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meni civil war map. Ali Zifan, CC BY-SA 4.0 , via Wikimedia Commons

예멘 2026: ‘안사르 알라’의 지정학적 반격

2026년 초가을 예멘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장기화된 중동 분쟁을 거시적 지역 위기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아파 운동 ‘안사르 알라’(후티) 세력이 전략적 요충지인 모카(Mocha) 항구를 장악하고, 지상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섬들을 향해 진격하면서 예멘 내부의 세력 균형뿐 아니라 중동의 핵심 해상교통로를 둘러싼 안보 구조까지 사실상 변화했다.

사나 세력이 보여준 군사력은 이란의 ‘전진방어(Forward Defense)’ 독트린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2026년에 들어 예멘이라는 전략적 거점은 주변부의 저항 거점에서 벗어나 거시적 지역 차원의 비대칭 억지력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변화했다 [1].

이와 관련해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고문인 모하마드 모흐베르는 후티의 “놀라운 승리”를 축하했으며, 후티 측 대표 모하메드 압둘살람은 “우리의 작전은 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예멘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는 즉시 작전도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적 맥락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란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하는 전통적인 탄화수소 수출 항로가 사실상 마비되었고, 이에 따라 홍해 연안 터미널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East–West Oil Pipeline)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모카가 예멘 세력의 통제 아래 들어가면서 리야드가 활용해 온 대체 물류 경로도 위험에 노출됐다. 얀부(Yanbu) 선적항에서 출발하는 사우디 유조선들이 이제 직접적인 공격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즉각 세계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빠르게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섰으며, 안보 위험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도 620만 배럴로 조정됐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

2026년 9월 11일, 안사르 알라 정치국 위원 후잠 알 아사드에 따르면 후티는 두밥(Dhubab)을 장악했으며, 하루 전에는 홍해의 하니시(Hanish)섬까지 진출했다.

외부 행위자들의 입장

분쟁이 격화되면서 ‘안사르 알라’에 맞서는 진영 내부의 심각한 의견 차이도 드러났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브래드 쿠퍼 제독이 강경한 수사를 내놓고 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군사작전에 개입하는 것을 사실상 피하고 있다. 미 공군의 순찰과 제한적인 표적 공습만으로는 지상전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어려운 지정학적 선택에 직면했다. 리야드와 아부다비 사이의 내부 갈등으로 아랍 연합전선은 약화됐으며, 예멘 정부가 타이즈–모카 축을 따라 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전선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사나는 상대 진영 내부의 이견이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상황을 활용해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있다. 동시에 후티 외무차관 후세인 알에지의 발언 등을 비롯해 대외 채널을 활용한 적극적인 정보전도 전개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관련 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 제니퍼 니드하트 데 오르티스는 후티를 이란의 “대리인과 도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기사에서는 이란 고위 관계자가 “이란은 후티를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내용도 인용됐다.

이러한 주장은 일정 부분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후티는 예멘 국내에서 자체적인 정치적 의제와 지역적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안사르 알라’는 전략적·전술적으로 상당한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의 입장에서 후티가 매우 유용한 전략적 수단이 된 것도 사실이다. 후티를 통해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충돌을 피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전략적 결과를 추구할 수 있고, 동시에 외교적 기동 공간도 유지할 수 있다.

전략적 목표

사나 세력의 공세를 분석하면 단기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들을 일정한 논리적 순서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전쟁의 비용구조와 전술을 후티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가장 좁은 구간은 약 29km에 불과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반드시 탄도미사일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해안선을 통제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안 기반 대함미사일 체계와 무인수상정(USV)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려는 목적은 선박 통행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석유 수송로뿐만 아니라 후티는 현재 핵심적인 기반시설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여기에는 해협 해저를 통과하는 주요 인터넷 케이블도 포함된다. 이 케이블들이 손상될 경우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디지털 연결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사나의 협상력을 크게 높여준다. 그 목표 가운데 하나는 리야드와 워싱턴이 예멘에 대한 봉쇄 해제에 동의하도록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란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바브엘만데브가 통제 가능한 전략 공간으로 변할 경우, 테헤란은 핵 문제와 제재 해제를 둘러싼 협상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협상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러시아에 대한 함의

러시아 외교정책의 관점에서 예멘 위기는 세심한 균형이 필요한 복잡한 과제다.

한편으로 해상 항로의 불안정은 육상 물류망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국제 남북운송회랑(INSTC)의 전략적 가치가 커질 수 있으며, 높은 에너지 가격 역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모스크바는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과 분쟁 확대 방지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러시아의 접근법은 ‘안사르 알라’가 더 이상 고립된 반군 집단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단순한 이란의 ‘대리세력(proxy)’으로만 규정할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향후 중동의 어떠한 안보구조도 사나의 이해관계와 테헤란과의 전략적 동맹이 가진 깊이를 역내 세력균형의 공식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고문헌
[1] Nasr, Vali. The Shia Revival: How Conflicts within Islam Will Shape the Future // W. W. Norton & Company. — 2006. — 288 p. (Фундаментальный труд В. Насра по концепции асимметричного влияния шиитских сообществ на Ближнем Востоке). [2] OPEC Monthly Oil Market Report — September 2026 //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 Vienna, 2026. — September 10. — 124 p. — URL: opec.org (дата обращения: 11.09.2026).
First published in: Russian International Affars Council (RIAC) Original Source
Elena Kuleshova

Elena Kuleshova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국립연구대학교 고등경제대학 및 톰스크 주립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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