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최근, 갑작스럽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28개 항목의 평화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은 우크라이나에 제출되었는 데 미국이 러시아 대표단과 공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우크라이나 평화안의 내용은 우크라이나 대표단, 유럽 지도자들, 그리고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대표단이 초안을 작성하고 수정된 이 평화안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일부 수정을 거쳐 합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는 자국 대표단이 아부다비에서 미국 대표단과 만나 수정 계획을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책이 확정되었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이 평화 계획안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유출된 28개 항목의 이 초기 평화 계획안은 2022년 3월과 4월에 진행된 평화 협상 당시부터 러시아가 요구한 여러 사항들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즉, 이 평화안은
• 우크라이나 군 병력을 60만 명으로 제한하고,
•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금지하며,
•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어 및 러시아 정교회를 보호할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또한 이 평화안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국제 사회에 돈바스와 크름반도, 그리고 최전선에 있는 헤르손과 자포리자에 대한 러시아의 완전한 통제권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에 제공된 이러한 반대급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신뢰할 수 있는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식 “제5조”가 제공될 것이다. 이는 향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과 관련 당사국들이 제재, 외교적 압력, 그리고 필요한 경우 군사적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방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합의를 통해 도출될 수 있는 많은 경제 및 안보 협정과 관련해 러시아와 미국은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이 평화 계획안에 따라 공동으로 관리하게 될 것이다.
이 평화 계획안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 자행된 모든 범죄와 잔혹 행위에 대해 모든 당사자에게 사면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가 전쟁 범죄로 법의 심판을 받지 않도록 했다. 또한 러시아가 유럽 및 국제 사회에 복귀하고 G8을 개혁하여 서방과의 정치적 고립을 종식시킬 것을 요구했다. 간단히 말해, 이번 합의안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하게 만든다.
이 평화안은 미국과 러시아의 공동 작품이었을까?
이 평화 계획안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광범위한 논쟁이 있었다. 어색한 영어 버전식 표현 때문에 일부에서는 러시아어에서 번역되어 나온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안을 “러시아의 희망 목록”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이 평화안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 그리고 푸틴 지지자로 알려진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특사가 플로리다에서 가진 회담의 결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장관은 이 문서가 미국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평화 계획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화안 문서가 러시아의 요구 사항들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사실상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추수감사절인 11월 27일 목요일까지 이 계획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입장을 완화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다주려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충분한 “감사”를 표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평화안에 대응하여 유럽 지도자들은 자체 평화 계획안을 제시했다. 이들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요구 사항 중 가장 수용하기 어려운 일부 사항을 삭제하고 28개 항목 중 일부는 유지하는 한편, 나토 가입과 같은 민감한 문제는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제시했다.
유럽 평화 계획안의 세부 사항
그러나 유럽 평화 계획안은 우크라이나 군사력에 대한 상한선 부과 및 러시아의 G8 재가입 등 러시아의 일부 요구 사항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럽 평화 계획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인정하는 대신, 현 전선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영토 교환 조항도 포함했다.
유럽의 제안에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배상금으로 사용하고, 모든 사면 조항은 삭제하며, 유럽 연합과 나토를 향후 정치, 경제, 군사 안보 협정의 핵심 참여자로 지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유럽 평화안은 또한 28개 항목의 트럼프의 평화 계획안에서 러시아의 허위 정보로 조작될 수 있는 핵심 조항들을 삭제했다. 즉, 우크라이나가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를 미사일로 공격하거나 “탈(脫)나치화”에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단독으로 맞서야 한다는 내용을 유럽안에서 삭제했다. 왜냐하면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반적이며 잘못된 공격 방식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크렘린은 이러한 유럽의 평화 계획안을 전면 거부했다.
현재 트럼프의 합의안은 어떤 단계에 와 있나?
우크라이나와 미국 관리들은 최근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이 회의 후 유럽 정상들은 신중한 낙관론을 보였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럼 회의 결과는 어땠을까? 자세한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트럼프의 평화 계획안은 현재 19개 항목으로 축소되었다. 또한 영토 교환이나 나토 가입과 같은 주요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향후 회동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는 의견도 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 평화 계획안이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반영해 상당 부분 수정되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반응은 다소 조심스러웠다. 수정된 평화 계획안에 대한 러시아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러시아의 확실한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소식통은 28개 항목을 담은 이전의 트럼프 평화 계획안을 선호한다고 재차 밝혔다. 한편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은 최근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회동했다.
눈으로 직접 봐야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가능한 지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평화 협상안은 수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진전으로 보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리고 양국이 조약에 서명할 때까지는 기대를 높일 수 없다.
이러한 평화 추진안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양국 간 주요 쟁점 때문에 종종 무산되었다. 우크라이나는 광범위한 안전 보장과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대한 단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영토 교환을 거부해 왔다. 러시아는 온순한 우크라이나, 그리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머물 수 있는 우크라이나를 원했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양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 시점에서 우크라이나는 최근 평화 협상에서 미국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 러시아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만약 트럼프의 28개항 평화안 의 개정에 동의한다면 이는 엄청난 변화를 의미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 협상의 성공을 실제 직접 목격했을 때에만, 그 성공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