰 배럭(Tom Barrack)의 경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시리아가 참여하는 3자 간 군사적 충돌 방지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협의체의 구축은 시급하고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관리하는 데 그친다.

4. 동지중해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동지중해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또 다른 주요 갈등 지역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로 다양한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오랫동안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분쟁 지역이었던 동지중해는 다시 양국의 대립이 벌어지는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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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동지중해 지도 (출처: AI)

시리아에서 완충지대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갈등은 이제 해양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랫동안 동지중해의 지진파 탐사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한 법적 이견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튀르키예 해군 지휘부는 이러한 상황을 국가안보에 대한 훨씬 더 근본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리스 및 그리스계 키프로스 정부와 구축한 에너지 중심의 협력 관계는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여기에 프랑스가 지정학적·군사적 영향력을 더하면서 협력 구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새로운 국가 간 연대를 자국에 대한 군사적 포위 시도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리스 및 그리스계 키프로스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동맹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 그리고 이와 관련된 동지중해에서의 활동은 튀르키예에 포위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그리스군과 이스라엘군은 에게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워싱턴에서는 이스라엘과 그리스의 로비 단체들이 미국 의원들에게 튀르키예에 첨단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튀르키예 국경 인근의 쿠르드 무장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양국은 여러 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확대하려는 노력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오랫동안 양국 간 갈등의 무대였던 동지중해가 다시 주요 대립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스라엘과 그리스가 토요일에 체결한 30억 달러 규모의 ‘아킬레스 실드(Achilles Shield)’ 방공 협정은 단순한 상업적 거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사상 처음으로 완전하고 통합된 방공체계를 다른 국가에 공급하게 된다.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이 체계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비롯한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되었다.[12]

또한 양국은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 첨단방위시스템(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이 생산하는 ‘드론 돔(Drone Dome)’ 방공체계를 판매하는 2,6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계약도 체결했다. 이 협력에는 합작투자 형태를 통해 그리스 현지 방위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a. 튀르키예를 겨냥한 방위협정

이번 방위협정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억지력 강화라는 점에서, 이 협정은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역내 경쟁을 더욱 민감한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튀르키예의 관점에서 그리스의 섬들과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키프로스에 다비드 슬링(David’s Sling)과 스파이더(Spyder) 방공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단순한 방어 조치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튀르키예를 전략적으로 포위하고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의 행동 범위를 제한하려는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13]

긴장이 고조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리스와 키프로스, 이스라엘 사이의 협력 관계가 변화하고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초기에는 주로 에너지와 경제 분야에 집중되었던 협력이 미국의 지원 아래 점차 안보 및 군사 협력으로 확대되었으며, 이제는 동지중해에서 하나의 조직적인 군사 연대체제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튀르키예가 이러한 군사적 결속을 자국의 국가안보와 북키프로스에서의 입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튀르키예는 세 국가의 군사적 관계가 강화될 경우 역내 세력 균형이 자국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튀르키예 정부는 그리스계 키프로스 정부를 이스라엘의 ‘보호국(protectorate)’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스라엘과 그리스가 구축하는 방공망이 특히 튀르키예의 드론 전쟁 수행 능력에서 나타나는 우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경쟁과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은 야샤르 귈레르(Yaşar Güler) 튀르키예 국방장관이 8월 2일 키프로스에서 자국군의 전투 대비태세를 ‘세밀하고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는 특히 시리아 남부와 그리스계 키프로스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이스라엘의 활동을 그 이유로 명시했다.

주목할 점은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북부의 아부 알두후르 군사기지를 공격한 이후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은 중요하다. 튀르키예가 키프로스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단순히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일시적인 대응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언론은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튀르키예가 점령한 북키프로스에서 대규모 군사력 증강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병력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방송사 TRT 하베르(TRT Haber)는 중동과 동지중해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키프로스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튀르키예가 섬 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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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키프로스 지도 (출처: Dimitrios Karamitros / Shutterstock.com)

튀르키예 최고군사위원회는 현지 군 지휘관의 계급을 중장으로 격상했다. 이는 더욱 영구적이고 제도화된 군사 주둔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튀르키예 측 소식통에 따르면 병력 규모는 10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으며, 기존의 제한적인 주둔부대가 지상군과 해군, 공군, 전자전 및 지원부대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역내 억지 전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14]

따라서 이러한 움직임은 이스라엘의 지중해 내 군사적 영향력과 주둔 확대에 대응하려는 튀르키예의 더 광범위한 전략적 판단의 일부로 보인다. 다시 말해 키프로스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활동에서 비롯되는 안보 압박을 관리하고 억제하기 위한 튀르키예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b.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양국 간 분쟁이 북키프로스로 확대되거나 실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Ma’ariv)는 최근 이스라엘이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의 군사적 주둔이 자국의 안보 이익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할 경우, 북키프로스에 있는 튀르키예의 일부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에르잔 공항(Ercan Airport)과 키레니아(Kyrenia)에 위치한 해군기지가 이스라엘의 잠재적인 공격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튀르키예가 이 지역에 군함을 배치하기로 결정할 경우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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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북키프로스 키레니아의 에르잔 공항 (출처: Facebook)

한편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은 지난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튀르키예 군함들이 지중해에서 이스라엘 해군 함정에 접근해 자신들의 항해 경로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 해군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했다.

