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본 연구는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 특히 미-중 간 전략적 대결과 그것이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여기서 “국제 질서”는 냉전 종식 후 미국이 서방에서 누렸던 패권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의 패권 시대 이후 새롭게 형성되는 관계들을 포괄하는 “새 국제 질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본 연구는 먼저 “국제 질서”라는 변수의 정의와 그것이 “새 국제 질서”로 진화해 온 과정을 살펴본다. 다음으로 냉전 이후 서방의 움직임을 주도해 온 미국의 외교 정책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후 최근 국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중국의 외교 정책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국제 정책과 지정학적 전략을 통해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중 두 나라의 양상을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1세기의 “새 국제 질서” 개념은 점점 더 다극화되고 있는 국제 체제 속에서 미-중 경쟁 구도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두 나라는 각각 명확한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미국은 패권 유지를 추구하는 반면, 중국은 모든 참여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제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미-중 갈등 자체가 “새 국제 질서”를 규정짓는다.
서론
현재 전 세계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강대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두 경제·군사 강대국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은 서방에서 영향력과 패권을 유지하며 국제기구의 의제를 주도하고 자국의 규칙에 따라 세계 분쟁을 해결하려 한다. 반면, 미국과 역사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던 중국은 경제 발전을 통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으며, 러시아, 인도 등과 함께 미국의 야심에 맞서고 있다.
기존 “국제 질서”가 쇠퇴함에 따라, 국제 관계의 새 범주인 “새로운 국제 질서”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 구성 요소, 출현 이유,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먼저 “국제 질서”의 개념을 정의한다. 이어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국제 질서”가 위기에 처하게 된 배경과 중국의 부상(浮上)으로 촉발된 “새 국제 질서”의 출현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이 이러한 위기에 이르게 된 주요 요인들을 살펴보고,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의 행보를 분석한 후, 이러한 미-중 대결이 국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다.
국제 질서
“국제 질서”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근간을 이루는 개념적 고찰이 필요하다. “패권”과 “권력”은 “국제 질서”를 정의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두 가지 개념이다.
‘패권(헤게모니)’은 공법이나 국제법상의 법적 내용을 넘어, 국가 간 관계에서 영향력 행사와 지배라는 두 과정의 중간 지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용어는 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 학파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일반적으로 ‘패권’은 타인을 이끌거나 지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국제적, 사회적, 개인적 관점 등 어떤 관점에서든 이해될 수 있다. (Bobbio & Matteucci, 1981a)
‘패권’은 권력의 행사 없이는 이해될 수 없다. 사회적 영역에서의 권력은 한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개인은 행위자인 동시에 객체이기도 하다. 타인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자는 상대방의 결정, 활동, 동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Bobbio & Matteucci, 1981b)
패권 과정은 권력 행사를 통해 설명된다. ‘권력’이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는 본질적으로 권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영향을 받는 요인이 이에 반응하여 권력 행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해당 외적 요인을 능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한다.
