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made statements at a joint press conference held after his meeting with Hungarian Prime Minister Viktor Orban at the Kremlin Palace. 05.07.2024 Russia Moscow. Source: Shutterstock

블라디미르 푸틴: 호박 속에 갇힌 파리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전략은 빠져나오기 어려운 군사적 수렁과 매몰비용의 악순환으로 변질되었다. 그는 러시아 사회를 이길 수도 없고 끝낼 수도 없는 끝없는 전쟁에 얽어매었다.

호박 속에 갇힌 파리처럼, 푸틴은 감히 해체하지 못하는 경직된 전시경제와 점점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는 정치적 환경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그는 완전한 승리로 나아갈 현실적인 길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렇다고 후퇴하거나 타협을 받아들일 경우에도 파국적 결과와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러시아 경제의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

그에게 전쟁은 외교정책의 수단이라기보다 이제 통치의 수단이 되었다. 푸틴은 사회를 동원하는 장치로 전쟁을 활용하면서 억압과 검열, 통신 제한, 사람과 물자의 이동 제한을 정당화한다. 전쟁을 끝낸다는 것은 이제 자신의 정권을 조직하는 핵심적 힘이 된 체제를 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전쟁을 계속한다는 것은 이미 취약하고 생존을 위해 분쟁에 의존하는 정권체제를 더욱 경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러시아를 인질로 잡았으며, 앞으로 불가피하게 닥칠 불안정을 버텨내려면 국가를 더욱 심하게 소모해야 할 것이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를 통치하고 있다. 서방과 비교한 러시아의 기술적·경제적 격차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물질적 현실이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상당 부분 푸틴이 러시아의 지식인과 과학계를 정치적으로 숙청하고 억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의 평균 임금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재 70% 이상 상승했지만, 거의 10%에 달하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생활비를 끌어올리며 그 효과를 잠식해 왔다. 지난해 The Moscow Times는 러시아의 국가복지기금 금융 준비금이 2026년 말까지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여러 대형 은행도 올해 긴급 자금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형 은행들이 지원을 요청하는 가운데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디레버리징은 러시아 시장을 고립된 요새국가로 바꾸고 있으며, 동시에 러시아 경제는 더욱 수입 의존적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자본 유출, 높은 차입비용, 재정적자까지 겹치면서 경제에 가해지는 구조적 압박은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략적 지배력을 추구한 푸틴의 시도는 역설적으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지정학적 위상을 낮추었으며, 결국 북한과 이란 같은 동맹국들에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절박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제재 대상인 첨단기술 및 전쟁 핵심기술 수요의 90%를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반도체, 레이저, 통신망 등에서 러시아가 중국에 의존하게 되면서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거의 전면적인 의존 관계로 변했다.

“스스로의 파멸을 낳는 씨앗”

푸틴이 휴전을 위해 내걸었던 과도한 조건들을 포기하고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합의를 받아들인다 해도, 그것이 오히려 그 자신을 무너뜨릴 수 있다. 전쟁의 기회비용은 막대하며, 그 결과는 복합적이고 연쇄적으로 확산된다. 전쟁 지출은 최종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며 더 많은 재원을 창출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투자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경제의 최대 소비자 역할에서 물러나야 하며, 기업들은 국가 주문을 채우는 대신 시장 신호에 대응하도록 사업모델을 바꿔야 한다.

전시체제에서의 동원 해제는 그의 경제를 완전한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평시경제로의 전환에는 수년이 걸린다. 공장들을 소비재 시장에 맞도록 다시 설비하려면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노동자들은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기존 공급망을 상류와 하류 모두에서 재편해야 한다. 이 전환기에 많은 노동자와 참전군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좌절과 분노를 품은 채 사회에 남게 될 수 있다.

올리가르히들은 방위산업 관련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새로운 이권과 부패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전시경제의 해체는 엘리트층, 특히 보안기관의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경제의 급격한 전환은 내부 권력투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

몇몇 대기업들은 사설 무장조직을 창설했다. 표면적으로 이 부대들은 기업 자산을 보호하고, 필요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전력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실제 목적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또한 민족 기반 및 용병 성격의 준군사조직 수도 빠르게 증가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국방부 산하의 “자원병”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임무는 명확하지 않으며, 충성의 대상 역시 불투명해 보인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민중 봉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충돌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일어날 때 갑자기 일어난다. 2023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단기간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 로스토프에서 그를 열광적으로 맞이한 모습은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역사의 전조였을지도 모른다.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은 장기간의 역사적 시간과 수많은 민족적·문화적 요소가 중첩되어 형성된 “방대한 구성물”이다. 지역 간 갈등, 정치운동, 사회적 분열, 민족집단과 권력집단 사이의 충돌은 불만을 증폭시키고 행동을 촉발할 잠재력을 갖는다. 전쟁 수행이 정권의 고용 제공 능력과 사회서비스 제공 능력을 약화시키고, 핵심 인프라 유지와 자국민 보호 역량까지 떨어뜨릴수록 국가의 정당성은 쇠퇴한다. 체제는 공백을 견디지 못한다.

모든 정황을 보면 푸틴은 물러날 의사가 없다. 그는 동원 해제가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승리가 가능하다고 착각하고 있을 수 있다. 세 번째 가능성은 중국의 물질적 지원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NATO 전체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호박빛 돔 속에서 푸틴은 소비에트 제국의 몰락을 한탄한다. 그는 살아 있는 현재 속에 얼어붙은 채, 이길 수도 없고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도 없는 전략적 재앙에 갇혀 있다.

주석 &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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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Australian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Original Source
Jack Jarmon

Jack Jarmon

잭 자몬 박사는 1990년대 중반에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러시아 정부 기술 자문관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럿거스 대학교에서 국제 관계학을 가르쳤으며, 럿거스 대학교에서는 첨단 데이터 분석을 위한 지휘통제 및 상호운용성 센터의 부소장 겸 연구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현재 그는 우크라이나-폴란드 뉴스 매체인 PostPravda.info의 편집위원 겸 기고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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