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지정학적 지형을 재편하며 유럽, 미국, 러시아, 중국을 새로운 글로벌 체스판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시켰다. 유럽은 지역 안전보장 확보와 우크라이나 분쟁이 야기한 경제적 여파를 관리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국제 관계는 유럽과의 관계 변화, 러시아의 침략을 더욱 억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 그리고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으로 특징지어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재확보하려는 시도이지만, 심각한 국제 제재와 군사적 좌절에 직면한 러시아는 자신의 전략적 야망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동시에 서방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복잡한 국제 사회에서의 상호작용은 글로벌 패권의 역학 관계 변화와 그러한 변화 속에서 안정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외교적 해결책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서론
2025년 3월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에 관한 정상회의를 파리에서 개최했다. 이 정상회의는 영국과 프랑스가 몇 주에 걸쳐 교대로 개최해 온 일련의 정치 회담 및 실무 회의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의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 비(非)유럽연합 국가를 포함한 31개국과 나토 사무총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 유럽 이사회 의장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처럼 ‘기꺼이 함께 하려는 다양한 연합 세력’이 이러한 회의를 자주 개최하는 것은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평화를 확립하고 영구적으로 보장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가 3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평화 회담에서 무조건적으로 휴전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러시아는 추가적인 조건과 요구를 담은 제한적인 휴전 협정을 제안하여 지연 전술을 펼치고 있다. 미국 내에서조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새로운 안보 접근 방식: ‘힘을 통한 평화’
우크라이나 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유럽과 러시아 간 전쟁 위험 고조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힘을 통한 평화’를 모토로 하는 ‘유럽 방위 준비 2030’(유럽 집행위원회 2025)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탄약, 포병, 방공 시스템, 드론, 훈련 지원 확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빠르게 수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또한, 이 방안에는 유럽 국가들이 자국 방위에 더 많이 투자하고, 이를 위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며,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을 포함한 보다 나은 산업체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유럽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구체적인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재정 수단들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러한 재정 수단의 주요 목표는 유럽의 국방 지출을 확대하는 것인데, 유럽연합은 총 8,000억 유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럽안보행동(SAFE) 수단을 통해 유럽 연합 회원국에 제공되는 1,500억 유로의 차관과 각 회원국의 국방 예산에서 마련되는 최대 6,500억 유로가 포함된다. 이는 유럽 연합 GDP의 1.5%에 해당하는 지출 규모이다. 유럽연합은 안정성장협약(SGP)의 ‘국가 면제 조항’을 발동하여 이를 국가 예산에서 제외할 수 있다. 또한, 민간 자금과 유럽투자은행(EIB)의 자금이 우선 역량 강화를 위해 동원될 수 있다.
나아가, 유럽연합은 투자할 몇 가지 우선 역량을 선정할 예정인데 단기적으로 유럽연합의 공동 구매는 미사일과 포병 체계 강화에 집중되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군사 기동성 및 전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대규모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나토 표준은 앞으로도 그 기반이 될 것이며, 이 나토 표준을 유럽연합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힘을 통한 평화’ 방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유럽 연합 가입도 포함되는 데, 브뤼셀은 우크라이나를 유럽연합의 최전선으로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의 공동 백서와 카야 칼라스 유럽 연합 외교 안보 고위대표가 시작한 이니셔티브는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의 국방 조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럽연합이 최근 추진한 수많은 이니셔티브의 속도와 범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상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공동 백서에 제시된 제안들이 폴란드가 의장국을 맡는 임기내 실현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6월 26-27일에 예정된 유럽연합 집행 이사회 회의에서 구체적인 결정이 도출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그러나 유럽 안보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한은 앞으로의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급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힘을 통한 유럽 평화 – 하지만 미국 없이는 안된다
유럽이 안보, 방위, 군사 행위 주체로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유럽연합 회원국은 이러한 노력이 나토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개입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힘은 단순히 정치적인 계획의 문제가 아니라 군사적 개입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러시아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휴전이나 평화 협정 체결을 통해 자신의 병력과 물자를 재건하면 러시아의 새로운 공세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군사력은 억지력을 발휘해야 한다. 유럽은 현재 미국의 전략적 군사 자산 및 정보 자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력은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분간 미국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새 행정부는 유럽 안보의 미래에 대해 명확한 발언권을 갖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우크라이나 휴전이나 평화 협정을 위한 외교를 주도하는 것은 유럽이 아니라 미국이다. 유럽은 이에 대응하여 우크라이나의 미래 의 안전 보장을 구체화하거나, 심지어 ‘기꺼이 함께 하려는 국가들의 연합’을 통해 지상군 투입을 추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유럽의 노력은 첫째, 러시아와의 협상 타결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의 성공 여부, 둘째, 제안된 지상군에 대한 미국의 병참 및 정보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 이러한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대부분의 ‘기꺼이 함께 하려는 국가들’은 자신들의 약속을 철회할 수도 있다. 유럽군의 작전 가능 병력이 부족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영국은 원정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군력과 해군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일부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병력 규모가 부족하고, 독일의 기여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와 평화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유럽의 계획은 나토의 회복력을 저해해서는 안 되며, 특히 계획 및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나토와 긴밀히 협력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유럽은 현재의 국방비를 나토의 역량 목표와 부합하도록 해야 하다.
