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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 쿠바의 대(對)카리브해 국가 외교 정책: 도전과 기회

초록

소위 영어권에 속한 카리브해 지역은 역사적으로 쿠바 외교 정책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쿠바-카리브 국가연합(CARICOM) 관계는 포괄성, 강점, 역동성, 그리고 정치적 조율 및 협력 측면에서 이룬 구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변화하는 국제적 맥락 속에서, 이 지역에 대한 쿠바의 외교 정책이 효과적으로 수행되는 것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들 요소는 주로 카리브해 국가들과 쿠바 간 경제 통합이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강화된 미국의 쿠바 봉쇄 및 경제 억압 정책과 관련이 있다. 위협적 요소와 마찬가지로, 쿠바에게는 이 지역 국가들과 유지해 온 특권적 역사적 관계를 보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

서론

카리브해는 역사적으로 쿠바의 외교 정책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카리브해는 쿠바의 자연환경이자 배경을 구성하고 있으며, 지리적 이유 뿐만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유대감으로 쿠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 카리브해 지역 내 이주민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쿠바와 소위 비(非)히스패닉계 카리브해 지역 국가간 관계는 쿠바가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20세기 초, 안틸레스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쿠바에 아이티와 자메이카 출신의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앙측 관계는 더욱 강화되었고, 이주 흐름은 195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쿠바는 카리브해 국가들과 플랜테이션 경제와 관련된 노예제라는 비극적인 역사적 유산을 공유한다. 카리브해의 플랜테이션 경제는 한편으로 대규모의 아프리카 인구의 강제 이주를 야기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쿠바와 카리브해 국가들이 사회경제적 구조 측면에서 유사한 특징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물론 이 지역에 존재했던 다양한 유럽 식민 세력 간의 차이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1959년 쿠바 혁명이 성공한 이후, 쿠바와 비(非)히스패닉계 카리브해 지역 국가 간 관계는 여러 단계를 거쳐 이루어졌다. 특히 1972년, 카리브해의 신생 독립 4개국(바베이도스, 자메이카, 가이아나, 트리니다드 토바고)이 쿠바와 외교 관계를 재개하기로 공동으로 결정한 이후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1964년 7월 미주기구(OAS) 협정을 무시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외교 관계 수립은 카리브해 지역이 쿠바 외교 정책의 목표 달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일관된 인식의 견고한 토대위에서 이룩된 것이었다. 지금까지 양측 간 조정, 정치적 대화, 그리고 협력 측면에서 달성된 결과들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자들은 쿠바의 카리브해 정책을 최근 몇 년간 쿠바의 대외 활동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효과적인 측면 중 하나로 평가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카리브해 국가들에 대한 쿠바 정부의 대외 정책에 대한 최신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 논문은 가까운 미래에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쿠바 대통령의 지도하에 쿠바-카리브해 국가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협과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본 논문은 방법론적 관점에서 카리브 공동체(CARICOM)를 구성하는 국가들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의 국가들은 섬나라이지만 세 나라(벨리즈, 가이아나, 수리남)는 남미 본토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자인 밀라그로스 마르티네스 레이노사가 그의 저서 『쿠바와 카리브해의 관계』에서 지적했듯이, 쿠바는 “각각의 지리적, 인구적 특성, 이 지역을 분할한 식민지 세력, 그리고 각 지역의 고유한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라 결정되는 뚜렷한 차이점을 지닌 국가들의 집단”이다. 소위 영어권 섬나라가 대다수인 카리브해 국가들은 (…) 다양한 경제 체제와 정치 조직 형태, 발전 수준, 경제적 잠재력, 그리고 지리적 규모에서 서로 많이 다르다.”(마르티네스, 2011, 203쪽)

관계 발전

쿠바의 카리브해 국가와의 관계 발전에 관한 역사적 분석

쿠바 혁명이 성공한 이후 카리브해 지역의 탈식민지화 과정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점진적으로, 그리고 각 국가의 고유한 특징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가 독립을 달성했다. 자메이카(1962년), 트리니다드 토바고(1962년), 가이아나(1966년), 바베이도스(1966년), 바하마(1973년), 그레나다(1974년), 수리남(1975년)이 그 예이다. 이후 도미니카(1978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1979년), 세인트루시아(1979년), 벨리즈(1981년), 앤티가 바부다(1981년), 세인트키츠 네비스(1983년)가 그 뒤를 따라 독립을 성취했다.

