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zbollah strategic redundancy South America Hezbollah supporters Liberation Day Bint Jbeil 25 May 2014

헤즈볼라의 서반구 지원: 남미에서의 중복적 전략

헤즈볼라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는 대개 남부 레바논에서의 군사 행동, 이란과의 동맹, 그리고 베이루트 내부 정치에 대한 영향력과 관련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서반구, 더 나아가 남미가 헤즈볼라와 관련해 논의에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언급될 경우에도, 그 구도는 익숙한 흐름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즉,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헤즈볼라가 남미 대륙 전역, 특히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국경 지역에서 마약, 밀수, 자금 세탁 네트워크에 연루되어 왔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불완전하고 충분치 않다. 기존의 분석은 헤즈볼라의 남미 활동을 다른 지역에서의 실제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Sánchez-Azuara 2024).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헤즈볼라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숨겨진 전략적 사고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며 또한 헤즈볼라가 구축한 성과를 간과하는 것이기도 하다. 헤즈볼라가 남미에 구축한 네트워크는 무계획적인 범죄적 요소가 아니라 ‘중복적인’ 전략적 네트워크, 즉 헤즈볼라가 중동지역 외부에서 물류, 재정, 운영 구조의 핵심 요소를 복제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이다.

공학에서 중복성은 복원력의 핵심이다. 항공기, 전력망, 심지어 위성까지 핵심 시스템에 예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고장 때문에 재앙이 초래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는 이 원칙을 전 세계 인프라에 적용했다. 남미에서는 보험처럼 기능하는 병렬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레반트 지역의 국경이 폐쇄되고, 베이루트의 은행에 제재가 가해지고, 다마스쿠스나 바그다드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 때, 헤즈볼라의 남미 인프라는 그런 충격을 다 흡수한다. 조용히 불을 켜두는 것이다. 남미에서 헤즈볼라의 영향력은 이러한 논리에 비추어 재해석되어야 한다. 남미에서의 헤즈볼라의 활동은 단순히 지하드를 위한 자금 조달이나 단순한 범죄 다각화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전략적 적응, 즉 중동 지역에서 심화되는 헤즈볼라에 대한 제한 또는 제약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대응이자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화된 반란의 모델이다. 헤즈볼라는 법 집행력이 약하고, 복잡한 디아스포라, 그리고 유연한 국가 행위자들이 존재하는 남미 지역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레바논에서의 핵심 작전 역량을 수행하고 보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헤즈볼라의 활동은 서반구의 다국적 기업, 인도주의 시민단체, 외교 사절단, 금융 기관으로까지 확대된다.

헤즈볼라, 그 역량이 민병대를 훨씬 넘어 남미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미주 지역 전략 계획에는 헤즈볼라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오랫동안 미주 지역을 자신의 전략에 포함시켜 왔다. 미국 국무부, 남미 지역 정보기관, 그리고 탐사 전문 기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 지역에서의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 및 물류 활동은 1980년대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 테러와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AMIA 유대교 문화 센터 공격 사건에 헤즈볼라가 연루되면서 남미 지역은 큰 충격을 받았고, 그들의 활동 실체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 이후에도 헤즈볼라의 지역 기반 시설은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헤즈볼라는 더욱 잘 적응하여 이전보다 조용해지고, 활동성이 떨어지지만, 반면 상업적으로는 더욱 깊이 자리 잡았다.

오늘날 헤즈볼라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남미 지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요원과 그 조력자들은 파라과이, 브라질, 베네수엘라, 그리고 파나마와 칠레에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헤즈볼라는 부패한 지방 공무원과 과도한 법 집행으로 큰 이득을 보고 있다. 다른 경우에는 레바논 디아스포라 공동체 내의 가족적 유대감을 적극 활용한다. 이들 중 다수는 남미에 여러 세대에 걸쳐 거주하며 완전히 합법적인 상거래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신분적 이중성 덕분에 헤즈볼라는 합법적 영역과 불법적 영역, 가시성과 비가시성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동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헤즈볼라의 남미 활동은 비국가 행위자들이 지속성을 추구하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헤즈볼라는 활동적인 조직, 역동적인 작전, 그리고 중앙집권적 지휘 체계에 집중하면서 압박 속에서 발전, 진화하는 방식에 적응해 왔다. 헤즈볼라의 라틴 아메리카 전략은 단순히 이러한 끈기 뿐만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전략을 보여준다. 레바논의 정치 지형이 붕괴되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응책이 더욱 정교해지더라도 헤즈볼라는 계속해서 활동하고, 자금을 조달하며, 생존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이것이 헤즈볼라의 라틴 아메리카 활동이 그토록 중요한 동시에 오해를 받는 이유이다. 헤즈볼라가 부에노스아이레스나 카라카스에서 공격을 감행할 필요도 없다. 헤즈볼라의 활동은 물류, 이동성, 그리고 백업 계획 등 다른 곳에 가 있다.