더욱이, 군사력만이 유럽이 미국을 계속 감시해야 할 유일한 영역은 아니다. 유럽은 특히 제재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부 회원국은 제재 강화를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유럽이 직면한 과제는 미국에 이러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기로 결정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가장 중요한 압박 수단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유럽연합 회원국은 이미 유럽 제재 정책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특히 러시아에 우호적인 일부 회원국이 향후 제재를 방해할 경우를 대비하여 새로운 제재 집행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푸틴의 인내심 있는 체스 게임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외교 협상에서 어느 정도의 주도권을 분명히 쥐고 있다. 그는 휴전을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에너지 인프라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약속을 했는데, 이후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공격을 가해 자신의 약속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군사 물자 지원 및 정보 공유에 대한 요구 철회를 제기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으며, 푸틴을 불쾌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푸틴의 요구, 특히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감축, 우크라이나 전체 지역을 러시아 로 이양, 젤렌스키 대통령 교체 등은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이러한 그의 요구는 서방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 성향의 지도자를 세우고 우크라이나 군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면, 동유럽 전체의 세력 균형과 군사 균형이 완전 뒤바뀌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동의한다면, 미국-유럽연합 관계 또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미국-러시아 협정에서 중도적 입장을 찾는 것은 현재로서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따라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재정적, 인적 손실은 막대한 반면, 영토적 이득은 미미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전에 점령했던 영토의 50%를 성공적으로 되찾았지만, 크렘린궁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합의 도출과 거래적 협상 의지를 보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감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보 및 군사 지원 중단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켰고, 사실상 ‘동결된 갈등’을 위한 일시적인 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또 이를 반드시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유럽 우호 방문…
2025년 4월 3일과 4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루비오의 나토 본부 방문은 2025년 2월 미 국방 장관인 피트 헤그세스가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위해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순조롭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노련한 외교관인 루비오 장관은 유럽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능숙하게 전달하며, 각 국가 GDP의 최대 5%까지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러한 요구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동맹국들이 명확하고 일관된 진전 방향을 제시한다면 점진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회복력과 투지를 칭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게 불가능하며, 따라서 협상을 통한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루비오는 평화 협상은 본질적으로 모든 관련 당사자의 타협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상당한 양보를 한 반면 러시아는 아직 아무런 보답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비오에 따르면,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신속히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한 합의의 시한은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루비오는 유럽의 참여 없이는 평화 협정을 달성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루비오는 또한 유럽연합 공동 백서와 재무장 프로그램을 포함한 유럽연합의 방위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고 산업 기반을 강화하도록 장려하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단, 비(非)유럽연합 회원국의 방위 산업, 특히 미국 기업들이 부당하게 배제되지 않는 한 말이다.
루비오의 유럽 및 나토 방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에 참여하는 다른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루비오의 견해를 공유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과 유럽 연합 간 강력하고 효과적인 동맹 전략을 수립하는 길은 수많은 난관에 직면해 있으며, 나토가 이러한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무사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미국의 우선순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무엇보다도, 4월 초 개최된 나토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 수십 년간 이루어진 서방의 중국 접근 방식에 미국이 근본적으로 불만을 품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자본주의적이고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중국이 필연적으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과 유사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서구의 가정은 산산이 깨졌고 그 결과 그것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러한 잘못된 가정과 믿음 덕분에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심각한 반대에 직면하지 않고 서방과 기만적인 무역 및 군사 행위에 가담할 수 있었다.
