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승전기념일 퍼레이드는 눈부시게 계획되고 디자인되었다. 제복을 입은 군인들, 항공기 편대, 그리고 중국의 급속한 군 현대화를 강조하기 위한 최신 무기들이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미지는 미사일이나 스텔스 전투기가 아니라 시진핑을 중심으로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이 양옆으로 나란히 서서 이 퍼레이드 광경을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널리 방송되고 사진으로 촬영된 이 장면은 이번 기념 행사를 지정학적 표식으로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스냅샷이라기보다는 상징적 신호였다.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핵심 전략 문제에 대한 결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에 중국, 러시아, 북한은 3국 간 심화되는 동맹 관계를 일반 대중에게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퍼레이드 자체는 하드웨어와 서사(敍事)라는 익숙한 조합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영역에 걸친 첨단 무기 시스템이 공개되었다. 개량형 대륙간 미사일,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극초음속 및 대함 능력, 장거리 폭격기, 조기 경보기, 그리고 수중 잠수정과 “충성스러운 윙맨” 드론을 포함한 다양한 무인 플랫폼이 그 예였다. 중국 언론은 이러한 무기들을 “세계적 수준”의 인민해방군(PLA)이 기존의 제약을 넘어 정보, 우주, 사이버 작전을 진정한 다영역 작전으로 수행해 나아갈 수 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독립적인 언론은 중국의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분석하고 이것들이 단순한 연출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과 전략적 심도를 갖춘 무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메시지는 정치적인 것이었다. 푸틴과 김정은이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의례적인 행사가 아니었다. 각 국가 지도자는 시진핑 주석의 가까운 동료로 보이기 위한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베이징에서 펼쳐진 퍼레이드에 시각적인 무게감이 더해짐으로써 큰 이득을 얻었다. 러시아에 있어 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한 무대에 선 사진은 러시아가 고립되지 않았고, 강력한 파트너국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아가 강력한 비(非)서방 연합에 속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북한에 있어 이 사진은 훨씬 더 중요했다. 그것은 북한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 중요한 전략적 그룹의 일원으로 공개적으로 인정받을 기회였기 때문이다. 중국에 있어 이들 두 정상을 접견하는 것은 중국이 이들과 회동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신호였다. 즉,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중국에 우호적인 정부를 안심시키며, 미국의 경쟁국들 간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미국 등 적대국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3개국 연대는 수년간 축적되어 왔지만, 중국 본토에서만 입증이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 협상의 여지를 남기면서도 에너지, 국방, 외교 분야에서는 협력을 확대해 왔다. 북한과 러시아의 급속한 교류와 관계 강화 그리고 중국과의 정치적 유대 강화는 이러한 새로운 삼각 구도에서 중요한 3가지 축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3국 간 상호 방위 의무를 지닌 공식적인 동맹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3국 연합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저항하고, 서방의 제재 압력을 약화시키며, 서구의 기술 제한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과 서구 공급망에 대한 대안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등, 공통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집된 전략적 동맹과 유사하다. 연단에서 펼쳐진 안무가 이러한 동맹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 동맹을 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만들었다.
기억의 정치는 이러한 가독성(可讀性)의 핵심 요소이다. 중국이 퍼레이드를 대일(對日) 전승 기념 행사로 결정한 것은 현대 시대의 힘의 투사가 통합적인 도덕적 서사(敍事) 속에 가려질 수 있도록 한다. 중국은 외교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의 기억을 점점 더 활용하고 있으며, 1945년 이후의 국제 질서와 그 질서 내에서 중국의 정당한 입지를 재구성하려는 “기억 전쟁”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가 오랫동안 “위대한 애국 전쟁”을 활용해 온 것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하며, 선택적 역사적 연속성을 통해 현재의 정책을 정당화한다. 북한의 혁명 신화는 이러한 서사(敍事) 구조에 쉽게 들어맞는다. 3국 정상은 반(反)파시스트 승리 기념일에 함께 연단에 서서 물질적 협력을 보완하는 사상적 융합을 드러내 보였다. 즉, 대안적 국제 질서와 비전의 수호자로서 도덕적 정통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번 베이징 퍼레이드의 군사적 측면은 이러한 주장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지상 기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시스템, 공중 발사 핵무기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과시하는 3대 무기 체계의 전시는 중국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2차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 및 대함 체계의 공개 발표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적의 작전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의도가 있다. 다양한 무인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소모성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 지속성을 향상시키고 센서-투-슈터 루프를 압축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퍼레이드를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전시 시스템이 완전히 작동 가능하거나 대규모로 배치된 것은 아니며, 성능에 대한 주장을 검증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하나의 지표로서, 플랫폼의 폭과 통합은 AI 기반 타겟팅 및 의사결정 지원이 이론적인 야망이 아니라 프로그램적 우선순위인 합동 작전 및 “지능화된” 전쟁에 전념하는 기획 문화임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시진핑-푸틴-김정은 세 지도자의 이미지는 실제로 어떻게 변할까? 첫째, 많은 사람들의 기대치를 명확히 한다. 관찰자들은 더 이상 산발적인 양자 협상을 통해 이들 삼각 관계의 궤적을 추론할 필요가 없다. 세 정상은 자신들의 입장을 가시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가시성은 억지력을 창출하여 특정 회원국을 강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정보 공유, 유엔 및 기타 포럼에서의 외교 공조, 지역 위기 시 동시적인 신호 전달, 그리고 제재 회피 관행의 상호 강화 등 실질적인 협력을 촉진할 수도 있다. 둘째, 서방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든다. 중국이 유럽이나 한반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에 신중을 기한다 하더라도, 외교적 은폐, 경제적 완충 장치, 그리고 치명적인 원조에 미치지 못하는 기술 흐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력 간 상관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는 남반구 전역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정부들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며 이분법적 선택에 강요되는 것을 거부한다. 이번 퍼레이드의 시각적 이미지는 국제 체제가 이미 다극화되어 있으며 비(非)서방 연합이 서방의 지도 없이도 안보와 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기성화된 이야기를 제공했다.
