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 Canada Transatlantic Partnership: Start waving colorful flag of european union and flag of canada on a euro money banknotes background

유럽-캐나다 정치 공동체: 새로운 북대서양 국가 관계에서 상호의존

초록

미국의 일방주의라는 역풍에 시달리는 유럽과 캐나다는 상호 운명 공동체로 묶여 있다. 미국이 유럽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려함에 따라 유럽과 캐나다는 더욱 협력해야 한다.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으려면 상호 이익을 위해 대서양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서반구 지역의 자유 평화 민주주의 지대를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과 캐나다는 대서양 안보 공동체의 힘을 적극 활용하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행위 주체가 되고자 하는 야심을 저지해야 한다. 이 글은 대서양 관계를 미국, 유럽, 캐나다가 각 주요 부분을 구성하는 삼각형으로 비유하여 설명한다. 캐나다는 실존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처해 있다. 유럽의 자율성이 강화되면 캐나다는 미국의 패권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이는 캐나다가 미국에 흡수될 위험성을 더욱 높일 것이다. 비록 그러한 결과가 유럽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캐나다는 수십 년간 관계를 단절해 왔다. 이러한 양측 간 관계를 역전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군사적 비용을 수반하지만, 측정하기 어려운 정치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며, 결과적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 광물, 방위 및 심층 방위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선 유럽과 캐나다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안보 및 정치적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 즉, 미국을 유럽에 잔류시키고 러시아는 배제하는 것이다.

서론

“유럽과 캐나다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파트너이다. 오늘날 이러한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민주주의,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그리고 우리의 공동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von der Leyen 2025).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취임식 날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하며 유럽의 우선순위를 “비유럽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국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발언은 공동 운명체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인 ‘Schicksalsgemeinschaft’를 새롭게 되살려 강조한 것이다. 수십 년간 ‘아시아-태평양’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유럽과 캐나다는 유럽-대서양 공동체에서 상호 공동 운명체의 필연성을 재발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대서양 국가는 영국, 미국, 캐나다라는 삼각형을 이루며 대서양 중심의 영어권 지역(Anglosphere)를 구성해 왔다. 본 논문은 저명한 캐나다 역사가 존 바틀렛 브레브너(John Bartlet Brebner, 1966)가 만들어낸 오래된 은유, 즉 대서양 관계의 전략 및 정치 문화를 반영하는 북대서양 국가의 삼각형을 활용한다. 이 삼각형의 각은 각각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연합을 비롯한 유럽 전체를 아우른다. 유럽과 캐나다는 상호 의존적인 공통의 전략적 운명을 공유한다. 두 나라 모두 상호 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캐나다가 미국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면 양측 모두 손해를 볼 수 있다. 캐나다의 전략적 실수는 미국 일방주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을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망각한 데서 드러난다.

이는 브레브너가 ‘회계사의 퍼즐’이라고 부른 것과 유사하다. 즉, 캐나다는 (a) 미국의 정치적(그리고 아마도 군사적) 압력에 맞서 영국의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b) 영-미 화해를 바라는 영국의 열망이 캐나다의 이익을 ‘희생’하지 않도록, 영국과 미국 모두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장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캐나다는 미국의 정치적(그리고 아마도 실존적으로 군사적) 압력에 맞서 지지와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삼각형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영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왔다. 동시에 캐나다는 자국의 주권적 이익을 위해 영국과의 어떠한 화해도 캐나다의 이익을 희생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하고자 노력했다. 회계사의 퍼즐에서 파생된 하나의 측면은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견제를 위해 나토 동맹국들을 확장된 삼각형 구도에 끌어들이려는 시도한다는 점이다(Haglund 2025). 따라서 회계사의 퍼즐은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캐나다의 현실적 두려움을 반영한다. 즉, 캐나다는 유럽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유럽은 미국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이 퍼즐의 핵심은 캐나다와 유럽이 상호 의존성을 줄이고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자유 무역으로 캐나다의 조직적 중심이 동서에서 남북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약점이 드러난다.

