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an Union strategic autonomy challenge represented with a flag and defense theme image across European military context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필요하지만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초록

본 논문은 현대 국제 지정학적 질서 속에서 진화하는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EU-SA) 개념을 살펴본다. 특히 유럽 연합-러시아 및 유럽 연합-중국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은 외교 정책, 안보, 국방, 경제 분야에서 유럽 연합이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이를 통해 세계 정치에서 규칙 수용자에서 규칙을 만드는 주체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한다.

본 연구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전략 나침반(Strategic Compass)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과 같은 주요 이정표를 설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방 협력, 에너지 자립, 경제적 회복력을 향한 유럽 연합의 노력을 가속화했다. 또한 본 논문은 변화하는 대서양 관계를 탐구하고, 미국의 나토 참여 의지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보다 자율적인 유럽 방위 태세 구축 추진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본 논문은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복잡한 유럽 연합-중국 관계와 지속적인 갈등 속에서 경색된 유럽 연합-러시아 관계를 다룬다. 본 논문은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강화, 특히 안보의 중앙집권화와 독일의 리더십 역할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과 정치적 위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결론을 맺는다.

서론

2025년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동맹국)들은 2035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 및 안보 관련 지출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나토 회원국들은 합의된 나토의 국방 지출 정의(definition)에 따라 2035년까지 매년 GDP의 최소 3.5%를 핵심 방위 역량 개발에 투자해 나토의 역량 목표(Capability Targets)를 충족시키는 데 할당하기로 했다. 나토 동맹국들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신뢰할 수 있고 점진적인 경로를 보여주는 연간 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스페인은 핵심 요건을 GDP의 2.1%로만 충족하기로 하는 특별 타협안을 확보하여, 5% 목표에 대한 유일한 예외국이 되었다.

2014년 나토 회원국 국가 수반과 정부 수반들이 나토 동맹의 지속적인 군사 준비 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결정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불법 합병과 중동의 불안정성 심화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2014년 국방 투자 서약은 2006년 나토 국방 장관들이 합의한 GDP의 2% 지침을 충족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그 기반으로 한다.

32개 나토 동맹국 중 23개국이 유럽 연합 회원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방비 지출 증가와 관련하여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이 떠오른다. 본 논문에서는 유럽 연합-러시아 및 유럽 연합-중국 관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의 간략한 역사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은 외교 정책, 안보, 국방, 경제 관계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정책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하려는 유럽 연합의 야망을 반영하는 개념이다. 바바라 리퍼트, 니콜라이 폰 온다르자, 폴커 페르테스에 따르면, 강력한 전략적 자율성은 타인이 정한 규칙을 (마지못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국제 규칙을 정하고, 수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전략적 자율성의 반대 개념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타인의 전략적 결정에 복종하고, 그들이 만든 규칙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 전략적 자율성 개념은 2013년 국방 분야에서 처음 논의되었으며, 이후 보다 광범위한 정책 분야로 확대되었다. 역사적으로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은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해 왔다:

– 2013-2016: 이 기간 동안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은 상설구조협력(PESCO) 및 유럽방위기금(EDF)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안보 및 방위에 집중하여 유럽 연합의 방위 역량 강화를 목표로 했다.

– 2017-2019: 이 기간 동안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은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중국의 공세 강화와 같은 일련의 사건의 영향을 받아 적대적인 지정학적 국제 환경 속에서 유럽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주력했다.

– 2020: 코로나-19 팬데믹은 유럽의 경제적 취약성을 부각시켜 의료 및 기술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외국의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 2021년 이후: 이 개념은 디지털, 에너지, 가치를 포함한 거의 모든 유럽 연합 정책 영역으로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용어도 “개방적 전략적 자율성,” “전략적 주권,” “행동 능력,” “회복탄력성”으로 발전했다.

– 2022: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쟁 가속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을 향한 구체적인 행동, 특히 국방, 에너지 자립, 경제적 회복력 강화를 촉진시켰다. 유럽연합 이사회의 베르사유 선언(2022년 3월)은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 표명이었고, 국방 부문에 대한 공동 투자,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단계적 철폐, 그리고 필수 원자재, 반도체, 보건, 디지털 기술, 식량 수입에 대한 의존도 축소를 촉구했다.