동시에, 1973년 차과라마스 조약 체결을 필두로, 이 지역의 경제 통합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차과라마스 조약은 카리브해 국가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카리브 공동체(CARICOM) 창설을 목표로 삼았다. 이 조약은 카리브해 국가들의 경제 협력과 통합을 증진하고 회원국 정부 간 외교 정책 공조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모든 것은 이 지역내 제도적 틀을 구축하여, 이 지역의 소국들이 국제기구와 미주 체제 내에서 더욱 강력한 협상력과 공동 행동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었다. 이 지역 국가들 간 정치적 공조가 이루어진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1972년 12월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가이아나, 트리니다드 토바고 정부가 쿠바와 외교 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이 외교관계 수립 사건은 혁명국 쿠바의 외교 정책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며, 쿠바가 새롭게 독립한 카리브 국가들과의 협력과 상호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1983년, 미국이 그레나다를 침공하면서 쿠바와 카리브해 지역 간 관계는 다소 악화되었다.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은 미주기구 뿐만 아니라 동카리브해 국가기구(OECS) 회원국과 바베이도스, 자메이카의 지지를 받았다.

1990년대 초, 쿠바와 카리브해 지역 국가 간 관계는 더욱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국면에 진입했다. 1993년 쿠바-카리브 국가연합 공동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이후 특히 1994년 카리브 국가연합(ACS)이 창설된 후 10년 동안 쿠바는 카리브해 국가들과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강화했다. 이들 국가에는 모든 카리브해 섬나라와 중앙아메리카 국가,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가 포함되었다. 카리브 국가연합은 미국의 영향권 밖에 위치하여 쿠바가 이 지역에서 외교 정책을 펼치는 데 특히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또한, 쿠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협력 등 지역 역학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쿠바-카리브해 국가 간 관계는 쿠바 정부의 주도로 2002년 12월 아바나에서 개최된 제1차 카리브공동체-쿠바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점에 도달했다. 이 정상회의는 쿠바와 바베이도스, 가이아나,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모든 카리브공동체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이 역사적인 회의에서 쿠바와 이 지역 국가 간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와 지침이 만들어졌다.

이 정상회의에서 무역 및 경제 협력 협정이 체결되었는데, 이 협정들은 2년 전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열린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협상된 바 있었다. 이들 협정은 상품 및 서비스 무역 증진, 상거래 원활화를 위한 금융 제도 수립, 시장 접근 촉진, 합작 투자 설립 촉진, 투자 보호, 정보 교환 증진을 목표로 했다. 이들 협정은 이후 2006년 새로운 경제 및 무역 현실을 반영하여 개정되었다.

그 시점부터 쿠바 외교부는 소위 ‘포괄적 카리브해 계획’(PIC, 스페인어)을 시행하기 시작했는데, 이 계획은 쿠바 외교 정책의 근본적 목표를 달성한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이 지역에 대한 모든 외교 활동을 통합한 것이었다(Martínez, 2011, p. 217).

그 직후, 쿠바와 이 지역 각국과의 양자 관계 및 카리브공동체(CARICOM)와의 관계 모두 급속히 발전, 강화되었다. 일각에서는 2002년부터 2005년(제2차 카리브공동체-쿠바 정상회담 개최 연도)까지 카리브해 국가 정부 수반들의 쿠바 공식 방문이 급증한 것을 “눈사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 지역에 대한 쿠바의 정치·외교적 접근이 성공적이었으며, 카리브해가 쿠바의 외교 정책 의제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했음을 보여준다.

이 기간 동안 쿠바는 보건, 교육,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지역 국가들과의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2008년 제3차 카리브공동체-쿠바 정상회의에서 양측 관계에서 협력이 그 핵심이자 선도적인 요소임을 재확인했으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호 지원이 확대되고 심화되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정부의 지원을 대폭 받았다.

동시에 ALBA-TCP와 페트로카리베와 같은 정치적 협력 및 이니셔티브의 등장으로 일부 카리브공동체 국가들이 이러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서 상호 협력, 정치 연대, 그리고 지역 사업 공조의 기회가 더욱 확대되었다.

양측은 유엔 총회,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무역기구(WTO), 비동맹 운동(NAM), G77+중국, 그리고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등 다양한 국제 포럼에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국제 협력은 양측의 확고한 정치적 의지와 건설적인 의견 차이 해결 능력에 힘입어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미국의 금수조치에 반대하는 만장일치의 입장을 견지한 카리브공동체(CARICOM)과 쿠바의 연대는 더욱 강화되었다.

