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ors are retired during a ceremony marking the end of the U.S. mission in Iraq in Baghdad on Dec. 15, 2011. English: Erin A. Kirk-Cuomo,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미국의 이라크 주둔군 최종 철수, 이란에 큰 전략적 이익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마지막 병력이 이라크를 떠나고 있다. 이는 이란에 상당한 이득이 된다. 철수 예정일인 9월 30일은 이라크 정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여러 강력한 민병대를 국가 통제 아래 편입하겠다고 약속한 시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경제적으로 약화시키기 위한 막대한 비용의 분쟁에 관여하고 있는 바로 그 시점에,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란에 가장 큰 전략적 이득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라크에서 동시에 군사적 존재감을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라크에는 강한 민족주의적 정서가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의 영향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려는 시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철수는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던 중요한 균형추를 제거할 위험이 있다. 그 결과 이란은 이라크의 정치와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역설적인 점은 이러한 상황을 가능하게 만든 조건을 이란이 혼자 조성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 역시 그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이 2003년 이후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란도 사담 후세인 집권 시절 수십 년에 걸쳐 이라크 반정부 세력과 관계를 구축해 왔다. 여기에는 이슬람 다와당과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가 포함되며, 두 조직 모두 오늘날 이라크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와 군사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지원 세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직은 아마도 바드르 조직(Badr Organisation)일 것이다. 이 조직은 1980년대 이란에서 창설되어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았으며,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 측에서 함께 싸웠다.

2003년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자, 이러한 강력한 조직들은 미국에는 없는 중요한 자산을 이란에 제공했다. 바로 막강한 무장 조직들과 맺어 온 직접적이고 긴밀한 관계였다. 당시 이 조직들은 이라크로 돌아와 새로운 이라크 국가의 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바드르 조직은 이러한 관계가 어떻게 제도권의 권력으로 전환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2003년 이후 수천 명의 바드르 전투원이 이라크로 귀환했다. 이 조직은 망명 민병대에서 이라크의 주요 정치·안보 세력으로 변모했다.

이란은 정당, 정부 부처, 종교 조직, 무장 단체 전반에 걸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2005년 서둘러 진행된 헌법 제정 과정 이후 등장한 분열된 정치체제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 이 체제는 이른바 무하사사(muhasasa), 즉 할당제에 기반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국가기관의 통제권은 민족과 종교 집단별로 배분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이란이 정부 내부로 영향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이슬람국가(IS)의 부상 역시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4년 이란은 IS 반군과 싸우는 이라크군과 무장 단체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 수천 명의 이란군이 전투에 참여했으며, 이 전쟁은 시아파 신자들과 IS의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 맞서는 종파적 투쟁으로 묘사되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수도 방어를 지휘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한편 알하시드 알샤비(al-Hashd al-Shaabi), 즉 대중동원군(PMF)은 다양한 시아파 민병대가 결합한 연합체로 창설되었다. 이들 대부분은 이란에 충성을 맹세한 조직들이었다. 대중동원군은 IS 격퇴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2016년에는 이라크의 공식 안보체계에 편입되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일부 파벌은 여전히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발전시켰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란은 서로 겹쳐 있는 정치·군사·경제적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일부는 국가체제 밖에서 활동했고, 다른 일부는 국가기관 내부에 자리 잡았다. 이란의 영향력을 제거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정 민병대나 정치인, 또는 상업적 관계 하나를 제거한다고 해서 더 광범위한 네트워크 전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이 된 이라크

정치적·군사적 영향력은 경제적 통합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다. 이란과 이라크는 긴 국경을 공유하며, 상품과 에너지, 순례객, 상업 활동이 양국 사이를 활발하게 오간다. 이라크는 이란 수출품의 주요 시장이 되었고, 오랫동안 가스와 전력 공급에서도 이란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로 인해 양국 경제는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어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더욱 고립될수록 이러한 관계의 가치는 커졌다. 나는 2022년 「이라크는 어떻게 이란의 돈줄이 되었는가(How Iraq became Iran’s cash cow)」라는 제목의 글을 쓴 바 있다. 이 글에서는 이라크가 이란에 시장과 수입원을 제공하고, 외부 압력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이러한 통로를 차단하려고 시도해 왔다. 그중에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에 이익이 돌아가는 석유 판매를 지원한 혐의로 이라크 개인과 기업에 제재를 부과한 조치도 포함된다. 이는 미국에 큰 문제다. 미국은 이란 은행을 제재하고, 석유 수출을 겨냥하며, 전 세계 금융망을 교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이 이라크의 정치·경제 구조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한, 외부 압력을 흡수하는 중요한 통로는 계속 열려 있게 된다.

미국의 철수가 자동으로 이란의 경제적 통제력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려는 바로 그 시점에 중요한 영향력 행사 수단 하나를 잃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란은 바그다드를 완전히 장악할 필요가 없다. 외부 압력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만 확보하면 된다.

이란은 이라크 경제의 중앙집중적 구조에서도 계속 이익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추정치에 따르면 이라크 전체 일자리의 40%는 공공부문이 차지한다. IMF는 이러한 구조가 민간부문의 성장을 위축시켰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구조는 정치적으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 부처와 국가기관을 장악한 정치 세력은 일자리와 계약, 자원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는 정치적 충성 관계를 강화하는 후견주의 체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들 세력 가운데 상당수는 이란에 충성을 바치고 있다.

이러한 체제는 이란과 연계된 정당들에만 국한되지 않지만, 이들은 그 구조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어 왔다. 경쟁력 있는 민간경제가 성장한다면 이라크 내 이란의 정치적 네트워크가 국가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정치적 종속 관계로 전환하는 능력은 약화될 것이다. 정당과의 연줄 없이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대학 졸업자나 정치적 후원 없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기업가는 정치적으로 더욱 독립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이라크의 경제개혁은 단순히 번영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권력이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가와도 직결된 문제다.

미국의 철수로 이란이 이러한 네트워크를 국제적 고립에 따른 압력을 완화하는 안전판으로 활용할 여지가 더 커진다면, 미국은 오히려 이란의 생존 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First published in: The Conversation Original Source
Bamo Nouri

Bamo Nouri

런던 시티 세인트 조지 대학교 국제정치학과 명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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