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 몰도바에서 분리된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 지역 지도자인 Vadim Krasnoselsky는 “프리드네스트로비아 몰다비아 공화국(Pridnestrovian Moldavian Republic)으로 알려진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모든” 대표자들을 소환했다. 그는 이 회의의 목적은 “트란스니스트리아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몰도바 공화국의 압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방 국정연설” 하루 전인 2월 28일로 예정이 됐다. 이 회의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를 포함한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란스니스트리아가 공식적으로 러시아 연방에 합류, 편입할 의사를 선언할 것임을 알리려는 의도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트란스니스트리아 의회 회의는 계획대로 열렸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대한 칭찬과 몰도바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다. 결국 모인 대표들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보호하고 몰도바와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뿐 아니라 독립국가연합 당사국간 총회, 유엔, 유럽연합, 유럽안보협력기구, 적십자에도 호소할 뿐이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소련 연방의 해체가 가속화되자 1990년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짧았던 폭력적 분쟁은 1992년 러시아가 중재한 휴전으로 끝났다. 이 휴전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하는 협상, 즉 몰도바에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재통합하는 협상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협상에 동의하려는 노력은 이후 30년 동안 헛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협상은 완전히 중단되었다. 따라서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은 현재 30년 이상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분리 정체성은 심지어 우호적인 러시아에서도 인정되지 않으며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공식적으로 몰도바의 일부로 남아 있다.
이러한 불확실한 국가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와 서구에서 러시아가 이 지역에 대한 영토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두려움은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악화되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러시아 크렘린의 지원을 받는 음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러한 사건들로 대의원들이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모인 다음 날 연두교서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몰도바 주변의 잠재적인 위기에 대한 초기의 “흥분”이 사라지자, 지역 및 국제 분석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인 견해는 이것이 본격적인 위기라기보다는 찻잔 속의 폭풍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견해는 Mihail Popşoi 몰도바 외무장관의 견해이기도 하다. 취임 한 달 뒤인 3월 초 미국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Popşoi 장관은 “러시아인들이 우리 영토로 침공할 가능성은 2년 전보다 지금 훨씬 낮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야망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기껏해야 몰도바가 처해 있는 보다 복잡한 지정학적 맥락의 절반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와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 사이에 끼어 있는 몰도바의 미래의 전망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결과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흑해 연안을 따라 크름 반도로 세를 확대하고 이어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자신의 힘을 확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렘린이 이 야망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열린 대표자 회의가 있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몰도바가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는 러시아어에 대해 몰도바가 차별하고 있고 러시아 월경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2014년과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정당화 논리와 흡사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유일한 카드가 아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있은 지 나흘 만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러시아의 흑해 휴양지 소치 인근에서 열린 이른바 세계청년축제에서 몰도바의 가가우지아 지역 지도자 Yevgenia Gutsul을 만났다.
Gutsul 과 10년 전 몰도바 은행 3곳에서 10억 달러(7억 9200만 파운드)를 빼돌린 ‘세기의 절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도망자 몰도바의 신흥 재벌 Ilan Shor를 포함한 다른 강력한 러시아 동맹국들은 2022년 9월 이후 몰도바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선동해 왔다. 이러한 시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럽의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인 몰도바를 휩쓸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악화된 생활비 위기를 맞은 많은 일반 몰로바인들의 실존적 두려움을 반영한다.
유럽을 향한 몰도바의 열망
동시에 마이아 산두(Maia Sandu) 몰도바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올해 후반 재선을 위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산두대통령은 유럽연합 가입이 몰도바인들에게 – 그리고 분명히 – 친유럽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녀의 인기를 높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악화된 몰도바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불만을 이용하기 위해 러시아는 몰도바의 신흥 재벌 Ilan Shor의 시위를 지지하고 몰도바의 불안을 산두 대통령의 친유럽 외교 정책과 연결시켜 왔다. 가가우지아 지역과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있는 동맹 세력들에 의존하는 러시아의 목표는 주로 2024년 말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2025년 봄 실시될 의회 선거를 앞두고 몰도바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월 말 트란스니스트리아 대표자 회의가 통과시킨 결의안과 같은 비(非)사건 조차도 러시아에는 유용하다. 이러한 사건 조차도 몰도바 뿐만 아니라 몰도바의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이것은 수십 년 동안 안정적이었던 현상 유지가 갑자기 의문시되고 잠재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보다 넓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크렘린이 몰도바에 대한 군사 행동을 위한 능력을 구비했느냐의 문제는 물론이고 군사 행동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 또한 몰도바의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 행동을 수행할 지역 동맹이 있는 한 러시아는 그럴 필요도 없다. 몰도바에 대한 군사 행동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지는 않지만 몰도바 등 이지역 국가들의 유럽 연합에 대한 지지와 유럽 연합으로부터의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광범위한 노력에는 도움이 된다.
러시아가 유럽 통합과 몰도바의 경제적 쇠퇴와 언어 및 문화적 권리 제약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퍼뜨릴수록 몰도바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서부 발칸 반도에서 남코카서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다른 유럽 연합 후보국에서 더 많은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