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USA - September 24, 2026: Colombia's vice president Jose Manuel Restrepo speaks during the 81st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at UN Headquarters in New York City. Source: Shutterstock

유엔 총회에서 중남미 국가 대표들은 무엇을 제안했는가?

조직범죄, 유엔 개혁, 인공지능이 유엔 총회에서 중남미 국가들이 제기한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중남미 20개국을 포함한 193개국 대표들이 유엔 본부에 모였다. 이들은 국제사회에 세계의 향후 방향에 대한 각국의 시각을 제시하고, 자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와 우선 과제를 설명했으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공유했다. 각국 대표들의 연설에서는 오늘날 중남미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이념적 성향과 개성, 태도가 마치 거울에 비친 듯 드러났다. 실제로 이 연설들은 중남미 지역의 현재 정치 지형을 짧게나마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 중 하나는 지난 1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델시 로드리게스가 참석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참석 자체보다 더욱 뜻밖이었던 것은 유엔 총회에서 한 발언이었다. “베네수엘라는 국가의 재탄생을 보장하기 위해 민주적 전환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말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 정부 대표가 국제사회 앞에서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주제는 조직범죄, 유엔 개혁과 신뢰 회복의 필요성,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도전 과제였다.

중남미 지역의 핵심 문제로 떠오른 조직범죄

조직범죄는 중남미 정상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언급한 문제였다. 아르헨티나와 쿠바를 제외한 20개국 중 18개국이 이 문제를 거론했다. 가장 자주 등장한 주장은 어느 한 국가도 조직범죄에 혼자 대응할 수 없으며, 더욱 긴밀한 다자간 협력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불법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동결하는 제도를 마련하거나, 범죄조직에 관한 핵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서로 연결된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브라질, 에콰도르, 멕시코는 협력 과정에서 각국의 주권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페루, 볼리비아, 온두라스는 미주 국가들 간의 더욱 긴밀한 공조를 주장했다. 따라서 조직범죄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각국의 연설은 다자간 협력이 어디까지 이루어져야 하며 어떤 한계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유엔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유엔을 개혁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중남미 정상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논의된 주제였다. 여러 연설자는 지나치게 복잡한 관료주의, 더딘 의사결정 과정, 구체적인 성과의 부족을 비판했다. 이에 따라 중복되는 업무를 줄이고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안,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거부권 제한, 분쟁 예방 및 중재 역량 강화, 중남미 국가들의 대표성 확대 등 다양한 제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조직범죄 문제와 마찬가지로 유엔을 개혁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 뒤에는 개혁의 범위와 방향을 둘러싼 상당한 견해차가 존재했다. 대다수 국가는 유엔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회원국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하는 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그리고 일부 사안에서 칠레는 유엔이 추진하는 특정 의제나 기능을 축소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중남미 정상들이 공통적으로 다룬 세 번째 주요 의제였다. 예상할 수 있듯이 이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다양했다. 브라질은 거대 기술기업과 인공지능을 규제하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사전 규제에 반대하면서 자국이 “자유의 최전선”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 사이에서 칠레와 파라과이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책임성과 감독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회가 아니라, 갈수록 시급해지는 질문에 답하도록 요구하는 도전 과제로 제시되었다. 우리는 기술 발전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규제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기술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어떤 결과까지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처럼 많은 의견 차이 속에서도 한 가지 공통된 기대가 드러났다. 구호와 선언은 줄이고, 실질적인 행동과 구체적인 성과, 책임 있는 실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 전반에 걸쳐 강하게 울려 퍼진 이러한 메시지를 잘 요약했다. “세계에 필요한 것은 더 적은 유엔이 아니라, 더 제대로 작동하는 유엔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2026년 뉴욕에서 나온 수많은 발언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현실로 이어질지, 그리고 각국 정부와 유엔이 스스로 인정한 도전 과제에 걸맞은 대응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이다.

First published in: Latinoamérica21 (L21) Original Source
Irma Torres Garrido

Irma Torres Garrido

시카고 로욜라 대학교 정치학과 출신으로, 파나마 국제정치사회연구센터(CIEPS)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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