오늘날 미국은 중국이 이중 용도 전략을 통해 민간 부문과 군 부문을 완벽하게 통합함으로써 중국의 산업 역량을 전략적으로 무기화하는 방식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인공지능과 같은 핵심 경제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중국은 민간 및 군수 분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자국의 기술 및 산업 기반을 강화해 글로벌 안보에 다층인 도전을 해 왔다.
더 나아가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인도-태평양 및 유럽 지역에서 발생하는 안보 위협이 상호 연계되어 있음을 분명히 인지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및 기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 같은 적대국들이 상호 협력하는 것을 고려할 때, 민주주의 국가들이 자체 동맹을 강화하고 이러한 변화하는 지정학적 상황에 대응하여 집단 안보 조치를 강화하는 등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호 연결된 대립 지역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주장과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러시아와 이란 간 군사 협력은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리고 중동 간 안보 역학이 상호 연계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체제의 안정에 중요한 변곡점을 이루고 있으며, 유럽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몇 년 전만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순한 ‘유럽 전쟁’으로 규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국제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화된 분쟁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서방의 관점은 세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이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서방의 태도는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간의 대화와 연계 강화에도 점차 반영되고 있다. 오늘날 동맹국들은 이러한 협력을 상호 이익이 되고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 과제에 대한 정보 교환 이외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서방 동맹국 간 파트너십의 핵심이며,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사이버 안보 및 해상 안보 강화 등이 그 예이다. 나토 동맹국들은 2025년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나토 동맹국들은 하이브리드 및 사이버 위협을 포함한 모든 위협에 대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단호하고 단결된 행동을 취해야 할 필요성과 우크라이나 내 중국-러시아 협력에 참여하는 중국 경제 주체에 대한 제재 부과에 동의한다. 러시아는 여전히 나토에 대한 주요 장기적 위협 세력으로 남아 있는데, 여기에 중국이 중-러 협력을 통해 서방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인식이 서방 국가 사이에서 존재한다. 러시아와 협력하는 중국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이에 대한 단호하고 단결된 자세로 행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문제과 관련해 유럽과 미국 간의 불협화음이 나고 있어 대서양 관계에 심각한 신뢰 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중국 대(對) 러시아-미국 화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독으로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이란, 북한을 포함한 동맹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미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세계적 분쟁의 일부이며, 러시아는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극화되고 있는 세계 질서에서 중국과 동등한 위치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휴전 또는 평화 계획에 반대하는 러시아를 묵묵히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고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중국의 증가하는 글로벌 영향력을 차단하고 미국의 국익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를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미국의 화해 시도와 우크라이나 관련 협상 진행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간 ‘우호 관계’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양국 관계의 안정성은 양국 간 국경 분쟁 해결,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 그리고 상대국의 이념 체계에 대한 불간섭에 기인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러한 관계에서 자신이 하위 파트너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러시아 간 화해 가능성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러시아가 미국에 제공하는 것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러시아 관계는 제3국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화해도 러시아와 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중국은 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고 주장한다(DPA 2024).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 원칙을 수호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인정한다. 중국은 이 전쟁 종식을 위해 이러한 원칙들이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에는 반대하지만, 유럽연합 및 미국과의 상당한 무역 관계를 고려할 때 러시아의 제재와 그로 인한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차적 영향은 수용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대화를 통한 평화 달성에 중요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이번 휴전 제안은 2023년 중국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 2024년 스위스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그리고 2024년 중국-브라질 6개항 계획(Gov.br. 2024) 등 기존 노력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오랜 전쟁으로 모두 인력과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징후를 지적하며, 긴장 완화와 직접 협상을 촉구한다.
중국이 미국-러시아 관계에 대해 겉보기에는 별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러 관계 개선은 중국에 다소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제적으로 러시아는 미국이나 브뤼셀보다는 중국과 관련성이 적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국과 넓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미-중 경쟁이 직접적인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특히 미국의 봉쇄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러시아는 중국의 생명줄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러한 잠재적 위험과 시나리오는 중국이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