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는 비교적 최근까지 중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한 평판은 이제 확실히 파괴되어 사라졌다.
2024년 1월 9일, 두건을 쓴 무장괴한이 TV 스튜디오를 습격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방송되었다. 이 사건은 교도소 폭동, 광범위한 인질극, 경찰관 납치, 일련의 차량 폭발 등 1월 9일 발생한 여러 폭력 사건 중 하나였다.
나는 38년 동안 갱단 범죄가 중남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해 왔다. 내가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에콰도르가 오늘날 직면한 이러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에콰도르의 스토리는 중남미 전역의 국가들이 조직범죄와 초국가적 마약조직에 맞서 어떻게 힘겹게 싸워왔는지, 그리고 중남미 국가들이 이들 범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제 에콰도르는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이 이끄는 엘살바도르의 최근 행보를 따라 군대 사용과 민주적 규범 유예를 통해 갱단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1월 9일 폭력 사태 이후 에콰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는 22개 갱단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이것은 이들 갱단을 합법적인 군사 목표로 지정하는 것이다. 그는 또한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 기간 동안 에콰도르인들은 통금 시간을 지켜야 할 것이며, 군대는 거리와 갱단이 통제하는 감옥의 질서를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에콰도르: 지리학의 피해자
에콰도르가 갱단 폭력의 진원지가 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중남미 마약 거래의 지리와 역사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
인구 1,800만 명의 국가인 에콰도르는 북쪽의 콜롬비아와 동쪽과 남쪽의 페루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콜롬비아와 페루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다. 게다가 에콰도르는 남미 대륙의 마약을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약 2,237km에 달하는 해안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마약 카르텔이 압박을 받고 나서야 에콰도르는 마약 갱단의 근거지가 되었다.
콜롬비아 플랜
1980년대와 1990년대 콜롬비아는 국제 불법 마약 거래의 중심지였다. 콜롬비아가 코카 잎의 최고 생산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콜롬비아 당국과 미국 간 공동 계획인 콜롬비아 플랜 (Plan Colombia)은 콜롬비아의 코카인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을 진압하는 데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콜롬비아 플랜 시행으로 남미 지역의 다른 곳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한 곳을 압박하면 돌출부가 다른 곳에서 나타난 것이다.
가장 먼저 ‘부풀어 오른’ 곳은 멕시코 카르텔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Sinaloa 카르텔과 Jalisco Nueva Generación(Jalisco New Generation)이 주도하는 멕시코 카르텔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 카르텔은 멕시코에서 다섯 번째로 큰 고용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멕시코 카르텔은 코카인 뿐만 아니라 헤로인 밀매, 최근에는 펜타닐 밀매 등 남미의 불법 마약 거래를 지배하게 되었다. 콜롬비아-미국 간 합동 작전으로 해체된 콜롬비아 갱단의 잔재들로 구성된 콜롬비아 준(準)군사 조직인 Clan Del Golfo와 협력하여 멕시코 카르텔은 에콰도르를 거쳐 남미 밖으로 마약을 밀매하는 것을 도왔다.
에콰도르에 나타나기 시작한 알바니아 출신의 유럽 갱단이 멕시코 카르텔에 합류했다. 이러한 외부 갱단이 에콰도르에 미치는 영향은 에콰도르에 재앙이었다.
이전의 무경험
유럽과 멕시코 갱 조직은 현지 요원을 마약 조직원 및 운송자로 이용했다. 그리고 이들 조직원 및 운송자들은 오늘날 에콰도르 갱단 문제의 핵심이 된 사람들이다.
Los Choneros와 같은 에콰도르 갱단은 멕시코 Sinaloa 카르텔 및 기타 카르텔의 사실상의 자회사로 발전했다. 2024년 1월 7일 Los Choneros 갱단의 지도자 Jose Adolfo Macias가 감옥에서 탈출하면서 폭력 사태가 에콰도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에콰도르가 폭력과 혼란에 빠지는 데는 오랫동안 남미 지역의 최악의 갱단 폭력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일조했다.
수년 동안 에콰도르는 남미에서 살인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였다. 이것은 에콰도르에서 갱단 활동이 낮다는 지표이다. 이 때문에, 에콰도르는 갱단에 대응할 강력한 경찰과 군대 조직을 갖추지 못했다.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및 기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에콰도르는 조직범죄 두목들에게 ‘호구’로 여겨졌다.
2009년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 전(前) 에콰도르 대통령이 Manta의 미국 공군 기지를 폐쇄했을 때 더욱 그러했다. 이 기지에서 미국 AWAC 정찰기가 비행을 시작해 마약 조직을 감시하고 파괴하려 했다.
군사적 대응
에콰도르가 어떻게 마약 갱 조직의 폭력 진원지가 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한 가지 할 일이라면, 에콰도르가 이 진원지로부터 탈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남미 전역의 국가들은 조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을 사용해 왔으며 성공의 정도도 다양했다. 콜롬비아는 미국의 광범위한 지원을 받아 군대와 경찰을 변화시키고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벌였다. 이 전략은 비록 마약 밀매 자체를 중단하거나 콜롬비아의 높은 폭력 수준을 낮추는 데는 실패했지만 조직 범죄 집단을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해체시켰다.
멕시코 당국은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했는데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꺼려왔다. 대신 멕시코는 보다 무간섭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마약 갱단이 본질적으로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주(州)를 통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예를 들어, Sinaloa 주는 주로 그 이름을 공유하는 Sinaloa 카르텔에 의해 운영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총알이 아닌 포옹” 의 접근 방식을 자랑했지만, 이로 인해 마약 카르텔의 힘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엘살바도르 모델이 있다
수년 동안 엘살바도르는 조직 범죄로 고통을 받았는데, 국가 폭력의 대부분은 Maras 갱단에 의해 저질러졌다. 마침내 2019년 엘살바도르 유권자는 법과 질서를 전면에 내세운 나이브 부켈레 후보에게 투표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 부켈레는 국가를 군사화하고 가혹한 보안 조치를 채택했으며 종종 정당한 절차 없이 갱 단원으로 의심되는 사람 약 72,000명을 투옥했다.
그 결과 엘살바도르는 이제 중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비평가들은 이것이 인권의 희생위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켈레의 방법은 엄청난 대중적 매력을 갖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길
에콰도르에서 전례 없는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보아 대통령은 자신의 나라를 엘살바도르와 같은 길로 이끌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에콰도르 군(軍)에 에콰도르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을 ‘소탕’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작동할지 그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에콰도르는 이전 엘살바도르 보다 약한 위치에 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많은 갱단이 외부에서 엘살바도르로 유입된 반면 (예를 들어, Maras 갱단의 많은 구성원들은 미국에서 추방되었다) 에콰도르 갱단은 자생적 조직이며 더욱 정교해졌다. 게다가 노보아 대통령은 작년 12월 취임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5월 선거까지 대통령 임기가 1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부켈레의 방법을 채택하면 노보아 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엘살바도르와 마찬가지로 에콰도르 시민들의 대다수는 일부 시민의 자유를 희생하더라도 갱단에 맞서기 위해 철권 접근 방식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범한 에콰도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단순히 집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에콰도르인에게 있어 인권 침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올해 1월 9일 일어난 폭력 사태 이후 한 남성이 AP 통신에 말했듯이, 에콰도르 정부는 “범죄자의 인권에 대해 자비나 관용, 존중을 하지 않기 위해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