이번 세 지도자의 단합은 서방의 공조와는 현저한 대조를 보여 주었다. 대서양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상당히 높지만, 자원 수준, 전쟁 목표, 그리고 일정에 대한 논쟁은 심화되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강압 행위를 억제하는 데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위험 감수 성향의 차이로 인해 대중(對中) 정책에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선거 정치가 외교 정책의 변동성을 심화시켜 장기적인 초당적 전략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나토 확대에서 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의 소규모 다자간 협력 체제 발전에 이르기까지 서방의 연합 구축은 상당한 성공 사례를 보여왔다. 그러나 정직하게 현 상황을 분석해 보면, 권위주의 세 국가의 지도자가 서방의 주요 국가들과는 달리 일관된 목표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함의가 있다. 첫째는 서사(敍事) 경쟁이다. 베이징, 모스크바, 평양이 이번 기념 행사를 자국의 정통성과 회복력에 대한 세계적인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면, 역사를 전략적 자원으로 계속 활용할 것이다. 서방의 적절한 대응은 서사 영역을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 기반 국제 질서와 무역 신뢰성, 위기 관리, 주권 보호라는 실질적인 이점 사이의 연관성을 다양한 청중에게 설명하는 역사적 근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인 메시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둘째는 연합 세력 유지이다. 서방 정책 입안자들은 “연합 위생(coalition hygiene)”을 우선시해야 한다. 즉,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수출 통제와 투자 심사를 조율하고, 주요 공급망에 중복성을 구축하며, 제재 집행의 차이를 해소하고, 전술적 차이가 전략적 연계를 흐리지 않도록 메시지를 조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보다 정치적 조율이 더 필요하다. 셋째는 전역 통합이다. 이번 베이징 행사에서의 이미지가 세 적대국 수도 간의 지역 간 이해를 시사했듯이, 동맹 계획은 전구 간 연계성, 즉 유럽의 행동이 아시아의 억지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지를 더 잘 고려해야 하며, 자원 배분과 산업 정책이 진정한 세계적 우선순위를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북한 간에 형성된 새 동맹은 비대칭적이고 이해관계에 기반하며, 구속성있는 동맹은 아니다. 중국의 세계 경제 통합은 러시아와 북한에 공유되지 않는 제약을 부과한다. 러시아와 북한은 각각 중국이 신중하게 관리할 부채를 안고 있다. 기술, 가격, 지역 형평성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넘어선 협력의 문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 이들 세 국가 정부는 이제 상호 근접성의 이점이 비용을 능가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일단 내려지면 쉽게 뒤집기 어렵다. 관료주의적인 후속 조치와 매몰된 평판 비용을 통해 스스로 추진력을 얻는 경향이 있다.
하나의 이미지만으로는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추세를 구체화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집중시킬 수 있다. 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통된 불만과 공동의 전략에 기반한 권위주의적 융합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직면한 과제, 즉 함께 행동할 인내심, 단결, 그리고 정책 규율을 유지하는 과제가 부각되었다. 서방에게 중요한 시험대는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듯이) 그러한 신호를 인식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그 인식을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베이징에서의 퍼레이드가 안무와 의도의 과시였다면, 적절한 답은 대항적 퍼레이드가 아니라, 보다 조용한 조율 작업이다. 즉, 서사를 이해관계에, 이해관계를 수단에, 그리고 수단을 파트너에 맞추는 작업 말이다. 이러한 작업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그 사진을 정책으로 바꾸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