새로운 북대서양 삼각 구도

1949년 나토 창설 이후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는 자신의 안보를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국방 및 정보 복합체인 미국 주도의 나토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게 되었고, 또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을 주요 무역 파트너로 삼았다. 미국은 의도적으로 대서양 관계와 동시에 태평양 관계를 강화했다. 미국과의 우호적인 무역 관계는 유럽의 번영을 가능하게 했고, 미국은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의 안보를 보장했다. 그러나 냉전 종식과 함께 유럽 동맹국들은 방위 태세를 크게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유럽보다 매년 5,000억 달러(현재 가치로) 더 많이 국방비에 투자했다. 이 금액은 35년 동안 유럽이 투자한 것 보다 거의 20조 달러 더 많은 금액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럽이 왜 특히 사이버, 우주 및 정보 분야에서 미국의 역량에 의존하는 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미국은 이러한 조치가 자국에 큰 손해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유럽 방위비 분담금의 64%는 여전히 미국이 부담하고 있는데(NATO 2025), 이는 지난 10년간 52%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나토 회원국들이 2014년 웨일즈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증액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다. 왜 3억 4천만 명의 미국인이 4억 5천만 명의 유럽인을 방어하고 있는 것일까? 더욱이 미국은 이러한 유럽의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비대칭적 무역 관계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것이 미국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즉, 유럽 동맹국들은 나토의 첫 번째 목적, 즉 초대 사무총장인 이스메이 경의 악명 높은 말처럼 “미국을 유럽에 묶어두는 것”(Rodman 1995)을 무시하고 있다.

‘러시아를 유럽에 묶어두는 것’은 이스메이 경이 나토에 제시한 두 번째 목적이다(Rodman 1995). 나토 창설 헌장 제5조(1949년 북대서양 조약 제5조)에 따라,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다극적 세계 질서에서 글로벌 행위 주체가 되려는 야망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를 무력으로 실현하려 한다.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하면, 신뢰할 수 있는 핵 확장 억지력을 보장할 수 있는 핵 삼국 동맹 일원이자 2차 공격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뿐이다.

