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가속화된 미국의 권위주의적 행보는 남미 전역의 민주주의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급속히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과정을 겪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1월까지 미국은 비교적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일부 주에서는 다른 주보다 선거가 더 자유롭고 공정함), 전 성인에게 선거권 부여, 후견 기관의 부재,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의 보호, 그리고 행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일련의 견제와 균형을 갖춘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이러한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는 상당히 변화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나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의 전술을 따라, 지난 10개월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관료제를 해체하고, 의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며, 정부 기관을 활용하여 대학, 언론, 그리고 반대 세력을 공격, 검열, 갈취했으며, 이민자(그리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위한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 이러한 미국의 변화는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루칸 웨이는 미국이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라 ‘선거를 치르는 권위주의 정권’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이러한 독재화 과정이 남미에 미치는 영향은 재앙적이다. 법치주의나 시민적·정치적 자유보다는 이념적 승리에 더 관심이 많은 순종적인 미국의 의회와 대법원의 힘을 빌려, 트럼프는 최소한의 제약 속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지방 법원, 주 법원, 연방 법원이 헌법을 위반하는 트럼프의 행정 명령이나 조치들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기울렸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나 불편한 요건을 회피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는 특히 미국 대통령이 전통적으로 상당한 유연성을 누려온 분야, 특히 남미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 즉 해외 원조, 이민, 마약 단속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미 의회가 이전에 승인한 미국의 국제 원조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폐지했다. 2024년 미 예산에는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의 민주주의 증진에 9천만 달러, 멕시코의 펜타닐 유통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파나마, 코스타리카의 코카인 밀매를 근절하기 위한 1억 2천 5백만 달러,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의 인신매매 방지 및 여성 폭력 감소 프로그램에 8천 2백 50만 달러가 포함되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국무부의 인권 프로그램 해체는 남반구 국가들의 이민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와 함께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 망명 및 난민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고 60만 명이 넘는 아이티와 베네수엘라 이민자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를 종료시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이용해 적법 절차 없이 이민자들을 구금하고 추방해 왔다는 것이다. 올해 9월까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59,000명 이상을 구금했는데, 그중 71.5%는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미국은 234,210명을 추방했는데, 이 중 다수는 사법 명령 없이 추방을 당했다. 이러한 과정은 너무나 자의적이어서 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으로 미국 시민 170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구금된 사람들은 시민권 여부와 관계없이, 합법적인 신분 여부와 관계없이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으며, 종종 이민 구금 시스템에 갇히거나 변호사나 가족과의 접촉 없이 추방되었다. 라파엘 비델라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같은 남미의 독재자들이 저지른 인권 유린을 들으며 남미에서 자란 우리에게는, 가면을 쓴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거나 영장을 제시하기를 거부하고 사람들을 아무런 표시가 없는 차량에 태워 어디론가 데려가는 모습에 너무나 익숙해졌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은 남미 국가에 특히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 정책은 남미 출신의 우리 동포들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추방이나 두려움에 의한 자발적 출국을 유도해 미국에서 달러로 생활하고 돈을 버는 남미 사람들의 수를 감소시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 내 남미 이주민의 감소는 남미로의 송금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취약한 남미 경제에 필수적인 경제적 밸브를 닫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주개발은행(IDB)에 따르면, 남미로의 송금 규모는 아르헨티나의 GDP 대비 0.1%에서 니카라과의 27.6%까지 다양하다.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와 같은 남미 국가들은 국민 소득의 약 5분의 1을 송금에서 얻으며, 그중 60%는 북미에서 송금된 것이다.
이민자 단속, 합법적 입국 경로 폐쇄, 그리고 경제 원조 중단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과 맞물려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미군은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선박을 공격했다. 이러한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하며 미국 내 법치주의의 우려스러운 변화를 잘 드러낸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은 검사, 판사, 그리고 사형 집행인 역할을 할 수 없다. 마약 밀매의 증거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완전히 명확하지는 않지만), 적법 절차에 따라 해당 선박을 억류하고 증거를 수집해 용의자를 법정에 세워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호전적인 수사(修辭)와 카리브해 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 그리고 베네수엘라 내 비밀 정보 작전 승인은 위험할 정도로 선동적인 미국의 정책을 시사한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전포고를 할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에 전례 없는 파괴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이제 마지막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미국이 민주적(또는 권위적) 지도자와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오랫동안 남미 지역의 민주주의(또는 독재) 안정에 필수적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여러 남미 국가에서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약화되었다. 베네수엘라나 엘살바도르의 독재 정권을 전복하고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과테말라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운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민주 동맹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변덕스러운 정책, 나이브 부켈레나 하비에르 밀레이와 같은 권위주의 성향의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 그리고 구스타보 페트로와 같은 포퓰리스트 인물에 대한 적대감은 모두 정치적 양극화, 불처벌,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독재 세력의 영향력 증대를 야기하며, 남미 지역 전역의 민주주의 행위자와 제도를 약화시킨다.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잠식되어 약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상당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행태는 국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운이 따른다면 이러한 움직임이 권위주의적 충동을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미국이 남미 지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남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단편적이었고, 어떤 경우에는 즉흥적이었다. 남미 국가들은공동의 대응을 모색하고, 민주적 리더십을 강화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격에 공동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