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오랫동안 미국산 전차에 의존해 왔으나, 1970년대 자주국방 기조와 함께 국산 전차 개발에 본격 착수하였다. 그 결과 K1 전차를 시작으로 국산화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왔으며, 현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K2 전차를 실전 배치함으로써 세계 최정상급 전차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 전차들과 비교할 때, 성능뿐 아니라 비용 효율성과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의 종합적 분석은 여전히 필요한 과제다. 본 연구는 대한민국 전차의 변천사와 국산화 과정을 검토하고, K2 전차의 성능을 글로벌 경쟁 전차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 전차의 수출 잠재력과 전략적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2. 초기 배경: 한국 전쟁 – 1970년대 초
한국전쟁 시기
북한군은 소련의 베스트셀러 전차였던 T-34를 앞세워 남침을 개시했다. 반면 남한은 당시 단 한 대의 전차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였다. T-34의 위력으로 북한군은 전쟁 초기 빠르게 남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군 지상군이 급파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M24 채피 경전차가 가장 먼저 투입되었고, 이어 M4 셔먼 중형전차, M26 퍼싱 중전차, M46 패튼 중형전차가 차례로 전장에 등장해 북한군을 압도했다. 이 전력 덕분에 낙동강 전선을 방어할 수 있었고 전세 또한 우세로 전환되었다. 또한 1950년 말부터는 영국의 유명한 A41 센츄리온 전차도 참전했다. 전쟁 이후 1959년에는 미국의 동맹국 지원 정책과 장비 현대화 과정의 일환으로 M47 패튼 전차가 한국에 공여되었다.
1970년대 초
전쟁 이후 한국은 1970년까지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며 전차 운용과 정비 경험을 축적했다. 특히 1966년, 미국으로부터 M48 패튼 전차를 원조받으면서 TDP(Technical Data Package)를 통해 주요 개량과 함께 핵심 기술을 이전 받았다. 이를 통해 전차의 장갑 주조와 용접, 제작 공정, 정밀 제조와 조립, 그리고 품질 검사와 시험 평가에 이르는 전반적인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으며, 이는 한국 전차 산업 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3. K1 국산 전차 개발: 1970년대 – 1980년대
박정희 정부의 자주국방 기조 아래, 1975년 한국형 전차 개발 지시가 내려지면서 미국과 함께 ROKIT(Republic of Korea Indigenous Tank)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어 1978년 ROKIT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추진되었다. 개발 방향은 당시 미국의 최신 3세대 전차였던 M1 에이브람스를 기반으로 형태와 성능을 확정하는 것이었다. M1 전차의 생산업체였던 크라이슬러 디펜스사(현 GDLS) 가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현대정공(현 현대로템) 이 협력하여 한국 지형에 맞게 소형화된 K1 ‘리틀 에이브람스’를 개발했다. 그 결과 1984년 4월 시험용 전차 2대가 제작되었으며, 각종 시험을 통과한 뒤 198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양산형 K1 전차는 105mm 강선포를 장착하고, 독일제 MTU 계열 디젤엔진(1,200마력) 과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특히 한국의 산악 지형에 맞추어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유기압 현수장치(hydropneumatic suspension)를 채택한 것이 큰 특징이다. 중량 51.5톤이고 승무원 4인용으로 총 1,026대 가 1985년부터 1997까지 생산되었다.
이후 전력화 과정에서 화력이 강화된 K1A1가 개발되었다: 120mm 활강포 장착, 사격통제 장치 개선, 방어력 강화. 총 484 대가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생산되었다, 그리고 K1E1·K1E2(개량형)으로 발전하며 꾸준히 한국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4. K2 흑표 전차: 2000년대 – 현재
1996년부터 대한민국 국군은 러시아에 제공한 경제 협력 차관의 상환 대가로 T-80U 전차 68대를 도입했다. 당시 T-80U는 러시아군의 최신 주력 전차였으며, 이전까지 미국산 전차에만 익숙했던 국내 기술진들에게는 새로운 기종을 직접 다루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이후 K2 전차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1992년 국방부가 차세대 전차 사업을 발표한 뒤, 1995년 체계 개념 연구, 1998년 탐색 개발을 거쳐 2003년 체계 개발에 착수하였다. 2007년에는 시험 차량 3대를 공개하고 운용 시험 평가에 들어갔으며, 2012년부터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산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엔진 보호 온도 설정 오류로 과열 상황에서 엔진 보호에 실패했고, 최대 출력 시 변속기의 냉각팬 속도가 부족해 냉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여러 차례 설계를 보완했음에도 성능과 안정성 검증에 계속 실패하면서 전력화가 지연되자, 결국 K2 전차 1차 양상분 100대에는 국산 파워팩 대신 독일 MTU사의 엔진 및 RENK사의 변속기를 장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전차들은 2014년 4월부터 육군에 인도되었다. 같은 해 9월, 국산 엔진에 문제점을 해결하고 방위사업청 시험 평가를 통과하면서 2차 양산분 106대와 3차분 54대는 국산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를 결합한 ‘혼합 파워팩’으로 생산되었다. 이후 4차 양산분부터는 SNT다이내믹스가 개발한 국산 변속기가 적용되면서, K2 전차의 파워팩 국산화가 최종적으로 완료되었다.