그러나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냉전은 유럽이 심층 방어를 위해 캐나다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였다. 이러한 군사 전략은 일반적으로 방어 체계를 뚫은 악당을 봉쇄하기 위해 두 번째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캐나다 영토는 자원의 안전하고 동질적인 산업 중심지이자, 세계 대전 당시처럼 전시에 유럽이 의지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캐나다는 미국이 최종적으로 참전하기로 결정한 훨씬 전 전쟁 초기 때부터 증강된 병력과 심층 방어를 제공했다. 두 경우 모두 캐나다의 신뢰할 수 있는 기여는 2차 세계 대전의 결과를 바꾸어 놓았다. 만약 캐나다가 영국이 섬의 요새를 지키도록 돕지 않았다면 제2차 세계 대전은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캐나다와 유럽은 역사적, 민족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공유한다. 캐나다는 북극권에서는 북유럽 국가들과, 대서양 연안에서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불균형적으로 노출되어 있지만, 유럽의 힘을 활용하여 미국을 견제하는 것은 캐나다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Haglund 1999). 변화하는 캐나다의 인구 통계와 무역 관계는 캐나다가 주권 수호의 명백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인 유럽으로 부터 벗어나게 만들었다. 반대로, 유럽은 캐나다의 독립을 보장하여 캐나다가 미국의 패권적 충동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데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있다. 캐나다의 경제 규모와 인구를 고려할 때, 캐나다의 자연, 경제 및 인적 자원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유럽과 세계에 대한 미국의 구조적 영향력 보다 약 10% 높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만으로는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미국에게 확보하게 해 줄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캐나다의 주권은 유럽의 힘을 이용하여 미국을 견제하는 데 달려 있다.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캐나다와 유럽은 미국을 지지하며 미국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이를 당연하게 여겨왔던 유럽-대서양 공동체에서 전략적 시선을 맞춰왔다. 미국에 집착한 양측 모두 대서양 관계에서 지정학적 상호의존성에 대한 건망증에 시달려 온 듯하다.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이 유럽연합 및 캐나다의 이익과 점차 달라지고, 미국의 국내(선거) 우선순위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그 지정학적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캐나다와 유럽의 관계는 기로에 서 있다. 대담해진 미국, 러시아, 중국의 권력 정치에 맞서기 위해 유럽과 캐나다는 자유민주주의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보존하고 수호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이는 미국이 지정학적 방향, 우선순위, 자원 배분을 인도-태평양으로 선회하여 기존 국제 질서를 뒤집으려는 팽창주의적 중국을 견제하기로 한 이후 특히 그러하다.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은 중국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 자원과 지정학적 접근 방식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남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캐나다와 그린란드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천연자원과 중요 광물에 주목함으로써 미국은 유럽 및 유럽의 이익과 대립하는 노선을 걷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자국의 우선순위와 자원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유럽, 유럽 주변국, 그리고 유럽-대서양 공동체에서 벗어나고자 ‘재균형’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유럽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군사적 보장을 확보하는 데 훨씬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일부 유럽 지도자들, 특히 프랑스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계속해서 주장해 왔다. 이러한 프랑스의 접근 방식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분노를 샀고 대서양 관계에 긴장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다른 지도자들, 특히 독일은 수표 외교(chequebook diplomacy)를 선호했다. 수표 외교는 소프트파워 투사의 일환으로 경제 원조와 투자를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Leuprecht and Hamilton 2020). G7 국가 중 가장 약체인 캐나다는 사치를 누릴 곳이 없다. 유럽 동맹국이 옆에 없는 캐나다는 지정학적으로 고립될 위험이 매우 높으며, 이는 캐나다와 유럽연합 모두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Nossal 2023).

유럽-대서양 공동체 내에서 유럽연합과 캐나다는 미국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특히 세계 테러와의 전쟁의 도래와 함께 캐나다에 대한 유럽의 가치는 꾸준히 감소해 왔다. 캐나다의 전략적 관계는 당연히 주로 미국과 맺어져 있다. 미국과 아메리카 대륙을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같은 입장에 있었으며,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면서 캐나다의 경제와 안보는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다. 유럽연합과 대다수 회원국 또한 미국의 안보 및 경제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냉전 이후 소위 ‘평화 배당금’은 나토 회원국들의 미국 의존도를 더욱 높였다.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에 지나치게 중점을 두면서, 새로운 북대서양 삼각 지대에서 캐나다와 유럽연합이 수직으로 만나는 지점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과거에는 누락의 죄였던 것이 이제는 양측 모두에게 실행의 죄가 되었다.

혜택 없는 친구

캐나다-유럽 관계의 재정비는 그것이 아무리 바람직하더라도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다. 그것이 지적으로 매력적이고 지정학적으로 필요하더라도,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첫째, 대서양 양쪽의 정치 지도자들은 유럽-캐나다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무관심 때문이든 절실한 필요성이 없었든 간에 실질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현재까지 10개 유럽연합 회원국이 캐나다-유럽 무역 협정을 비준하지 않았다. 구세계와 신세계 모두에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은 수도의 살롱에서 자주 논의되는 주제이지만, 정책 결정권자와 자문위원들의 사무실에는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캐나다와 유럽 간 더욱 활력 있고 생산적이며 정치적으로 성공적인 관계를 위한 노력은, 특히 미국에 대한 관심과 비교했을 때, 기꺼이 지출하려는 실제 정치적 의지와 자본에 반비례한다.

