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이후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를 위한 새로운 마스터 플랜인 5개년 계획을 발표해 왔다.
이 5개년 청사진은 대체로 중국이 농촌 경제에서 도시화되고 선진화된 강국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단결을 촉진하는 데 그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2025년 10월 초, 중국 지도자들이 15번째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회동했을 때, 두 가지 주요 요인, 즉 국내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경쟁 심화로 인해 과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 지도자들의 해결책은? 바로 기존과 같은 방식이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기술 자립, 산업 현대화, 그리고 내수 확대를 통해 “고품질의 경제 개발”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국가 주도 모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2026-2030년 새 5개년 계획을 마련한 사람들은 저성장 소비 지출과 고조되는 경제 위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혁신 주도의 산업 성장이 중국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로서 나는 중국의 이 새로운 5개년 계획이 경제만큼이나 권력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5개년 계획은 새로운 경쟁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하나의 청사진에 불과해 급증하는 산업 생산 능력과 이 반해 부진한 국내 수요 간의 격차로 심화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
첨단 기술의 꿈
새로운 5개년 계획의 핵심은 첨단 제조 및 기술 혁신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 실제 이는 기존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중공업을 자동화 및 “녹색화”하며, 항공우주, 재생에너지, 양자 컴퓨팅과 같은 “신흥 미래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경제를 가치 사슬의 상위 단계로 끌어올림으로써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중국의 부상(浮上)속도를 늦추기 위해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시행하는 수출 통제로부터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은 자국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동시에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자립 추구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
시진핑 체제에서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민군 융합”이라고 부르는, 즉 민간 혁신과 군사적 필요를 통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새 5개년 계획은 이러한 융합을 국방 현대화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제도화하여 민간 인공지능이나 슈퍼컴퓨팅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자동적으로 기여하도록 할 것이다.
세계 무역 재편
중국의 국가 주도 첨단 산업 육성은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연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했다. 이제 중국은 반도체, 첨단 기계, 생명공학,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도 이러한 성공을 재현하려 한다.
이러한 중국의 야심이 실현된다면 세계 공급망과 표준이 재편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과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중국의 완벽한 공급망 구축 능력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기 위해 산업 재편을 논의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5개년 계획은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산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중국이 기술 주도권을 향한 도전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찾기 힘든 재균형
그러나 이 5개년 계획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탄탄한 내수 수요의 부재이다.
소비 지출과 생계 증진은 새 5개년 계획이 수립된 전체회의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그저 말로만 약속하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 지도자들은 교육, 의료, 사회보장 개선과 더불어 “소비 진작”과 “강력한 내수 시장 구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산업 고도화와 기술 자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에야 제시되었는데, 이는 여전히 과거의 우선순위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오랫동안 중국이 공공연한 수출 주도형 모델에서 벗어나 가계 소비 중심의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경제학자들을 실망시킬 것이다.
가계 소비는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약 40%에 불과하며,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문제는 중국 가계가 최근 일련의 경제적 타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린 코로나-19 봉쇄, 수조 달러의 부를 앗아간 부동산 시장 붕괴, 그리고 중국 당국이 해당 데이터 공개를 중단하기 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청년 실업률 상승 등이 그 예이다.
중국의 지방 정부가 부채에 시달리고 재정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과감한 사회복지 지출이나 소비 진작을 위한 개혁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시각에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중국이 국내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기술과 같은 제품의 추가 생산은 국내에서 흡수되기보다는 해외로 수출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5개년 계획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 단지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타 노후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운 감축을 막을 수 있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이 중국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서비스 및 소비 중심의 재균형을 지연시킨다.
파급 효과
중국은 전통적으로 중국의 5개년 계획을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묘사해 왔다. 중국의 관영 언론이 보도한 공식적인 설명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이 세계 성장의 “엔진”이자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화 장치”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새로운 5개년 계획은 자립을 추구하는 동시에 국제 무역 규범 준수, 자유무역지대 확대,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한 “고도의 개방”을 요구한다.
그러나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자국 산업을 지원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다른 국가의 제조업체들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수출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홍수는 멕시코에서 부터 유럽에 이르기까지 무역 파트너국들 사이에서 자국의 제조업체들을 압박했고, 이들 국가는 결국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첨단 산업과 전통 산업 모두에 대한 보조금을 더욱 확대한다면,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과잉 공급이 더욱 심화되어 글로벌 무역 마찰이 심화될 수 있다.
즉, 세계는 중국 산업의 영향력은 더 크게 체감하지만 구매력은 부족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은 국제 경제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고위험 투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자신의 장기 비전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계획이 야심차고 포괄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중국을 글로벌 기술 정상으로 이끌고 강대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5개년 계획은 또한 중국 전역의 많은 가정에 피해를 입힌 경제 불균형을 대가로 성장을 이끌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기를 꺼리는 중국 정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은 근본적인 방향 전환보다는 모든 것을 다 꾀하고 있다. 자립과 글로벌 통합을 추구하고, 개방을 표방하면서도 국내 산업을 강화하고, 국민의 번영을 약속하면서도 산업과 국방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궁극적으로 2030년까지 복지가 필요한 중국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삶이 개선되는지 여부에 따라 그 성공 여부가 판단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