이전 세대인 K1 전차가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 주도로 개발되고 많은 부품을 미국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K2 흑표 전차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설계한 순수 국산 전차다. 엔진과 변속기까지 자체 개발해 높은 국산화율을 달성했고, 이로써 미국 및 독일의 수출 규제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무기를 운용·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였다.
최신형 전차인 K2는 기존 전차와 차별화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120mm 활강포, 능동방어체계(APS), 자동장전 시스템, 스텔스 설계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기동성, 방어력, 화력 면에서 모두 우수하며, 현재 한국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2 전차 제원:
● 승무원: 3명
● 중량: 55 톤
● 엔진: 두산인프라코어 DV-27K 디젤 엔진
● 변속기: SNT다이내믹스 EST15K 자동변속기
● 주포: 현대위아 120mm 활강포 CN08
● 사격통제장치: 한국의 독자 기술
● 장갑재: 한국형 복합장갑 개발

5. 대한민국 전차 발전 연표: 미국 원조부터 K2 개발까지
한국군의 전차 도입 및 개발 과정을 연도별 이미지로 정리하였다.
미국의 원조 전차, 러시아 도입형 전차, 국산 전차 개발까지의 전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림1: 한국 전차 발전 연표
6. K2 전차 vs 주변국 주력 전차, 성능 비교
전차 성능을 기동력, 화력, 방호, 전자·지휘통제의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비교할 수 있습니다:
1. 기동력 (Mobility)
o 구성: 엔진·변속기(파워팩), 서스펜션·로드휠·스프로킷·궤도, 연료계통
o 역할: 속도·가속·지형 기동성·작전 반경을 결정. 정비성(정비 접근성)도 여기 포함.
2. 화력 (Firepower)
o 구성: 주무장(주포)·포신·포안정장치, 자동/수동 장전기, 동축·대공기관총, 탄약 격실
o 역할: 적 장갑·요격 능력, 명중률(사격통제 연동)과 탄약 다양성(대전차탄·HE 등).
3. 방호 (Protection)
o 구성: 기본 복합장갑·강철, 반응장갑(ERA), 능동방호체계(APS), 연막·소화·NBC 보호, 승무원 생존구획
o 역할: 관통·파편·대전차무기·환경위협으로부터 승무원과 시스템 보호.
4. 전자·지휘통제 (Sensors & C4I)
o 구성: 사격통제장치(FCS), 열상·야간조준경, 레이저 거리측정기, 통신장비, 전자전·레이저경보계, 전력관리
o 역할: 표적획득·사격정밀도·네트워크 전투(아군과의 정보공유)를 담당.
다음은 K2 전차와 주변국의 최신 전차의 비교입니다.


K2 흑표는 주변국 전차들과 비교했을 때, 기동성, 화력, 방호력, 전자장비 등 전반적으로 고르게 뛰어난 세계적 수준의 전차로 평가된다.
7. 한국 전차 수출 동향 및 사례
K1 전차는 미국 기술 규제로 인해 수출이 제한되었지만, K2 전차는 순수 국산 기술 기반으로 수출이 가능해져 2022년 폴란드와의 계약에 성공했고, 현재는 유럽·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 협상이 진행되며 한국 전차의 세계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7.1. K2 기반 튀르키예 알타이 전차 공동 개발 (5.4억 달러)
2007년 한국이 튀르키예 Altay 전차 개발을 위한 설계 지원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국은 K2 전차의 다음 핵심 기술 이전하였다:
● 120mm CN08 활강포 기술 (한국산 포)
● 고급 장갑 및 복합 장비 설계 자문, 생산 기술 지원
● 파워팩(엔진 + 변속기) 기술 이전 및 시험: 한국의 HD Hyundai Infracore 엔진 + SNT Dynamics 변속기를 Altay 전차에 장착하여 내구시험 완료
알타이 전차는 2025년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해 초기 250대 생산 후 장기적으로 최대 1,000대 보유를 목표로 한다.