결론적으로, ‘국제 질서’는 한 주체, 즉 국가 또는 여러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이 대체로 합의에 의해 좌우되는 패권적 구조적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다수의 행위자가 공존하며 타인에 대한 지배권을 놓고 경쟁하는 비(非)패권적 질서와는 구별된다. 그러나 패권은 지배라는 개념, 즉 실질적인 권력 행사와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지배는 패권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Cox, 2013)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국제 질서’는 명확한 시작, 중간, 끝이 있고, 행위자와 입장이 정해진 선형적인 역사적 궤적을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제 질서’는 끊임없는 위기, 경제적, 사회적, 군사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행위자들의 등장, 타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특정 이해관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고의 지위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으로 특징지어지는 과정이다. (슐츠, 2023)
역사적으로 ‘국제 질서’라는 개념은 냉전 이후에 등장했다. 이 용어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각국의 사회·문화적 표현에 구체화된 정치·경제 모델의 패권을 통해서이다. 냉전 이후,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영속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이 “신자유주의” 모델을 수용하고 채택했다.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이러한 지배 또는 패권 과정이 관찰된다. (듀크-바르가스, 2021)
수년에 걸쳐 학계는 역사적 과정을 통해 세계적 사건들을 재평가하고 범주를 정의해 왔으며, 이러한 범주들은 상황에 따라 새로운 행위자와 다른 지리적 위치에서 다시 나타난다. 오늘날 “냉전”이라는 개념은 강대국 간의 투쟁을 이해하는 틀로 사용된다. 소위 “신냉전”은 미국과 러시아 또는 중국 간의 대립을 의미한다(Sanz Díaz & Sáenz-Rotko, 2022). 이는 1947년부터 1991년까지의 냉전과 같은 의미의 전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지속적인 행위자로 내세운 강대국 간의 대립 모델을 의미한다.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자유주의는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광범위한 논쟁의 대상이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이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기 대문에 간략히 설명하자면, 자유주의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국제적 맥락에서의 시장 개방과 자본주의 경제 모델 발전으로 나타난다(Bobbio & Matteucci, 1981b). 오늘날 자유주의에서 파생된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명확한 정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의는 생략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채택한 ‘국제 질서’ 개념은 앞서 분석한 개념들을 융합한 것이다. 지난 25년간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 지배적인 정치·경제 모델은 냉전 이후 미국이 강요한 자유민주주의였으며, 이는 문화, 교육, 언어 및 기타 사회적 측면을 통해 표현되었고 오늘날까지 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Dabat & Leal, 2019)
요컨대, ‘국제 질서’ 개념은 미국이 지난 25년간 세계적 패권을 유지해 왔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미국의 우월한 경제력과 군사력에 기인하며, 이러한 역량은 기존 모델(자유민주주의)을 채택한 다른 서구 국가들의 정치적 행보를 좌우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국제 시장을 활성화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패권을 강화하고 영속화할 수 있었다.
20세기 ‘국제 질서’의 위기
앞서 언급했듯이 국제 질서는 끊임없는 위기에 직면해 왔지만, 현재는 “과도기”라고 불리는 시기에 있다. 그람시가 지적한 이러한 정의는 모든 것이 완전히 정의되지 않은 중간 지점을 의미한다. 이는 진보도 퇴보도 없는 중립적인 순간으로, 지배 세력이 강압적인 수단을 포기하지 않고는 패권을 유지할 수 없거나, 반대로 변화의 힘이 목표를 달성하기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나후자 페랄레스, 2022)
이러한 “교착 상태”는 국가 간 갈등뿐만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도 갈등을 야기한다. 탈(脫)자본주의 경제 모델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대중매체(소셜 미디어)의 기술적 발달과 모델 유지를 위한 끊임없는 생산의 필요성으로 인해 사회적 정체성 문제가 대두된다.
“자아”라는 정체성이 사라지면서 “우리”라는 정체성 또한 소멸하고, 사회 자체가 사라져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는, 정의되지 않은 사회들의 총합만 남게 된다. 이러한 사회들은 자신들을 소비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투렌 & 길팽 퓌리아르, 2016)
냉전 이후의 ‘국제 질서’는 세계화 메커니즘을 구축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전 세계적인 빈곤화라는 패러다임을 초래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채택한 새로운 생산 모델이 사회적 기준을 후퇴시키면서 이윤 증대와 비용 절감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공장들은 사회 정책을 쉽게 회피할 수 있는 국가로 이전했고, 자국의 규정을 무시하며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사회적 회복 능력을 저해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경제 위기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 사회 불평등 과정을 야기했다. (촘스키, 2001)
20세기의 ‘국제 질서’는 도덕적 문제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세계적 위기에도 직면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기구들은 자신의 설립 목적이었던 문제들을 예방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었다. 국제기구는 글로벌 보건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포괄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틀 안에서, “새 국제 질서”는 인간 중심적 접근 방식과 공동 개발 목표를 특징으로 한다. (칼데라 인판테, 2020)