– 안보 및 국방 정책을 위한 전략적 나침반(2022년 3월 승인)은 2030년까지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유럽 연합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다. 여기에는 다음 사항이 포함된다:

o 다양한 유형의 위기 상황에 대비해 최대 5,000명의 병력을 신속 배치할 수 있는 강력한 유럽 연합 신속 배치 역량 구축

o 여러 복잡한 환경을 포함해 30일 이내 완전 장비를 갖춘 200명의 공동 안보 및 방위 정책(CSDP) 임무 전문가를 배치할 준비가 되었다.

o 육상 및 해상에서 정기적인 실전 훈련을 실시한다.

o 군사 기동성을 강화한다.

o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 결정 과정을 촉진하고, 더욱 강력하게 행동하며, 보다 재정적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유럽 연합의 민간 및 군사 공동 안보 및 방위 정책 임무와 작전을 강화한다.

o 파트너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 평화 기금을 최대한 활용한다.

유럽 연합에 따르면,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완전한 자율성과 완전한 종속성 사이의 중간에 위치하는 점진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정책 영역마다 다른 결과를 선보인다. 더욱이, 유명한 Maslow의 욕구 단계(유럽 의회 브리핑에서 사용된 용어)와 비교할 때, 유럽 연합은 경제 강국으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규범적 강국으로도 평가받고 있는데, 유럽 연합은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라는 핵심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Maslow의 “자아 실현”은 유럽 시민들이 유럽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완전한 자율적 정책 잠재력을 실현하는 유럽 연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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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유럽 연합은 더욱 큰 전략적 자율성을 목표로 하는 정책 영역과 그 영역들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360도 전략적 자율성 바퀴’ 개념을 선보인다. 정책 영역 간의 상호 영향은 바퀴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인접 지역에서 특히 강력하다. 예를 들어, 군사 행동은 이주를 유발할 수 있고, 건강은 식품의 질과 연관되어 있으며, 에너지 정책은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잘못된 정보는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 이 바퀴는 연관성을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잠재적 갈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녹색 경제에서 자율성을 강화하려면 방대한 양의 “희토류” 재료가 필요하게 되어 유럽 연합의 수입 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높아질 것이다. 경제 디지털화(예: 운송 감소)를 통해 달성된 에너지 소비 감소는 전자 기기 및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일부 상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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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의 중요성은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다극화된 세계에서 유럽 연합의 정치적 생존과 세계적 영향력을 보장하는 데 달려있다. 하지만 유럽 연합의 장기적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현재 (현재 가격 기준)유럽 연합의 세계 GDP 점유율은 17%인데 2050년 경에는 거의 절반 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이러한 유럽연합의 경제 쇠퇴는 유럽의 사회 모델 자금 조달 능력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유럽의 세계적 영향력을 약화시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일 위험이 크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필수 재화의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이 취약점으로 드러남에 따라 경제적 상호의존의 갈등적 본질이 부각시켰다. 소프트 파워는 하드 파워의 도구가 되었으며, 무역, 금융, 투자의 자율성을 요구하게 되었다.

미국이 아시아로 전략적 중심을 이동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리비아, 시리아와 같은 분쟁에서 유럽을 배제한 것(아스타니제이션으로 러시아와 터키에 유리함),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진행된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유럽 연합을 소외시킨 것, 그리고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모델 등은 모두 유럽 연합을 국제정치 중심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서양 격차

안보는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나토 공약 이행을 둘러싸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8일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센터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2025년까지 폴란드, 루마니아, 발트 3국에서 1만 명의 경보병을 철수시키겠다고 제안하는 등 미국의 나토 제5조 이행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유럽 연합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 없이 안보 공백을 메워야 하는 “미군 없는 나토”가 현실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유럽 연합은 국방 분야에서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연합 재무장(ReArm 유럽 연합)과 같은 구상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유럽 연합이 세계 경제 안정을 위해 독자적이고 통합된 군사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국제전략연구소(IRIS)의 부소장인 장 피에르 몰니는 “이제 위험은 명확해졌다. 미국과 러시아 간 양자 협정은 양국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심각하게 약화시켜 러시아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다른 유럽 국가들도 더욱 취약해 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피트 헤게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025년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장관 회의 개막식에서 유럽인들에게 유럽의 독자적 안보 확보를 요구했다, 따라서 우리는 유럽의 재래식 안보를 확고히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인들을 심각한 딜레마에 빠뜨릴 것이다.