이 글은 남미에서 헤즈볼라가 전략적 중복 네트워크, 즉 본거지 지역의 불안정성으로부터 자신의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글로벌 인프라로서 존재함을 재조명한다. 이 글은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 국경 지역과 베네수엘라에 걸쳐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을 지도화하고, 이 네트워크가 이념, 범죄, 그리고 전략적 심도를 어떻게 융합하는지 분석하며, 이러한 구조가 다국적 기업, 외교 사절단, 그리고 지역 거버넌스에 미치는 위험을 평가한다. 테러리즘을 공격으로 보는 관점에서 테러리즘을 하나의 인프라로 바라보는 전환적 관점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진화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또한 폭력 이외의 드러나지 않는 장기적인 위험을 평가하는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위협은 헤즈볼라가 하는 일 뿐만 아니라, 이미 구축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남미에서의 헤즈볼라의 장기전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들의 지역적 영향력을 불법적인 부수적 사업들의 조각조각으로 치부하는 것을 멈추고, 그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유연성을 확보하고 압력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모듈식 시스템이다. 헤즈볼라의 각 구성 요소들은 고립되어 기능하지 않는다. 각 구성 요소들은 지리적, 재정적, 정치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외부의 혼란에 대한 회복력을 제공한다(Fanusie and Entz 2017). 남미 3개국 국경 지역과 베네수엘라는 헤즈볼라의 네트워크를 지탱시켜 준다. 하나는 헤즈볼라 작전의 깊이를 제공하고, 다른 하나는 헤즈볼라에게 국가가 피난처를 제공한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네트워크화된 접근 방식은 헤즈볼라의 조직 논리, 즉 해체 없는 분권화를 반영한다. 헤즈볼라는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해 베이루트에서 모든 작전을 지휘할 필요가 없다. 대신, 헤즈볼라는 이념적, 재정적으로 핵심에 묶여 있으면서도 상당히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지역적 역량, 즉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 수익 창출 기업, 비밀 물류를 구축한다. 헤즈볼라의 진정한 가치는 시스템에의 적응력에 있다. 남미의 법적 다원주의, 인프라 격차, 그리고 불균형적인 정치적 동맹은 헤즈볼라가 여러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하며, 각 지역 관할권은 더 광범위한 작전의 연속성 체계에 기여한다. 이러한 중복성은 우연이 아니라, 헤즈볼라가 체계적 붕괴 없이 혼란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만나는 지점에는 3개국의 국경 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헤즈볼라가 30년 넘게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악명 높은 회색 지대이다(Marinides 2021). 1990년대 이후 헤즈볼라는 이 지역의 밀수, 현금 거래, 그리고 취약한 법치주의를 활용하여 자신의 수익을 창출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감추어 왔다(Giambertoni 2025년 3월; Singh & Lamar 2024). 이 지역은 단순한 헤즈볼라의 거점 이상의 역할을 하는데, 헤즈볼라의 레반트 기반 시설과 물류적으로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현금 거래, 하왈라 시스템, 안전가옥, 그리고 혈연, 혼인, 공동체 정체성으로 연결된 수많은 요원들이 그 예이다.