국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한 과제에 대응하여, CEPLAN(국가전략기획센터)은 다음과 같은 9가지 “메가트렌드”를 제시했다. 인구 고령화, 글로벌 도시화 심화, 다중 노드 세계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및 지속적인 사회 갈등, 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위기, 질병 양상 및 보건 시스템 변화, 천연자원 부족, 기후 변화 및 환경 파괴, 그리고 가속화되는 기술 혁신 및 개발. 이러한 메가트렌드는 페루라는 국가의 맥락에서 그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2030 어젠다와 같은 국제적 의제 및 미래 전망을 고려하여 수립되었다. (국가 전망 관측소, 미상)
“새 국제 질서”의 등장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질서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재정립하고 “우리는 여전히 탈냉전 시대에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답은 “아니오”이며, 사회학적 및 국제관계학적 범주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러한 이유로, 탈산업화, 다자주의의 실패, 그리고 새로운 입장을 결정하고 강요할 수 있는 신흥 강대국의 등장과 같은 요인들을 분석할 때 “새 국제 질서”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라미레스 몬타녜스 & 사르미엔토 수아레스, 2021)
많은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핵심은 미국이 패권적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각국 정부의 정책, 2008년과 같은 역사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 하락, 지역 내 자유민주주의 시도 실패를 대체할 정치 모델의 부재,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내부 사회 위기, 그리고 미국의 목표에 대한 적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등 여러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레추가 카르도소 & 레이바 코르데로, 2020)
미국과 강대국
미국의 외교 정책은 국제 관계 학자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왔다. 때로는 터무니없는 해석에 이를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역사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인 미국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외교 정책은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최강대국으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이는 외교적 수단이든 군사적 수단이든 경제적 수단이든, 강압적인 수단을 통해서든 세계 정세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수단에는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볼 수 있었던) 다자주의와 트럼프가 제시한 급진적인 일방주의 등이 포함된다. (도밍게스 로페스, 2021)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목표는 9·11 테러 이전부터 그 역사를 가지고 있다.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설립된 국제기구들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을 추진했다. 이러한 새로운 국제기구들은 국제 평화를 유지하고 정치·경제 협력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두 차례 세계 대전의 승전국으로서, 그리고 그에 필적할 만한 국가가 부재했던 상황에서, 미국은 이러한 기구들의 미래, 목적, 그리고 규칙을 결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바르베, 1995)
따라서 미국의 국내 정책이 사실상 외교 정책이 되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모든 국가는 자국 영토 내 질서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끊임없이 뛰어넘을 수 있는 정점을 달성하고자 한다. 미국은 세계를 마치 자신의 캔버스처럼 바라보았다. (Lascano, Vedia & Colotta, 2020)
이론적으로 미국은 Hard power(경성 권력) 측면에서 다른 국가들과 뚜렷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하드파워란 전 세계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된 한 국가의 군사력을 의미한다. 미국은 전세계 곳곳의 섬과 특정 영토에 군사 기지를 유지하며 자국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페냐 갈린도, 2018) 이러한 군사력은 무기 개발에서 비롯된 경제력과 함께한다. 전쟁은 미국 산업을 발전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이러한 산업에 대한 개입은 사업적 관점에서 필수적이지만 반드시 군사적인 것은 아니다. 정치 권력, 국가 구조, 그리고 군산복합체 간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전쟁은 핵심적인 논쟁거리가 되었다. (로든 제디스, 2023)
미국 모델은 여러 국가의 정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모방되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우파 정당 소속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스스로를 “라틴 아메리카의 트럼프”라고 칭했다. (로드리게스, 2019) 이는 서반구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사고방식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보우소나루는 이 지역의 유일한 “라틴 아메리카의 트럼프”가 아니다. 하비에르 밀레이와 나이브 부켈레도 “라틴 아메리카의 트럼프”의 예이며, 유럽에서는 조르지아 멜로니가 이들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2024년 11월 5일에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도널드 트럼프는 다시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였으며, 그의 입장은 온건해지기는커녕 더욱 급진적으로 변했다. 그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차지해 온 역사적 의미를 재해석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멕시코 이민자들에 대한 그의 여러 차례의 무례한 발언은 그를 외국인 혐오자이라는 비판을 받게 했다. (Bussaja, 2024) 이처럼 미국은 여전히 세계 지배와 패권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새로운 거인: 중국
시진핑은 2013년 중국의 지도자로 취임했다. 그의 첫 번째 목표는 2세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연결했던 실크로드를 본뜬 “신 실크로드” 건설이었다. 이 새로운 길은 중국을 세계와 연결하고 시장을 개방하여 역사적으로 고립되었던 과거를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 (중국, 2019) 이 계획은 또한 소프트 파워에 기반한 시진핑의 초기 국내 정책을 반영한다.