그리스 아메리칸칼리지(American College of Greece)의 교수이자 세계문제연구소(Institute of Global Affairs) 소장인 콘스탄티노스 필리스(Konstantinos Filis)는 최근 그리스와 튀르키예 사이의 긴장이 완화된 시기가 양국의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기간은 양측이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을 뿐이며, 상설 대화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상호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모두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피하려 하고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충돌하는 이해관계는 결국 양국을 군사적 충돌로 이끌 수도 있다.

c. 튀르키예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부상하는 이스라엘의 키프로스 내 군사적 입지

튀르키예에 키프로스는 단순히 동지중해에 위치한 여러 섬 중 하나가 아니다. 전략적 위치와 튀르키예 해안에 가까운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키프로스는 역내에서 튀르키예의 안보와 군사적·지정학적 이익을 보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거점 중 하나다.

튀르키예는 1974년부터 북키프로스에 지속적으로 군대를 주둔시켜 왔으며, 현재 약 3만 5,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 지역에서 공군기지와 군사 기반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F-16 전투기를 배치하거나 활주로를 확장할 때 키프로스 정부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튀르키예 국방장관이 키프로스의 군사 대비태세를 ‘세밀하게 재정비’한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수십 년 동안 튀르키예가 직접 통제해 온 군사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튀르키예군의 주둔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부인과 해명이 이어졌던 아부 알두후르 기지의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스라엘이 그리스계 키프로스 정부와 군사적 협력 및 관여를 확대하는 것은 튀르키예에 단순한 안보 협력의 진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이스라엘과 그리스 사이의 군사적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키프로스 내 영향력 확대가 갖는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스라엘은 그리스 및 키프로스와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면서 합동 군사훈련과 정보 공유, 군사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동지중해에서는 이스라엘과 그리스, 키프로스를 전략적으로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3자 안보 협력체계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움직임을 매우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하칸 피단(Hakan Fidan)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앞서 그리스와 키프로스, 이스라엘의 3자 협력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러한 관계가 ‘더 많은 불신과 더 많은 문제, 더 많은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15]

따라서 튀르키예가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키프로스가 군사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튀르키예 주변 해역의 세력 균형이 변화할 가능성이다. 첨단 방공체계의 배치와 정보 협력 강화, 합동 군사훈련은 그리스와 그리스계 키프로스의 감시 및 신속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위기 상황에서 동지중해 내 튀르키예의 군사적 행동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자원과 해양 경계를 둘러싼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경쟁은 동지중해의 전략적 중요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동지중해는 천연가스 자원과 에너지 수송망,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계 획정을 둘러싼 경쟁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자국을 핵심 행위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과 그리스, 키프로스 간의 협력은 튀르키예가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역내 에너지 및 안보 질서의 일부를 형성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이스라엘에도 키프로스는 단순한 지리적 경유지가 아니다. 키프로스는 동지중해에서 이스라엘의 전략적 종심(strategic depth)을 확대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키프로스를 통해 이스라엘은 역내 접근성을 높이고 감시 능력을 강화하며 그리스와 더욱 긴밀하게 군사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동시에 키프로스는 튀르키예가 안보 측면에서 특히 민감하게 여기는 지역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스라엘은 키프로스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국제기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유럽연합(EU)이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연합이 튀르키예의 키프로스 북부 절반에 대한 불법 점령에는 침묵하면서도, 유대인이 조상의 땅에서 살아갈 역사적 권리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 새로운 역내 질서 속에서 지속되는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적대 관계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대립은 양국 관계와 역내 경쟁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시리아 정세의 변화와 가자 전쟁, 역내 영향력을 둘러싼 경쟁, 그리고 중동 안보 질서의 미래를 둘러싼 갈등은 양국을 점점 더 적대적인 위치에 놓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튀르키예를 단순한 정치적 비판자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튀르키예는 자국 주변 지역에서 확대되는 이스라엘의 영향력을 튀르키예의 역내 세력을 견제하려는 조직적인 시도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8월 중순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이 메카 협정(Mecca Pact)을 체결한 이후 서아시아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 상호방위와 군사협력 강화를 강조하는 이 협정은 이스라엘 내부에서 역내 안보 구도에서 튀르키예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서아시아의 안보 협력체계에 튀르키예가 더욱 깊이 관여하는 것을 자국에 불리한 세력 균형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튀르키예의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 아테네 및 니코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스라엘과 그리스, 키프로스의 협력이 심화되고 이스라엘의 역내 군사적 주둔이 확대될수록 튀르키예의 안보 우려도 더욱 커질 것이다. 반대로 튀르키예가 군사태세를 강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들의 우려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키프로스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단순히 몇몇 국가 사이에서 군사협력이 확대되는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새로운 역내 안보 질서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며,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지정학적 대립 구도의 점점 더 반대편에 서게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동지중해는 산발적인 분쟁이 발생하던 지역에서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갈등이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무대 중 하나로 바뀔 수 있다. 그 파장은 멀리 시리아에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