둘째, 국제 관계의 재편은 전략적 기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실행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보완적인 기구를 필요로 하지만 캐나다와 유럽연합 모두에게 이건 쉽지 않다. 캐나다 외교부는 구조, 비전, 사명 측면에서 막대한 개혁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 공무원의 효율성, 효과성, 객관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Savoie 2024), 캐나다 연방 정부의 시민사회 관리 능력이 꾸준히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의 상원 개혁은 양측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권력과 자원을 둘러싼 오타와와 지방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되었고, 캐나다 상원의 외교 및 안보 정책에 대한 역량과 관심은 확대되지 못했다. 그가 임명한 상원의원들은 국내 정책에만 몰두했고, 지방 정부의 권리들은 소극적이었다. 최근 외교 정책 논란으로 인해 10년 동안 캐나다 외교장관이 무려 6명이나 바뀌었다. 캐나다는 상원 ‘소집권’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인 소집 권한은 커녕 이행 능력조차 없는 장관들의 준비와 참여정도는 미흡하다. 캐나다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출마는 두 차례나 실패했다. 유럽연합과 그 회원국의 외교부 역시 양자 및 다자간 외교 관계 실행에 있어 측정 가능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특히 정체성 정치를 비롯한 자기 자신의 이념적 추구에 더 치중하는 듯하다. 유럽연합과 캐나다 모두 외교 정책 수단의 가시성과 정치적 효율성이 저조하다. 지출은 체계적이지 않고 전략적 효과를 위해 최적화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 자유주의적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유산을 교조적으로 고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서양 관계에서의 격변 조짐은 적어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정책 발표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실주의자들은 국제 체제를 무정부 상태로,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고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정글적 상황으로 묘사한다. 권력과 이익 중심 정치의 세계는 유럽과 캐나다의 자유주의적 제도주의와 가치 중심적 세계관과 점점 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셋째, 정치적 차원에서 캐나다-유럽 관계를 재편하기 위해서는 그 추진력이 각국의 시민사회에서 일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인구 구성이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수용되고 적극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당화의 부재가 심각하다. 북미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연합의 시각은 여전히 미국과의 양자 관계에 얽매여 있다. 동시에, 캐나다-유럽연합 무역협정의 이행이 더딘 탓에 유럽연합 기관 및 회원국과의 경제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캐나다와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과 협력하는 것보다 상호 협력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학생들의 국제 이동률은 한 자릿수로 매우 낮고, 캐나다에서 유학하는 유럽연합 학생의 수도 대단히 적다. 이는 떠오르는 젊은 리더들을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양자 네트워크의 부족을 예고한다(유럽 집행위원회 2020). 유럽 대학 학위에 대한 캐나다의 지나치게 엄격한 인증 기준은 보다 광범위한 학생 교류, 노동 이동성, 그리고 더욱 광범위한 지식 이전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와에 있는 현지 유럽연합 대표부가 육성하는 것처럼 캐나다와의 정치적 협력에 전념하는 유럽연합 비정부기구의 공동 프로젝트인 학술 네트워크는 긍정적인 발전을 예고한다. 예를 들어, 장 모네 석좌교수(Jean Monnet Chairs)와 캐나다 대학에 대한 유럽의 관심을 촉진하는 센터, 그리고 전문가들 간의 대서양 지식 공유를 촉진하는 유럽-캐나다 네트워크(EUCAnet)가 있다. 마찬가지로, 민간 부문에서도 유럽연합에는 캐나다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부족하고, 잠재적 후보자들은 대서양 관계와 관련된 양자 네트워크에 투자하기보다는 모국인 미국이나 영국권에 머무르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 장애물은 대서양 시민사회의 미비에서 비롯된다. 캐나다와 유럽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여전히 배타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서양의 상상력을 ‘연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쪽에는 곰, 호수, 산, 메이플 시럽이 있는 국제적이고 관용적이며 즐거운 아메리카 대륙 캐나다가 있다.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캐나다를 더 나은 북미로 여기며, 비판적인 시선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피한다. 다른 한쪽에는 ‘요새’ 유럽이 있다. 무질서한 관료주의, 통제 불가능한 수많은 규제, 그리고 무역 장벽으로 쌓아져 겉보기에는 개방적인 척하는 듯 하지만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인식이 존재한다. 유럽연합의 외교 정책은 각 국가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만, 특히 최근 유럽과 캐나다의 이해관계가 수렴되어 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여전히 유럽의 우선순위에서 낮은 위치에 있다. 캐나다는 유럽 국가 전체 우선순위 순위에서 약 60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의 다른 대·중견국들보다 뒤처진다.