유럽인들은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를 거부하거나, 아니면 미국, 러시아,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의 눈에 스스로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유럽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 장기적인 위험이 초래될 수 있고 그 결과 유럽 연합은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일각에서는 나토 내에 유럽 중심의 기둥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배제하고 심지어 유럽 국가들에 맞서면서까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또한 더 이상 재래식 군사 수단으로 유럽을 방어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미국이 나토 방위 계획 절차를 존중할 것인가?), 유럽 국가들은 유럽의 안보를 전적으로 떠맡아야 한다. 이는 유럽이 나토를 장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나토와 유럽 연합이 더욱 유럽화된 조직을 통해 협력하는 것도 보다 쉬워질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물론 관세 문제이다. 미국과 유럽 연합은 관세 협상 타결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연합 모두 7월 9일까지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인하한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만약 그때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유럽 연합 제품에 대해 미국은 5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고 그렇게 되면 유럽연합의 광범위한 대응 조치가 발표될 것이다. 유럽 및 글로벌 문제 담당 국장이자 유럽 정책 센터의 ‘세계 속의 유럽(Europe in the World)’ 프로그램 책임자인 알무트 묄러(Almut Möller)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인들은 대서양 건너편의 온건한 파트너에게 더 이상 의존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마저도 위험에 노출시키고 유럽을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최근까지 유럽연합이 지정학적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그 회원국을 확대하고, 더욱 발전시키며, 특히 무역 강국으로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미국은 유리한 글로벌 환경을 제공하며 세계 질서를 주도해 왔다. 그런데 미국이 개입하기를 주저하면서 갑자기 자유주의 유럽은 매우 외로워 보이고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럽이 처한 기타 다른 문제로는 디지털 규제 및 데이터 보호, 반독점 정책 및 디지털 과세, 재정 정책 및 사회 보장, 지정학적 경쟁, 중국의 부상, 그리고 경쟁 및 무역 정책 등이다.

유럽 연합-중국의 난제

유럽 연합과 미국은 모두 중국의 경제적, 기술적 영향력 증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중국과 협력과 경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해 온 반면, 미국은 보다 대립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양측 간 차이점은 무역 정책 및 기술 규제와 같은 분야에서 긴장을 야기했다. 예를 들어, 유럽 연합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접근 방식을 비판해 온 반면, 미국은 유럽 연합이 중국에 너무 관대하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로 인해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서양 동맹의 조율된 대응이 더욱 어려워졌다.

독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과 유럽 연합 및 그 회원국 간의 세력 균형은 유럽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럽 연합이 중국이 존중하는 방식으로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역 정책,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투자 부문이다.

유럽은 중국에게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상당한 중요성을 지닌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최대 공급국이자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으로서, 기술적으로는 첨단 기술의 원천으로서, 제도적으로는 본받아야 할 롤 모델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다른 국가들, 특히 미국과 관련해 자국의 목표를 달성하고 세계 보건 및 지역 안정과 같은 분야에서 중국의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러시아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다극화된 세계 속에서 유럽 연합의 지속적인 존재감과 통합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인식하며 “분할 통치” 전략을 구사한다. 중국은 각 유럽 연합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중요성과 주요 쟁점에 따라 개별 유럽 연합 국가들을 선택적으로 보상하거나 처벌한다. 주요 쟁점에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 위구르족 문제, 중국 인권,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한 개별 유럽 국가의 입장 등이 포함된다. 중국은 다양한 정치적 채널(유럽 연합 및 개별 유럽 연합 회원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등), 대화 형식(중부 및 동부 유럽 16개국과의 16+1 형식 등), 그리고 독일, 프랑스, 영국과의 고위급 양자 협의를 통해 정치, 경제, 기술, 문화, 학술 등 다층적인 차원에서 유럽과 교류하고 있다.