시우다드 델 에스테와 포즈 두 이과수 같은 도시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레바논계 주민 디아스포라는 헤즈볼라에 정통성과 불투명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대부분의 레바논계 공동체 구성원이 합법적인 상거래에 참여하는 반면, 헤즈볼라 요원들은 사회적, 가족적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금융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활동을 은폐한다. 파라과이와 브라질에 걸쳐 수출입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금융업자로 알려진 아사드 아흐마드 바라캇과 같은 인물들은 이러한 헤즈볼라의 작전의 정교함과 규모를 잘 보여준다(BBC 2018). 그러나 남미 3개국 국경 지역을 특히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헤즈볼라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을 모방할 수 있는지에 있다. 이 지역은 헤즈볼라의 핵심 활동 영역으로, 즉 비공식적인 금융 수단, 그럴듯한 은폐, 그리고 제한적인 국가 감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국제 사회의 압력이 다른 지역에서는 강화되더라도 이 곳은 헤즈볼라가 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많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3개국 국경 지역이 헤즈볼라의 물류 거점이라면,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폐(Lung)와 같은 역할을 한다. 베네수엘라는 헤즈볼라가 단순히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활동하는 곳이 아니라, 국가 기능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곳이다. 우고 차베스와 니콜라스 마두로의 지도 아래, 베네수엘라는 헤즈볼라와 연계된 세력에 대한 은폐와 보호를 확대하여 거의 파트너십에 가까운 방식으로 양측은 활동해 왔다. 이에 관한 증거는 넘치고 넘친다. 2015년, 베네수엘라 당국이 헤즈볼라 및 기타 극단주의 단체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개인에게 여권, 주민등록증, 심지어 출생증명서까지 발급했다는 보도가 흘러 나왔다(Humire 2020). 이들 서류들은 라틴 아메리카 전역은 물론 유럽으로의 이동까지 허용한다. 한편, 카라카스와 테헤란 간 직항편(대부분 이란의 마한 항공이 운항하는데, 이 항공사는 미국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슬람 혁명 수비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은 이러한 양측 간 협력의 깊이를 더욱 잘 보여준다. 금융 네트워크 또한 서로 얽혀 있다. 특히 차베스 정권 하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은행들은 헤즈볼라와 연계된 단체들을 대신하여 자금을 이동시키는 데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때로는 테러 자금 조달에 연루된 레바논 은행들과 협력하기도 했다(미국 의회 증언, 2011). 이러한 양측 간 협력은 이념적인 측면보다는 실용적인 성격을 띤다. 헤즈볼라는 안보, 접근성, 그리고 이동성을 확보하는 반면, 베네수엘라는 제재 회피 및 국제적 영향력 행사에 있어 협력자를 확보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베네수엘라는 헤즈볼라의 남미 모델에 전략적 위장을 더해 준다. 3개국 은행 지주회사 (Triple Area Bancorp)는 헤즈볼라에 재량권을 제공하는 반면, 베네수엘라는 면책권을 제공한다(Berg, 2022). 헤즈볼라는 외교적 교류나 이중 국적 거래라는 명목으로 베네수엘라를 통해 자신의 자산, 인력, 아이디어를 이동시킬 수 있다. 이는 국가가 만들어낸 중복성으로, 단순히 법 집행의 부재가 아니라 헤즈볼라의 운영적 유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들에 헤즈볼라가 진출한 것은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다층적인 것임을 잘 보여준다. 아르헨티나 검찰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헤즈볼라 네트워크를 폭로하더라도 상파울루의 네트워크는 그대로 유지된다. 브라질이 하왈라(hawala) 체인을 단속하더라도 카라카스의 부동산 거래를 통해 여전히 헤즈볼라의 자금이 흘러간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시스템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운된 서버를 우회하거나 반군 단체가 자신에게 동정적인 지역으로 후퇴하는 것처럼 부분적인 고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설계는 헤즈볼라의 글로벌 적응 이면의 논리를 잘 드러내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는 단절된 지역 행위자들에게 아웃소싱된 프랜차이즈 작전이 아니다. 이는 마치 제2의 운영 체제처럼 작동하는 전략적 체제이다. 즉, 직접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주된 네트워크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헤즈볼라는 주요 네트워크가 전쟁, 붕괴, 제재, 또는 감시 등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점점 더 확신하는 듯하다. 헤즈볼라가 남미에 거는 기대는 자신의 네트워크 회복력에 대한 기대이다. 이 지역의 지리적 조건, 부패, 그리고 복잡성이 헤즈볼라에게 숨 쉬고, 재건하고, 지속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이다(비아나 데 아제베도, 2018). 헤즈볼라의 남미 작전이 전략적 중복성을 제공한다면, 헤즈볼라의 행동 모델은 그 중복성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헤즈볼라는 더 이상 조직범죄에 가담하는 단순한 무장 단체가 아니다. 이념적 충성심, 다국적 금융, 그리고 불법 거래를 하나의 일관된 인프라로 융합할 수 있는 범죄-안보 복합체이다.