다섯째,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양측을 얽어매고 있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적 동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30년간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과 세계화로 인해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고, 유럽연합 공동시장의 통합적 이점은 그 회원국들이 캐나다와의 양자 관계에 투자할 유인을 약화시켰다. 유럽연합과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간 심각한 대외 무역 수치는 가까운 미래에 변화의 가능성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캐나다는 유럽 수출 시장 상위 10위 안에 간신히 들었지만, 유럽연합은 실제 캐나다의 두 번째로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지만, 미국과의 무역 규모와 비교했을 때 그 규모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연합과 캐나다의 양자 협력이 심화되려면 양측 의회가 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양측 정치 지도자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그리고 캐나다 정부가 의제를 설정하지만, 이를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것은 의회이다. 유럽 의회는 워싱턴 D.C.에 상설 연락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런던과 모든 회원국에 유럽 공법 기구(European Public Law Organization)를 두고 있지만 캐나다 오타와는 여기에서 제외되어 있다. 캐나다-유럽 의회 협회는 캐나다, 유럽, 그리고 각국 의회 간의 관련 정치 사업을 활성화하고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형식을 마련해야 하며, 이는 아마도 나토 총회가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을 본떠서 이루어질 것이다.

전략적 우방국으로서의 혜택

새로운 북대서양 삼각 지대에서의 캐나다의 입지는 유럽의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도게 하게 한다. 천연자원과 필수 광물이 풍부한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3대 수출 산업은 석유, 천연가스, 농업이며, 비료용 칼륨과 원자력용 우라늄 자원도 풍부하다. 캐나다가 탄화수소 수출을 위한 파이프라인 용량을 확대한다면, 유럽의 에너지 및 필수 광물 자원의 확보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며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유럽의 에너지 가격 하락에 기여하고, 미국, 중동, 러시아,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게 할 수 있다. 캐나다는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깨끗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세계 5대 농식품 수출국 중 하나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파이프라인 인프라는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캐나다는 대부분의 석유를 세계 시장 가격보다 25% 할인된 가격으로 미국에 판매해야 한다. 유럽의 에너지 가격 하락은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와 협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여이다. 캐나다가 유럽으로 탄화수소를 수출하지 않으면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데, 이는 사실상 캐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 유럽은 멕시코만에 있는 미국 시설을 통해 캐나다산 석유를 미미한 양만 조달하고 있으며, 유럽은 현재 연간 1,200억 세제곱미터의 액화천연가스를 조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유럽에 액화천연가스를 전혀 수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유럽은 액화천연가스의 약 절반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필수 광물 자원, 저렴하고 깨끗한 전기 이외에도 캐나다는 인적 자원과 기타 무형 자산이 풍부하다. 데이터 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고, 세계 최고의 공립 대학교들이 있으며, 어떤 유럽 동맹국보다 인구 구성이 다양하고 젊은 편이며, 역사적으로 고도의 기술과 교육을 선호하는 이민 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캐나다는 오랫동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고등교육 자격을 갖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OCED 2022).