유럽 연합이 국제 정치에서 독립적이고 전면적 행위자로 부상하여 미국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중국의 기대는 크게 약화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유럽이 전략적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울이는 모든 노력을 지지할 것이다. 단, 이러한 노력이 중국에 대한 대립적인 접근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보장, 세계 안정, 개발, 환경 문제, 기후변화, 핵확산 방지에 대한 중국의 역할, 그리고 중국 내 인권 개선과 같은 유럽의 정치적 우선순위는 종종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모든 유럽 연합 회원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 유럽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에 대해 통일되고 단호한 외교 정책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중국의 권위주의적 질서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부재(不在)하다. 무역 및 투자 분쟁에서도 유럽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통일된 접근 방식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규모, 위상, 그리고 이해관계 측면에서 지나치게 다양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에 산업 및 기술 파트너로 매력적인 국가들과 중국에 호의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국가들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일부 국가들은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는 아시아 지역에 각각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ReArm 유럽 연합과 그 금융 기구인 유럽안보행동(SAFE)은 유럽 연합에 의미 있는 전략적 자율성을 제공함으로써 유럽 연합이 진정한 지정학적 행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럽 연합-러시아 난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대서양 동맹의 정책 공조는 대체로 붕괴되었다. 미 백악관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포괄적인 “합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트럼프의 러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 선택지를 제한하려는 미국 의회의 시도와 대조되며, 그 결과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과의 공조는 외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 의존도 증가로 인해 더욱 복잡해졌다. 유럽 외교 및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보다 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럽-러시아 관계는 이해 상충으로 인해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전 평화롭고 자유롭고 민주적이었던 유럽 국가들 간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푸틴의 “특별 군사 작전”으로 인해 유럽 연합은 러시아 경제를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전쟁 지속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17건(현재까지)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를 도입해야 했다. 유럽 연합은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기 위해 유럽으로 피난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필수적인 생필품을 제공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유로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유럽 연합과 유럽 국가들은 당분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복잡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유럽이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이전 미국의 대 대(對)유럽 안전 보장이 약화될 경우, 러시아는 발트 3국을 비롯한 국경 지역에서 새로운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현재 유럽 연합과 그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이웃 국가들에게 공격적이고 무모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억제할 충분한 수단이 부족하다.

반면 비평가들은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 요구, 특히 유럽군 창설과 국방비 대폭 증액은 양날의 검이라고 주장한다. 첫째, 유럽 연합의 방위력 증강의 주요 근거는 러시아가 유럽연합 회원국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조만간 유럽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유럽 지도자들이 현재 넘쳐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충분한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유럽군 지지자들은 2013/2014년 “유로마이단”혁명과 이 사건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역할을 둘러싼 수많은 의구심을 완전히 무시한다.

둘째,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의 추산에 따르면, 2014년 4월 14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상자 수는 51,000명에서 54,000명으로 집계되었다. 사망자 수는 14,200명에서 14,400명(최소 민간인 3,404명, 우크라이나군 약 4,400명, 무장단체 약 6,500명)으로 집계되었고, 부상자는 37,000명에서 39,000명(민간인 7,000명에서 9,000명, 우크라이나군 13,800명에서 14,200명, 무장단체 15,800명에서 16,200명)으로 집계되었다. 요컨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여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다.

셋째, 2014년 4월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첫 기회를 무산시킨 것은 유럽인들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넷째, 많은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사회의 파괴, 사망자 발생, 그리고 이민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독일이 유럽군 창설과 유럽 연방화(프랑스의 일부 지원 포함)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역할과 독일과 공식적인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폴란드와 같은 국가에 보상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결론

대서양 동맹의 역학 관계를 고려할 때, 전략적 자율성은 유럽에 필요하다. 그러나 숙고해야 할 질문들은 수없이 많다(그리고 기존 언론이나 주류 학계에서는 누구도 이러한 질문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누가 전략적 자율성 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현재의 경제 상황, 그리고 더욱 악화된 경제 전망 속에서 유럽인들이 그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안보와 군사의 중앙집권화는 판도라의 상자일까? 유럽인들은 (모든 유럽 연합 회원국 중에서도) 독일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지도록 허용해야 할까? 서방 정치 지도자들의 전쟁 지지 발언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다시 말해 러시아와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지는 않을까?

역사는 유럽인들이 스스로 방치할 경우 필연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파괴적인 갈등을 야기한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따라서 미국의 아시아 중심 전략과 그에 따른 유럽 문제에 대한 개입 자제는 유럽 대륙에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First published in: World & New World Journal
Krzysztof Śliwiński

Krzysztof Śliwiński

슬리윈스키 크르지스토프 펠릭스 박사는 홍콩 침례대학교((https://gis.hkbu.edu.hk/people/prof-krzysztof-sliwinski.html))의 정부 및 국제학과 부교수이자 장 모네 석좌교수이다. 그는 2005년 바르샤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8년부터 홍콩 침례대학교에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유럽 통합, 국제 안보, 국제 관계, 그리고 글로벌 연구 분야에 대해 강의해 왔다. 그의 주요 연구 관심사는 영국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 폴란드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 안보 및 전략 연구, 전통적 및 비전통적 안보 문제, 인공지능과 국제 관계, 유럽 정치 및 유럽 연합, 유럽 통합 이론, 지정학, 그리고 교수 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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