소프트 파워 이론은 경제 전략을 통해 한 국가의 영향력을 정의한다. 다시 말해, 국제 정세에 관여하는 국가들이 필요하거나 심지어 의무적으로 국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는 단일 국가가 통제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여러 국가의 항만들을 장악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러한 핵심 항만들은 자국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어 우선순위가 부여된다. (페냐 갈린도, 2018)
이러한 전략은 한 국가의 경제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적 관계 형성도 가능하게 한다. 중국의 경우 일본, 인도, 러시아와의 관계 확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로사스, 2008) 중국은 처음에는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이러한 국가들과 관계를 맺으려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자국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더 먼 국가들과의 관계도 모색하게 되었다. 중국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경제, 정치, 사회 협력에 관한 다양한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이러한 계획들은 중국-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간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한계가 있다. 중국이 라틴 아메리카에,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가 중국에 문화를 개방하려 하지만, 그 결과는 상호문화적 교류 과정이 아니라 다문화주의적 과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타이아노, 2019)
이러한 중국의 접근 방식은 미국에게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라틴 아메리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여러 분야에서의 미국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국이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지역 국가들은 중국의 전략에 무관심하지 않다. 중국 시장은 더 저렴한 제품, 더 기술적으로 앞선 상품,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중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Zapata & Martínez-Hernández, 2020)
라틴 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는 페루의 찬카이 메가 항구이다. 이 항구는 이 지역과 세계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항구로 인해 운송 시간이 단축되고 그 결과 중국 등 아시아 제품은 가격이 저렴해진다. 이는 페루의 관세 수입을 증가시키고 이 지역 경제 회랑 개발을 촉진한다. (Villagra, 2023)
마지막으로, 중국의 전략은 역사적으로 지난 ‘굴욕의 세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시기는 여전히 중국 공산당의 자아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시장 개방 이후, 궁극적인 목표인 ‘역사 정화’를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왔다. ‘늑대 전사 외교,’ 주변부 외교, 그리고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제 관계 모델과 같은 중국의 소통 전략은 시진핑을 역사적 맥락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가장 인정받고 칭송받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 (마수엘로스 차베스, 2022)
중국 대 미국
미국과 중국 간의 역학 관계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보호주의 및 민족주의 정책 기조가 채택되면서 이러한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결국 2018년에는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이어졌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의 이념을 고수하며 시진핑 주석 체제 하에서 패권주의적 야욕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주변국과의 경제 교류 증진, 국제기구 존중, 국제 정치에서의 우호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Barrera G et al., 2021)
중국의 이러한 입장은 여러 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진핑 주석은 여러 국제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개방성을 공고히 하고, 타국의 국내 정치에는 간섭하지 않는 강력한 경제 동맹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국가들의 투자 신뢰를 높였다. 나아가 경제 교류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 (쉬, 2021)
이처럼 미국은 한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강화하고 관세 전쟁을 촉발하며 국제 정세를 교란하고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자국 경제를 보호하려 한다. 반면 중국은 다른 나라에 개방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동맹을 제안하는 경제 모델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 발전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몇 년 동안 미-중 갈등이 예상되었다. 2021년에는 모든 징후가 미-중 간 불가피한 경제 충돌을 가리켰다. 관세 조치 이외에도 미국이 자신의 패권을 관리하면서 저질렀던 실수를 중국이 되풀이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사건들을 통해 분석되어 왔다. (게리그, 2021)
이러한 미-중 간 긴장 속에서 미국은 경제 충돌보다는 물리적 전쟁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달리 미국은 군사적으로는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약한 동맹국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군사적 의제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가상 분쟁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력은 대서양과 태평양에 대한 접근성, 군사 기지, 그리고 산업 단지를 통해 전쟁의 균형을 미국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 전략적으로 중국은 주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미국이 분쟁을 시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미국은 장기적인 무역 파트너를 잃게 되어 생산망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리그, 2021)