캐나다는 북미 항공우주 방위 사령부(NORAD)와 같이 미국과 공통의 이해관계, 기관, 대륙적 정체성 및 사상을 공유하지만, 웨스트민스터 의회 민주주의국가로서 그 가치와 정치 문화는 미국보다 유럽에 훨씬 가깝다(Hataley and Leuprecht 2019). 게다가 영 연방과 프랑스계 국가에 모두 속한 유일한 국가인 캐나다는 영국과 프랑스 모두와 문화적, 언어적 속성을 공유한다. 따라서 G7 내에서 캐나다는 앵글로색슨 세계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유럽은 또한 미국 다음으로 캐나다의 두 번째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의 경험 덕분에 캐나다는 유럽의 영토 보전, 정치적 안정, 경제 번영 및 사회적 조화에 이해관계가 있으며, 같은 생각을 가진 유럽 동맹국들은 캐나다가 미국의 일방주의적 성향을 줄이고 상쇄하도록 돕고 있다. 그 결과 나토는 캐나다에 필수적인 다자간 기구이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캐나다가 30개 유럽 동맹국 그리고 미국과 함께 나토에서 발언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에 대한 견제와 나토 참여를 동일시하는 것은 오류일 수 있지만, 캐나다는 유럽 회원국들과 함께 나토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높다(Jockel and Sokolsky 2021). 이러한 이유로 캐나다군은 오랫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원정군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나토의 외부 국경을 통해, 캐나다와 러시아의 국경은 알래스카 국경에서부터 (분쟁 중인) 북극 해상 경계를 거쳐 약 1,000km에 달하는 북부, 중부, 동부 유럽의 육지 경계까지 1,215km에 이른다. 따라서 캐나다는 러시아의 측면 대부분을 따라 군사적 공약을 유지해 왔다. 캐나다의 군사 배치 양상은 캐나다가 발칸 반도, 유럽 남부, 지중해, 중동, 북아프리카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캐나다는 군사력이 위축되어 나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그리고 자국의 북부 지역 이익 수호라는 기본적인 공약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새로운 공약을 만드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미국의 전략적 중심 이동은 캐나다가 유럽의 중부, 동부, 남부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일부 보충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의 이익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모든 나토 회원국에 이익과 이익을 가져다주고 나토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유럽연합이 더욱 독립적인 방위 주체가 된다면, 이는 캐나다 주권과 국제 사회에서 캐나다의 위상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이론적으로 유럽은 자체 방위, 안보, 그리고 생존을 감당할 수 있는 산업 기반과 재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며, 유럽 동맹국들은 지금까지 그러한 정치적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8천억 달러 규모 유럽 재무장 계획은 실행 의지가 변화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이 무기의 약 60%를 미국 시장에서 조달해 왔기 때문에, 미국의 유럽 방위 보장 의지 부족은 유럽에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프랑스가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위한 주도권을 잡으려 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공격적인 중단 서한을 발송했다(Leuprecht and Hamilton 2020).