이러한 융합은 세계화의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이는 의도적인 헤즈볼라의 적응이다. 여러 지역과 정권을 넘나들며 헤즈볼라의 장기적 존속을 위해 고안된 전투, 자금 조달, 그리고 그림자 거버넌스의 융합이다. 남미 전역에서 전개되는 헤즈볼라의 활동은 이러한 논리를 잘 보여준다. 헤즈볼라는 이념적으로 편향되어서가 아니라, 마약 거래가 자신들의 재정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코카인을 거래한다(Cengiz and Pardo-Herrera, 2023). 헤즈볼라는 건설 회사, 위장 자선 단체, 그리고 암시장 거래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데, 이는 단순히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재, 자산 동결, 그리고 규제 당국의 감시에 취약한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범죄 활동은 사소한, 주변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다. 레바논의 사회복지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급여를 지급하며, 국가 내 국가이자 국경 없는 행위자로서 헤즈볼라는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남미 활동은 종종 물류, 자금, 그리고 불필요한 인력 감축에 중점을 두지만, 이것이 헤즈볼라가 이 지역에서 폭력적인 야망을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헤즈볼라는 피비린내 나는 유산을 갖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헤즈볼라의 계획된 공격이 저지되었다. 2023년 브라질 경찰은 상파울루에서 헤즈볼라와 연계된 유대인 공동체 구성원 암살 음모를 저지했다(Ottolenghi 2024). 2024년 페루 경찰은 이란의 쿠드스군과 이스라엘인 살해 계획에 연루된 마지드 아지지를 체포했다(Associated Press 2024). 이러한 사건들은 헤즈볼라의 남미 활동이 단순히 사회기반시설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상황이 허락하거나 중앙 지도부의 지시가 있을 경우, 헤즈볼라는 여전히 전략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헤즈볼라가 남미의 불법 경제에 편입된 것이 자신들에게 또 다른 위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남미 3개국 국경 지역이나 상파울루와 카라카스의 근교 지역과 같은 지역에서 헤즈볼라와 연계된 범죄자들은 인신매매범, 밀수범, 위조범, 부패한 세관원 등 여러 범죄자들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헤즈볼라 공유 물류망, 금융 시스템, 시장 생태계로의 이러한 수평적 통합은 더 광범위한 조직범죄 구조에 융합되어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고립시키고 차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 결과 일종의 전략적 불투명성이 발생한다. 헤즈볼라는 은폐가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 섞여 사라진다.

남미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 인도주의 시민단체, 그리고 외교 사절단에게 까지 이 범죄-안보 복합체는 점차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대부분 인식되지 않고 있는 위협이다. 위험은 직접적인 표적 공격에 있는 것이 아니다. 헤즈볼라가 남미 영토 내 서방 기업이나 영사관을 공격하려 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위험은 근접성과 얽힘에 있다(지암베르토니, 2025년 4월). 남미의 금융기관은 자신도 모르게 헤즈볼라의 세탁된 자금을 처리하여 궁극적으로 헤즈볼라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물류 회사는 헤즈볼라와 연계된 화물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다(FinCEN 2024). 레바논계 디아스포라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헤즈볼라의 압력, 강압 또는 착취에 직면할 수 있다.

채굴 산업, 특히 에너지, 광업, 인프라 산업은 특히 헤즈볼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Chehayeb 2023). 이러한 부문은 하청업체, 지역 공급망, 그리고 헤즈볼라의 지원 네트워크와 겹칠 수 있는 비공식적 계약에 의존한다. 일부 라틴 아메리카 기업 환경에서는 소유 구조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한 주체의 끝과 다른 주체의 시작을 파악하기 어렵다. 항만 물류에 접근할 수 있는 브라질의 하청업체는 베이루트로 자금을 돌려주는 헤즈볼라 회사 시스템에 속해 있을 수도 있다. 시우다드 델 에스테의 보세 창고는 합법적인 수입 허브이자 헤즈볼라의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연계된 하왈라 기반 자금의 통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외교관의 경우 그 위험은 다르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별로 없다. 베네수엘라나 파라과이 일부 지역처럼 제도가 취약하거나 정치화된 안보 기관이 있는 국가에서는 헤즈볼라와 연계된 세력이 비공식적인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지역의정보 공유의 일관성은 저하되어 있고 현지 공무원들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대사관은 적대적인 정부 뿐만 아니라 국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비국가 행위자들에 의해 감시될 수 있다(지암베르토니, 2025년 3월). 이러한 맥락에서 범죄 조직, 정치적 후원, 그리고 극단주의 물류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위험은 여전히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민간 부문 위험 관리 전략은 규정 준수, 물리적 보안, 그리고 평판 위협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중동 이외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위험 관리 체계에 포함시키는 곳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라틴 아메리카에 있는 많은 서방 외교 공관들은 테러리즘을 지역 안보 역학의 내재적 차원이 아닌, 외국의 문제로 취급한다. 이는 전략적 사각지대를 만든다. 바로 이 때문에 폭력 행위가 아닌 상거래, 금융, 그리고 제도적 공간에 대한 느리고 체계적인 침투를 통해 헤즈볼라는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가시성은 낮지만 영향력은 큰 네트워크이다.