지금까지 카리브공동체-쿠바 정상회의는 8차례 개최되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바베이도스에서 개최되어 쿠바 대통령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가 참석했다. 당시 그는 바베이도스를 공식 방문하고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과 그레나다 두 나라를 순방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현재 쿠바에는 카리브해 지역 국가에서 온 장학생이 8500명이 넘으며, 그중 6,000명 이상이 졸업했다. 또한, 2,000명이 넘는 쿠바 전문가들이 현재 카리브공동체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쿠바-카리브해 국가 간 관계 전망: 위협과 기회

쿠바는 카리브공동체 국가와 강력한 관계 유지를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소규모 기구를 구성하는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이들은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합의가 요구되는 경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 기구 회원국은 수(數)적 측면에서 비교적 큰 블록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기구에서 강대국과 동등한 투표권을 갖고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21세기 국제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를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점차 약화되고, 점점 더 다극화되는 국제질서의 등장,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경제 및 무역 중심 이동, 새로운 정보 기술의 영향력 증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국제 질서의 변화는 쿠바 정부의 대외 활동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쿠바 정부의 지역내 지배력을 억제시키는 한편 서반구 지역에서 역외 강대국의 영향력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대외 정책 실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모든 카리브해 국가들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 외교 공관을 두고 있으며, 쿠바 역시 이들 국가에 외교 공관을 두고 있다. 이러한 외교 행보는 쿠바를 이 지역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행위 주체로 만들고, 카리브공동체(CARICOM) 회원국들이 쿠바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카리브 공동체 내에서는 미국의 쿠바 금수조치를 규탄하고 쿠바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강력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각종 국제 및 지역 다자기구의 공동 선언문에도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쿠바와 카리브공동체 국가 간 경제 관계는 정치 및 협력 분야에서 달성된 협력 수준에 비해선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광범위한 관세 특혜를 포함하는 무역 및 경제 협력 협정(ALADI, 2011)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양측 간 무역 규모는 여전히 매우 낮고 쿠바의 무역은 트리니다드 토바고(5,790만 달러), 자메이카(320만 달러), 가이아나(50만 7천 달러), 수리남(8만 4천 달러)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양측 간 총 무역 규모는 약 6,100만 달러에 불과하다(국가통계정보국—ONEI, 2024, 233~236쪽).

양측 간 경제적 유대관계가 심화되지 못한 것은 양측 모두 경제 협력 조치를 이행하려는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카리브해 섬나라들의 경제 구조와 글로벌 경제에 통합되는 방식과 관련된 보다 복잡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쿠바와 대부분의 카리브공동체 회원국이 모두 군소도서개발도상국(SIDS)으로 분류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 국가들 모두 공동의 개발 과제를 안고 있다.

제한된 경제 역량·소규모 국가, 높은 수준의 개방성과 국제 경제에 대한 높은의존도, 낮은 다각화, 교통 및 연결성 문제, 그리고 기후 변화와 극심한 기상 현상의 영향에 대한 높은 노출 등과 같은 요인들은 쿠바와 카리브해 지역 간의 다면적인 관계 발전, 특히 경제 및 무역 관계 분야에서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한다(Laguardia, 2022, p. 179).

위협

공화당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행정부 출범은 쿠바-카리브해 지역 국가 관계, 더 나아가 쿠바의 이 지역 대외 정책에 대한 위협임이 분명하다. 미국 내 반(反)쿠바 극우 세력과 긴밀히 연관된 논란의 인물들(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우리시오 클라베르카로네 국무부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담당 차관 등)이 임명된 것은 쿠바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쿠바 봉쇄 강화, 일방적 추가 조치 시행, 그리고 쿠바의 테러 지원국 명단 재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랫동안 추진되어 온 쿠바-카리브공동체 국가 간 경제 및 무역 관계 발전이 크게 저해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크게 강화되고 영향력이 확대된 미국의 대(對)쿠바 봉쇄가 쿠바-카리브공동체 국가의 경제 관계를 양측 간 정치적 관계와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요 장애물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봉쇄 제재는 쿠바의 외교 정책이 해결해야 할에서 명확한 목표이다. 전반적으로, 쿠바 봉쇄같은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은 쿠바의 신용 및 자금 조달 접근을 제한하고, 금융 활동을 방해하며, 수출 수익을 감소시키고, 잠재적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쿠바가 국제 시장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러한 모든 요인들은 쿠바의 경제 위기를 악화시키고 수출 역량 감소 및 외화 부족과 같은 문제를 심화시켜 카리브해 지역을 포함한 쿠바의 세계 무역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쿠바의 어려움은 카리브해 역내 무역을 저해하는 물류 제약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다. 더욱이 양측 제도 및 관료 시스템에 대한 상호 이해 부족은 경제적 관계 확대에 여전히 중대한 장벽으로 남아 있다(Marín, Martínez, & Laguardia, 2024).