미국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이후 동맹에 휘말리는 것을 꺼려왔지만, 나토는 미국에 중요한 지렛대를 제공한다. 유럽 이외의 세계 어느 곳에서도 미국이 국방에 비례적으로 적게 투자하고도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우는 없다. 캐나다와 유럽은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전략적 이익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으며, 단독으로 이를 추진하는 것보다 이러한 입장이 더 유리하다. Keohane(1988)이 지적했듯이, 미국에게 있어 나토는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집단 의사 결정 메커니즘으로, 30개 유럽 국가와 캐나다(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최대 국방비 지출국 포함)를 하나로 묶어 모았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은 국방에 총 6,000억 달러를 지출한다(미국은 8,770억 달러). 정보 공유 및 조정 메커니즘으로서 나토의 중요성은 호주, 일본, 한국, 뉴질랜드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파트너국들을 나토에 포함시킨 ‘나토 2022 전략 개념’ 수립 이후 크게 증가했다. 나토 동맹국들과 파트너국들은 2023년 전 세계 총 국방비 약 2조 4,400억 달러 중 약 1조 7,000억 달러를 지출했다. 물론 이 총 지출액은 군사력과 공약을 보여주는 미완의 척도이다. 미국은 양자 관계를 통해 특정 국가에 더 큰 압력을 가할 수 있지만, 나토의 의사 결정 및 조율을 통해 얻는 이점은 미국이 30여 개국에 걸쳐 양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드는 거래 비용을 훨씬 능가한다. 미국이 국방비에 이처럼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이유는 자국의 행동의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궁극적으로 자국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국가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동맹은 없어도 되는 존재이지만, 나토는 소프트 파워, 자금, 그리고 도덕적 정당성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미국은 나토 틀 밖에서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에 거의 관심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나토 내에서 상호 보완성, 역량, 그리고 효과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많다. 미국은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한, 각자의 힘으로 더 많은 것을 함께 해내기를 원한다. 캐나다는 유럽 이외 유일한 나토 회원국으로서 필연적으로 미국과 대서양 관계 방향을 공유한다. 따라서 캐나다-유럽 방위 관계는 유럽연합이 나토 및 미국의 이익과 공조하지 않고 더 큰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할 경우, 미국이 의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얻은 교훈은 초강대국으로서 글로벌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미국의 일방주의는 국제 문제에 대한 보다 다자적인 접근 방식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미국은 유럽 파트너 및 캐나다와 협력하여 전후 안보, 무역 및 통화 인프라의 토대를 구축했다. 나토,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그리고 국제 통화 기금(IMF)과 세계은행의 토대를 마련한 브레튼우즈 협정이 그 예이다. 이러한 전략적 협력은 북미와 (서)유럽에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안보, 번영, 그리고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토의 유럽 회원국과 캐나다는 다자주의적인 측면은 차치하고라도 이 협정이 주로 미국의 이익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까마득이잊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유럽의 영토 보전, 정치적 안정, 공동 번영, 그리고 사회적 화합이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자신의 열망에 최선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강대국 지위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유럽에 대한 일정 수준의 통제력이 필요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이를 인지해 왔다. 미국은 20세기에 이를 깨달았고, 세계적 야망을 가진 중국은 비교적 최근에야 이를 인식하게 되었다. 미국에게 나토와 핵 확장 억지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는 나토를 전복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하의 지역적 행위자가 아닌, 다극화된 세계에서 세계적인 행위 주체가 되기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미 지역에서의 캐나다는 핵 확장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러시아의 북극을 통한 북미의 전략적 접근은 캐나다 영공을 통과한다. 따라서 캐나다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를 포함한 북극 안보 및 방위에 점진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자국의 국토 방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미 대륙 방위를 통해 나토에 투자하는 것과도 같다(Leuprecht et al. 2018). 북미 대륙 방위는 워싱턴과 오타와 모두의 주권적 의사 결정에 있어 타협할 수 없는 자유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로 북미를 위협할 수 있는 적대국은 미국이나 캐나다 국민의 최선의 이익과 정당한 민주적 의지를 반영하는 주권적 의사 결정을 사실상 제한할 수 있다. 즉, 적대국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정치적 선택에 직면할 경우 오타와나 워싱턴을 노골적으로 공격 위협할 수 있다. 북미 대륙 안보가 신뢰할 수 있는 핵 확장 억지력의 기반이기 때문에 이는 더욱 중요하다. 핵 3축, 특히 2차 핵 공격 능력을 의심할 수 있는 적대국은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아우르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사실상 약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의 확장 억지력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자국의 생존을 위해 핵 확산에 의존할 유인을 갖게 될 것이다. 핵 확산은 지역 및 세계 안정에 대한 유럽과 캐나다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유럽과 캐나다는 핵 3축에 대한 기여를 조율하는 데 있어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게 된 셈이다.