헤즈볼라의 강점은 무기뿐만 아니라, 합법과 불법의 영역을 넘나들며 발각되지 않고 활동하는 능력에 있다(Realuyo 2023). 헤즈볼라의 남미 네트워크는 과소평가되기 때문에, 즉 너무 늦기 전까지는 위협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잘 기능한다. 정부와 글로벌 기업 모두가 ‘헤즈볼라’라는 이러한 융합 모델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분석적 오류를 넘어 실질적인 취약점이다.

정책 권고

헤즈볼라의 남미 작전이 전략적 중복 네트워크에 바탕한 것이라면, 우리의 정책 대응은 기존의 대테러 프레임워크를 넘어서야 한다. 더 이상 헤즈볼라를 지역적 위협으로 간주하거나 서반구에서 직접적인 공격이 없다고 해서 위험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Williams & Quincoses 2019).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 외교, 기업 위험 관리 전반에 걸쳐 위협 평가 도구를 재평가, 재조정하여 헤즈볼라의 글로벌 인프라를 지속 가능하고 다층적이며 종종 잠재적인 권력 시스템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하에서 아래 네 가지 정책 권고를 하려 한다.

(1) 중복 네트워크를 테러조직에 포함하도록 대테러 전략 재구성. 현재의 대테러 패러다임은 종종 활동적인 조직, 음모, 그리고 활동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남미에 있는 헤즈볼라 조직은 이러한 범주들 사이의 공간에서, 즉 임박한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 자금 조달, 이동성, 그리고 장기적인 회복력을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서 번성하고 있다. 정보기관과 지역 정책 입안자들은 위협 평가에 중복 매핑을 명시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이는 개별 행위자 뿐만 아니라 금융 파이프라인, 물류 통로, 그리고 해외 거주민 기반 조력 네트워크까지 추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정보기관, 제재 준수 체계, 자산 추적 소프트웨어와 같이 초국가적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들은 대테러 전략에 통합되어야 한다. 이는 제도적 역량이 취약한 국가에서 특히 중요하다. 미주기구(OAS)를 포함한 지역 파트너십은 범죄 행위자와 극단주의 행위자 모두가 처벌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중복되는 불법 경제를 파악하기 위한 공동 방법론을 우선시해야 한다.

(2) 민간 부문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헤즈볼라의 기반 시설은 해운, 건설, 부동산 등 합법적인 상업 활동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은행, 보험사, 화물 운송 회사, 법률 회사 등 민간 부문 주체는 의미 있는 봉쇄 전략의 필수적인 이해관계자이다. 각국 정부는 재정 투명성 태스크포스 및 기업 준법감시 연합을 통해 관리되는 기존의 민관 협력 사업을 확대하여 미주 지역의 극단주의 물류 및 테러 자금 조달 위험에 특화된 모듈을 포함해야 한다. 이는 또한 다국적 기업에 적절한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위험 매트릭스는 정치 불안정, 사이버 위협, 그리고 평판 손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약업체, 공급업체 또는 현지 파트너가 의도치 않게 테러리스트 시스템의 조력자가 될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정부는 사례 연구를 익명화하고 공유하며, 실사 절차를 개선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 및 시민단체를 통해 제3자 조사 작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3) 국제 기구 및 정부 기관 간 협력의 격차 해소. 헤즈볼라의 지역 내 활동에 대해 기록이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국제 협력은 여전히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법 집행 기관들은 종종 서로 다른 위협 모델, 타임라인, 그리고 정치적 민감성에 따라 운영된다. 예를 들어, 미국 재무부는 파라과이와 브라질에서 헤즈볼라와 연계된 여러 개인과 단체를 제재했지만, 해당 국가 정부는 국내적 제약이나 지역 지정학적 이유로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위협 융합 센터와 지역 대테러 대화는 기관 간 및 국경 간 접근 방식을 우선시해야 한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정보 기관 뿐만 아니라 세관, 이민, 그리고 금융 집행 기관의 통합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다자간 협력에는 금융 기술 플랫폼, 컴플라이언스 소프트웨어 회사, 그리고 탐사 보도 기자와 같은 비전통적 동맹국들도 포함되어야 하며, 이들은 모두 헤즈볼라의 서반구 기반 시설을 파악하고 교란하는 데 독특한 역량을 발휘한다.