궁극적으로 미-중 양국은 경제 및 기술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지만, 막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큰 시장이 필요하고, 미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가진 중국에 많은 공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정책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완화되었으며, 바이든은 외교 채널을 개방하면서도 미국의 패권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다 온건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페르난데스 타비오, 2022)
그렇다면 이러한 미-중 대결은 어디에서 구체화되었을까? 2023년경에는 라틴 아메리카가 양국 모두에게 선호되는 무대가 되었다. 양국 모두 라틴 아메리카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주변부 경제권이 관심의 중심이 되었다. 두 나라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다시 한번 그들의 관계 전략에 그 원인이 있었다. 미국은 파나마에 대해 강압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 반면, 중국은 페루에 항만 투자를 통해 접근하여 라틴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이익이 되는 새로운 해상 항로를 개척했다. (카르바할-글래스, 2023)
2024년, 트럼프 2기 행정부하에서 미국은 아시아의 부상(浮上)에 강력히 반대하면서도 고립주의로 회귀했다. 중국은 상호 협력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미국은 군사적 입장을 취하며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와의 협력적 발전을 저지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력은 아시아가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 중국은 유럽,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시멘토, 2024)
논의
“국제 질서”와 그것이 “새 국제 질서”로 진화해 온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중국과 미국 간의 패권 대결이 분명해진다. 이러한 대결은 주로 경제적인 성격을 띠지만, 문화, 군사, 사회, 정치적 차원까지도 아우른다. 냉전 시절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이 용어는 과거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에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을 시사한다. (크리벨라로 네토, 2024
21세기의 “새 국제 질서”는 경제, 정치, 군사, 문화, 사회적 위기의 맥락을 보여준다. 두 강대국 간의 대립은 현재 세계의 흐름을 결정짓는다. 미-중 대결에 직접 참여할 여력이 없는 주변부 경제국들은 지정학적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최근 중국이 구축해 온 외교 및 협력 관계는 미국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켜 왔다. (로사스, 2008) 지정학적 환경은 갈등의 전개 자체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어 분석에 있어 명확한 지침이나 전망을 설정하기 어렵다. 미국은 자국의 외교 정책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고자 하며, 도널드 트럼프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국의 관점은 다른 어떤 나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접근 방식은 주요 적대국인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유럽 연합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도 적용된다.
중국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동맹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새 국제 질서”의 주도자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을 겨냥한 정책에 저항하고, 경제 및 기술 발전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여 미국의 국제적 안패권 달성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세계 현실(새 국제 질서)은 다극 체제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사건들이 미국의 약화를 초래했다. 더욱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국민에게 상당한 부채를 남겼고,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사고방식을 대변하는 반면, 시진핑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적수이다. 이러한 미-중 대결은 결국 제로섬 게임처럼 단 하나의 승자의 탄생으로 귀결될 것이다.
결론
본 연구의 주요 목표에 비추어 볼 때, 21세기에 그려지는 “새 국제 질서”는 미-중 갈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러한 교착 상태는 국제 무대에서 심각한 난관을 야기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결국 이 경제 경쟁에서 승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여전히 선두에 서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인물은 미국의 지속적인 패권적 야망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정권은 외교 정책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하여 개혁개방 시대에는 이루지 못했던 성과, 즉 중국을 국제 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미국 측의 대결적 조치에 중국이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비밀주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펼치는 지정학적 행보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중 간의 경제적 대결은 현실이며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새로운 국제 정책의 발전, 사회 및 보건 위기의 발생, 그리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국가들 간의 새로운 양자 협정 체결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대결은 구체적인 질서가 없는 ‘신세계 질서’를 상징하며, 어쩌면 국제 패러다임 전환의 전조로서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가 명확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