표면적으로 미국은 캐나다의 북미 대륙 방위 제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은 단독으로 이를 감당할 역량, 능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나다를 북미 전략 방위에서 제외하면 나토의 집단 방위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다. 유럽과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에 홀로 대처해야 할 것이고, 캐나다의 북미 대륙과 대서양 연안에서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다. 나토의 북미 북극 방위로의 초점 전환과 오바마의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중심 전환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물론, 러시아와 나토의 국경 전체를 따라 통합된 다층적 북극 방위 체계 구축을 위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와 협력해야 할 작전적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나토가 무엇보다도 군사 동맹이 아닌 정치적 동맹임을 부각시켰다. 오바마의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중심 이동은 필연적으로 나토에 대한 미국의 관심, 참여의 축소를 의미했다. 따라서 나토에게는 미국의 뒷마당에 깃발을 내미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었다.

나토는 하나가 아닌 세 개의 지역(기둥), 즉 유럽, 북미, 그리고 대서양 지역으로 구성된다. 세 번째 기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미국이 대서양에서 나토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달라진다. 월터 리프먼(1917)이 대중화했듯이, 지리, 문화, 그리고 필연성에 의해 두 대륙의 ‘공동체’를 연결하는 ‘해양 고속도로’로 볼 수도 있고, 앨런 헨릭슨(1980)이 이론화했듯이, 지리보다 정치가 승리한 것처럼 분열보다는 통합을 이루는 ‘호수이자 내해’로 볼 수도 있다. 북대서양 삼각 지대 내에서 캐나다는 광활한 바다의 분단선을 연결하여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운 내해로 만들 수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대륙적으로 동일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워싱턴을 넘어 나토의 2축과 3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한적인 역할만 할 수 있는 유럽과는 달리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국방과 외교를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적 성향에 대응할 수도 있다.

결론

캐나다가 현재 미국에 의존하는 것보다 더욱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유럽의 이익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캐나다가 자원, 정치적 의사 결정, 그리고 국방에 대한 주권적 통제를 유지하는 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나토 틀 밖에서 유럽이 국방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할 가능성은 캐나다에 잠재적으로 실존적 위험을 초래하여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대한 캐나다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의 캐나다의 위상까지 떨어뜨린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캐나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국들과 유사한 훨씬 더 높은 거래 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자국의 외교 정책과 국방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그 대가로 얻는 수익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캐나다의 주권은 미국의 패권이 위협을 받는 세계에서 자신의 권력과 일방적 행동의 범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트럼프 카드의 희생양이다. 유럽과 캐나다는 과거에는 상호 의존적 동맹이었다. 이제 전략적 효과를 위해 상호 이익을 실현해야 할 때이다. 캐나다는 에너지 안보, 핵심 광물, 국방, 그리고 심층 방위 분야에서 유럽의 이익을 지원하고 확보해 줄 수 있다. 그 대가로 유럽연합은 캐나다의 정치적, 경제적 주권을 강화할 수 있다. 유럽연합과의 협력은 캐나다가 국방 및 방위산업 역량 측면에서 미국으로부터 보다 독립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한다. 더욱 강력하고 자율적인 군산복합체 역량은 캐나다와 유럽연합 모두 지속 가능한 역량을 구축하고 집단 방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과 미국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억지력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와 유럽연합은 단순히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를 증진해야 한다. 새로운 북미 삼각 지대 내에서 대서양 국가의 공동 안보와 유럽-대서양 공동체에 대한 전략적 접근에 실패하면 캐나다와 유럽이 미국에 의해 버림받을 위험이 커진다. 이스메이 경은 유럽과 캐나다가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즉 유럽은 러시아에, 독일은 미국의 지도 아래 놓이게 될 경우를 예감했다.

First published in: European ViewVolume 24, Issue 1 Original Source
Christian Leuprecht

Christian Leuprecht

Christian Leuprecht 는 윌프리드 마르텐스 유럽 연구 센터의 방문 연구원이자, 캐나다 왕립군사대학과 퀸즈 대학의 명예교수이며, 캐나다 맥도날드 로리에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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