IV.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간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요인

1. 미국의 개입

미국의 튀르키예 주재 대사이자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Tom Barrack)은 이스라엘이 2026년 8월 18일 시리아에서 군사공격을 실시하기 전에 사전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사전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톰 배럭 대사의 반응이었다. 배럭 대사는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스라엘 전투기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자국 전투기를 출격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튀르키예를 군사적 충돌로 끌어들이려 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스라엘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이었든, 이번 사건은 중동의 전략적 환경이 얼마나 크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한때 비공식적인 역내 동맹의 핵심 축이었다. 1990년대 양국 군사기관은 긴밀하게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했으며, 서로를 적대적인 주변국들을 견제하는 데 유용한 협력국으로 여겼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양국 관계는 빠르게 악화되었으며, 특히 2010년 마비 마르마라(Mavi Marmara) 사건 이후 갈등이 심화되었다. 당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튀르키예인 10명이 사망했다. 그럼에도 긴장이 지속되는 동안 여러 차례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고, 2022년 양국은 외교관계를 완전히 복원했다.

현재로서는 양국의 상호 신중한 태도와 미국의 중재를 통해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불필요한 긴장 고조’라고 비판했으며, 시리아와 이스라엘, 튀르키예가 참여하는 3자 간 군사적 충돌 방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전개되는 방향은 분명히 위험하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확대되는 튀르키예의 역할을 계속해서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튀르키예 역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역내 질서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한다면, 중동의 두 주요 비아랍계 군사 강국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직접적인 대결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미 불안정한 중동 정세를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2. 이스라엘 선거

2026년 11월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선거에서의 패배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2년 더 남아 있지만, 민주당이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상원에서도 공화당의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네타냐후가 권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는 네타냐후 집권 중 발생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가 될 것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시리아, 레바논, 예멘, 이란을 공격했으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통제도 강화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이제 이스라엘의 새로운 적은 튀르키예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튀르키예를 ‘제2의 이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이자 미국의 동맹국이며,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네타냐후가 튀르키예를 실제 전쟁을 벌여야 할 적대국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이념적 위협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의 위험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11월 선거에서 패배해 권력을 잃는다면 중동 정세는 상당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적대 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튀르키예인과 유대인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역사적 사례도 많다. 필자는 튀르키예인들이 반유대주의적이지 않지만, 현 이스라엘 정부와 그 지지자들을 팽창주의적 목표를 추구하는 종교적 극단주의 세력으로 바라본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이들이 토라(Torah)에 약속되어 있다고 믿는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건설이라는 더 큰 목표에 따라 주변국의 영토를 차지하려 한다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타냐후가 선거에서 패배해 퇴임한다면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3. 역사적인 상호 지원 사례

튀르키예의 많은 국민이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에 반대한다고 해서 이들이 유대인을 증오하거나 이스라엘의 소멸을 원한다고 결론짓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이러한 반대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립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겪는 부당한 처우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 역사 전반에 걸쳐 반유대주의가 나타났던 것과 달리, 필자는 반유대주의가 튀르키예 문화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튀르키예인과 유대인이 오랫동안 공존하면서 서로를 지원해 온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양국 시민사회 차원에서 긴장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과의 전쟁 등 장기간 지속된 분쟁으로 이미 지쳐 있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튀르키예와의 새로운 충돌까지 감수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V. 결론

본 연구는 최근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악화된 원인을 분석하고, 양국 간 잠재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파악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 하마스를 둘러싼 문제에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문제와 튀르키예의 하마스 지원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튀르키예가 알샤라 신정부 아래 안정적이고 통합된 시리아 국가의 수립을 지지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국가적 통합을 저지하려는 의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동지중해에서 이스라엘이 그리스 및 키프로스와 안보 협정과 동맹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 역시 양국 관계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움직임과 역내에서 이루어지는 관련 활동을 자국을 포위하려는 전략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시리아와 동지중해를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지역으로 제시했다.

First published in: World & New World Journal
World & New World Journal MENA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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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WJ MENA 담당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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