현재의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양측이 상호 보완적인 영역을 파악하고 상호 강점과 기회를 활용하는 원칙에 기반하여 더욱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경제 관계를 발전시킬 가능성과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쿠바의 생명공학 및 제약 분야가 이룩한 과학적 성과와 다양한 고품질 첨단 기술 제품은 카리브해 지역으로의 수출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카리브해 국가들의 의료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쿠바 기업과 기관이 개발한 농업 및 축산 분야의 우수한 생명공학 제품들은 카리브해 국가의 식량 주권 강화 노력에 기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쿠바의 신흥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 특히 대외 무역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데, 이들 기업들은 쿠바와 카리브해 국가들 간 무역 및 사업 증진에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경제 관계 발전과 관련해 쿠바의 대외 정책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은 여러 카리브해 국가가 조세 피난처 블랙 리스트에 포함되어 중간 소득 국가로 분류되면서 발생하는 재정적 제약이다. 중간 소득 국가로 분류된 이들 국가들은 개발 원조 및 기타 특혜 금융 지원을 신청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미국의 봉쇄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쿠바는 설상가상의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쿠바가 직면한 또 다른 중요한 위협은 기후 변화의 영향, 특히 극심한 기상 현상의 증가이다. 이러한 현상은 쿠바의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훼손하고, 농업을 파괴하며, 관광 수입을 감소시키고, 식량 불안을 심화시키며, 사회 기반 시설을 손상시키고, 지속적인 예산 지출 및 공공 부채를 발생시키는 등 여러 가지로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우리는 특히 지난 10년 동안 카리브공동체 국가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고 카리브해의 다른 협력 프로젝트, 특히 쿠바가 중요한 역할을 한 ALBA-TCP 및 Petrocaribe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역량이 약화된 것을 주요 위협으로 간주한다.

또한, 에세키보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리브공동체(CARICOM) 국가들은 가이아나의 입장을 지지하는 데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쿠바는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복잡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고, 미국은 이 문제를 베네수엘라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더욱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베네수엘라 대선과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정치, 외교, 선전 공세를 촉발시켰다. 일부 카리브해 국가들은 미국의 입장에 동조했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이러한 입장에 동조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카리브공동체 회원국들에게 있어 미국은 여전히 그들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주요 “국가”이다. 카리브공동체 회원국이 미국과 안보 문제에 대해 협력을 조율의 필요성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데, 특히 국경 간 범죄 증가, 미국의 “제3의국경”으로서의 카리브해 국가의 지위,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성, 그리고 카리브공동체(CARICOM) 국가들 간의 원조와 재정 지원의 필요성과 같은 공통된 과제들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양측 간 권력 불균형은 미국이 안보를 압박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쿠바와 카리브공동체 국가 간의 관계에 지속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민과 마약 밀매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미주 지역 국가 간 관계에 대해 먼로 독트린과 같은 고립주의적 관점을 고수하는 새 미국 행정부 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또 다른 위협은 카리브 국가연합과 같은 지역 메커니즘의 약화이다. 쿠바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리브 국가연합은 1994년 설립 이후 공동 경제 공간 구축, 카리브해 보존, 회원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촉진이라는 설립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후 변화 완화 및 재난 위험 예방 협력 분야에서는 나름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다.

기회

이 지역 국가들에게 있어 핵심적인 기회 중 하나는 다자간 의제와 관련하여 공동의 관심사인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와 폭넓은 합의 구축에 있다. 이는 유엔 기구 및 포럼 뿐만 아니라 G77+중국, 비동맹 운동과 같은 플랫폼에서도 적용된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노예제 배상, 기후 변화에 대한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 재정 지원 자격 기준 개혁, 세계 금융 구조 개혁을 위한 브리지타운 이니셔티브 제안, 쿠바에 대한 미국의 봉쇄 해제, 쿠바의 국제 협력 인정(특히 보건 분야), 그리고 쿠바를 미국의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 등 다양한 공동의 요구와 제안에 대한 상호 지지를 입증해 왔다.

쿠바의 외교 정책 전망과 관련하여 또 다른 기회는 쿠바가 카리브해 지역과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정치적,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교 역할은 지역 간 정치적, 소통적 틀의 차이와 극심한 경제적 불균형으로 인해 여전히 중요한 데, 특히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에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쿠바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의 리더십 위치에 카리브공동체 상임대표를 포함시키는 데 힘썼고,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의 공동 선언문에 카리브해 지역의 우려 사항이 반영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또 다른 기회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강대국과 역외 국가들의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관심 증가이다. 중국은 특히 카리브공동체 국가들이 중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중국과 이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 및 무역 관계는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카리브해 제품에 대한 중국의 높은 수요는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공급망 확보 및 비용 절감을 위한 역내 운송 인프라 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쿠바와 여러 카리브해 국가들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은 이들 국가들에게는 이점이자 기회이다.