(4) 국가 공모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 헤즈볼라가 번성했던 곳에서는 국가의 공모나 방치 행위가 종종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베네수엘라가 위조 신분증과 은행 채널을 제공한 사례는 이념적이든 거래적이든 전략적 파트너십이 테러 네트워크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외교적 메시지와 지원 전략을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하며, 테러 조장 행위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인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제재 체계는 선택적이면서도 목표 지향적이어야 한다. 전면적인 제재 부과는 수용국 국민을 소외시키고 불법 행위자들을 더욱 은밀하게 만들 수 있으며, 특정 조력자나 단체를 겨냥한 지정과 같은 특정 지정은 국가의 반발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네트워크 조직을 교란시킬 수 있다. 가능한 경우, 조용한 외교적 조치를 시행하여, 협력을 위한 역량 강화 또는 평판 제고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압력을 가해야 한다.

헤즈볼라의 남미 인프라에 대한 보다 현명한 접근 방식은 새로운 도구라기보다는 새로운 관점을 필요로 한다. 헤즈볼라는 전통적인 테러 위협이 아니라, 시장에 녹아들고, 서류 작업을 거치며, 거버넌스가 불균등한 지역에서 성장하는 지속성 시스템이다(Biersteker, 2016). 도전받지 않고 방치하면, 단순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할 것이다.

결론: 백업 계획의 조용한 힘

헤즈볼라의 남미 진출은 우연이거나, 즉흥적이거나, 사소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의도된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헤즈볼라는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서반구 기반 시설에 투자해 왔다. 이런 행동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위험한 일이며 지속가능한 일이다. 다국적 공급망, 암시장 경제, 디아스포라 공동체, 그리고 국가가 인정하는 관할권역에 침투함으로써 헤즈볼라는 전략적 중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가시성이 아닌 생존을 위해 설계되었다.

이 네트워크는 대부분의 대테러 체계가 사용하는 주파수와는 다른 주파수로 작동한다. 헤즈볼라는 주의를 끌려 하지도 않고, 화려한 공격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다른 경로가 차단될 경우 헤즈볼라의 중앙 작전에 자금을 지원하고, 피난처를 제공하며, 요원을 이동시키고, 재건할 준비가 된 채 잠복 상태로 작동한다. 다른 정교한 백업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은 다른 곳에서의 실패가 불가피하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위험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구조를 과소평가하는 데 있다. 폭발물, 음모, 활동 조직 등 임박한 가시적 위협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 모델은 뉴스 사이클이 아닌 수십 년 단위로 사고하는 집단의 전략적 중요성을 간과한다. 헤즈볼라는 국경, 여러 비즈니스 부문, 그리고 집행 체계를 초월하여 활동하는 법을 터득했다. 세계화를 방어선으로 삼았고, 정책 입안자와 기업 위험 관리 담당자 모두 이를 거의 알아채지 못했다.

헤즈볼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협의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넓혀야 한다. 헤즈볼라의 남미 활동은 단순히 돈을 노리는 테러 집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헤즈볼라는 혼란에 대비하고 지역, 금융 시스템, 그리고 정치적 동맹에 유연성을 구축하는 네트워크화된 행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단발적인 제재나 언론의 주목을 끄는 단속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테러 집단을 단순한 전투원이나 자금줄이 아닌 전략적 기획자로 보는 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남미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의 교훈은 테러리즘이 잠잠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폭풍을 위해 비계를 계속 무시한다면, 우리는 헤즈볼라가 하는 일이 아니라, 때가 왔을 때 그들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에 계속 놀라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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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published in: E-International Relations Original Source
Jeffery A. Tobin

Jeffery A. Tobin

제프리 A. 토빈은 팬아메리칸 전략 자문 위원회의 자문위원이며, 플로리다 국제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의 논문은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부패와 조직 범죄를 국가 하부 수준에서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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