7.2. K2 폴란드 수출: 1차 180대 (34억 달러), 2차 180대 (65억 달러)
2022년 K2 전차는 폴란드 시장에서 독일의 레오파르트2A7, 미국 M1A2 에이브럼스 등과의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되었다, 수출에 성공한 핵심 이유는:
● 빠른 납기와 단계적 공급: 한국은 전차를 단기간 내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2022년 계약 후 같은 해에 바로 초도물량(10대)을 납품함. 타국 전차는 생산 라인이 포화되어 납기 지연 우려가 있었음.
● 현대적인 전차이면서 유럽식 개량 가능성: K2는 120mm 55구경장 활강포, 자동장전장치, 능동방호체계, 유기압 현수장치 등 유럽 최신 전차보다도 일부 기술이 앞서거나 동급, 폴란드와의 협상을 통해 현지형 K2PL 개발을 약속했으며, 폴란드 맞춤형 신형 전차 공동개발이라는 점이 강점
●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조건 제시: 한국은 K2의 현지 생산(K2PL) 및 폴란드 방산 산업 참여를 보장, 기술 이전 + 폴란드 업체 협력 + 미래 수출 기지화까지 고려된 조건
● 가격 경쟁력: K2는 최신 전차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M1A2, 독일 레오파르트2A7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 유지·보수비도 유럽산 전차보다 합리적 비용으로 추정, 성능 대비 가격이 뛰어난 “가성비 전차”로 평가
● 전술적 다양성 + 고성능 무장: 자동장전장치, 유기압 현수장치, 스마트 사격통제장치 등 다양한 첨단 기능으로 산악·도심·혹한 등 복합 작전환경 대응력 탁월
이로서 폴란드와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방산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신뢰를 쌓았다.
잠재적 수출 대상국으로는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이집트, 모로코, 인도 등이 거론된다.
8. 수출 경쟁국 전차 비교
한국의 K2 전차는 뛰어난 성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세계 전차 시장에는 이미 다양한 강국들이 존재한다.
본 장에서는 K2 전차와 경쟁하는 글로벌 주요 전차들을 비교 분석하고, 각국의 수출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차 가격은 설계·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보통 생산 단가(제조·부품·조립 기준)를 아래 4개 항목으로 나눠 비중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 방호(Protection): 30–40%
● 화력(Firepower): 20–30%
● 기동력(Mobility): 15–25%
● 전자·지휘통제(Electronics & C4I): 15–25%
● 실제 비중은 장갑 재료(복합/우라늄), 능동방호체계(APS) 있으면 방호 비용 급증, 포·탄약 체계(120mm 활강포, 자동장전, 특수탄) 삽입 시 화력비중 증가, 통합·시험·안전장치(전자장비 통합 비용)로 전자 부문 비용이 크게 달라짐, 자동장전기·고성능 열상장비·네트워크 장비 등 옵션에 크게 좌우됨
라이프사이클 관점(단가 vs. 전체 생애비용)
● 획득비(Procurement): 전체 수명주기 비용의 약 20–30%(변동 큼)
● 운용·정비(O&S): 60–70% — 연료, 유지보수, 예비부품, 정비인력 비용이 압도적
● 업그레이드·감가: 10–20%
즉, 전차의 획득 비용보다 장기적인 운용 및 유지 비용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래는 현대 주요 전차들의 비용 비교표: 대당 획득 비용, 연간 유지비, 30년 수명 주기 비용(획득+유지), *중국의 99A식 및 러시아 T-90M 유지비는 추정.

K2 흑표는 첨단 기술을 적용했지만 서방의 중전차들보다 경량화 되어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가성비가 뛰어난 균형형 전차로 평가받고 있다.
9. 결론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전차의 변천사와 국산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주요 경쟁 전차와의 성능 비교를 통해 한국 전차의 발전 수준을 검증하였다. 특히 K2 전차는 첨단 기술 적용과 높은 국산화율을 바탕으로 기동성, 화력, 방호력, 전자·지휘통제 능력에서 균형 잡힌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서방의 중전차들에 비해 유지비와 운용 비용 측면에서 뛰어난 비용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이는 국내 전력 강화뿐 아니라 국제 방산 시장에서도 가성비 높은 전력 자산으로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러한 분석을 종합할 때, 대한민국 전차는 단순히 자주국방의 상징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수출 확대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