쿠바는 중국과 강력하고 전략적이며 높은 수준의 정치·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간주될 수 있다. 특히 세인트루시아, 세인트키츠 네비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벨리즈, 아이티 등 카리브해 5개국이 대만과 여전히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쿠바는 중국과 카리브공동체의 정치적 교류 확대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다시 말해, 쿠바는 양측과의 특권적 관계를 더욱 활용하여 양측 간 정치적 화해를 주선하고, 이 지역과의 경제 및 무역 관계 확대에 기여하며, 삼각 협력을 통해 중국 자본이 참여하는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틀내에서 쿠바는 많은 카리브해 국가들이 그 역량이 부족한 분야에 전문성, 지식, 그리고 고도로 숙련된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쿠바가 브릭스(BRICS) 준(準)회원국으로 가입한 것은 협력, 투자, 자금 조달 측면에서 쿠바에 유망한 기회를 부여해 준다. 이러한 기회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역동적인 여러 경제국으로 구성된 다극적 세계관을 추진하는 국제 기구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브릭스는 쿠바에게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주요 시장에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전략적 지리적 위치를 부여해 주는 한편, 쿠바는 50년 이상 쌓아온 카리브해 국가들과의 영향력 있고 특권적인 정치적 관계를 통해 브릭스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브릭스와 카리브해 지역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쿠바-아프리카 대륙 및 소위 남반구 국가들 간 역사적인 협력 관계와 고위급 정치·외교적 대화 또한 쿠바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쿠바는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통해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과 역외 국가들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다자간 무대에서 공동 입장에 대한 조율을 활성화하며 경제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와 관련하여, 카리브공동체(CARICOM)는 2021년 첫 번째 정상회담 개최를 시작으로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 대륙과의 관계 강화를 목표로 삼아 왔다. 이러한 목표는 카리브공동체 15개 회원국 중 12개국이 아프리카수출입은행(Afreximbank)과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한 데 분명히 반영되어 있으며, 아프리카수출입은행은 카리브해 지역에 15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승인했다(Afreximbank, 2024).

더 나아가, 쿠바와 카리브공동체 간 협력은 각 당사국의 특수한 필요와 이점에 맞춰 여전히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쿠바는 이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삼각 협력은 정부 및 다자간 재원 조달의 핵심 메커니즘이 된다. 서방 및 비서방을 포함한 다양한 강대국들의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관심 증가는 기후 변화 완화, 에너지 전환, 디지털화와 같은 핵심 분야에 대한 자원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쿠바는 이러한 분야에 숙련된 전문가와 개발된 역량을 활용하여 참여할 수 있다(Marín, Martínez, & Laguardia, 2024, p. 10).

결론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쿠바-카리브공동체(CARICOM)간 유대 관계는 전략적 포괄성, 일관성, 그리고 정치 및 협력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성공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경제 및 무역 분야에서는 여전히 이와 유사한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발전이 더뎌 제한적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은 카리브해 국가들의 경제의 구조적 조건과 제약, 그리고 글로벌 경제로의 통합, 그리고 미국의 봉쇄와 쿠바에 대한 경제적 압박 정책과 관련이 있다. 쿠바 경제 위기의 악화는 미국의 봉쇄 강화, 새로운 제재 부과, 그리고 새 미국 행정부의 공세적 정책에 따라 쿠바가 테러 지원국 명단에 계속 남아있게 되는 상황으로 인해 카리브해 지역에서 쿠바의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

동시에 쿠바가 브릭스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전망은 쿠바가 50년 이상 카리브해 국가들과 쌓아온 신뢰와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브릭스와 카리브해 지역 간의 전략적 동맹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협력은 쿠바와 카리브해 지역 관계의 초석이었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쿠바가 전문성과 고도의 인적 자원을 보유한 만큼 다른 분야를 활용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삼각 협력의 잠재력과 카리브해 지역 주요 국제 행위 주체들의 관심 증가는 쿠바가 이 지역에서 협력 노력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First published in: Política Internacional, VII (Nro. 3), 203-213 Original Source
 Carlos Miguel Portela Ochoa

Carlos Miguel Portela Ochoa

Carlos Miguel Portela Ochoa는 쿠바의 외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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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 Yaci Rodríguez Moreno

Licenciada en Relaciones Internacionales. Diplomada en Servicio Exterior. Especialista del 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 La Habana, 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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