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 Trump Administration Multilateralism Start EU and USA trade war caused by the 2018 US tariffs on steel and aluminium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주의, 특히 국제 제네바 협정에 어떤 의미를 가지나

도널드 J. 트럼프가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과 무역 파트너 뿐만 아니라 다자 기구와 유엔도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1기 트럼프 행정부, 대선 운동 기간 중 트럼프가 한 발표, 그의 성격,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직책에 대한 그의 임명, 공화당이 미국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를 모두 차지한 현실과 그 결과 나타날 견제와 균형의 약화를 고려하면 국제 사회를 향한 미국의 입장에 상당히 변화가 야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

1945년 유엔이 창설된 이래 미국과 유엔은 좋게 평가해도 상호배척 관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이 자국 내 고려 사항과 외교 정책 목표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심했기 때문이다. 국제연맹의 후신인 유엔을 지탱하는 주된 옹호국으로서 미국은 유엔의 목표와 가치를 만들고 설정한 국가였다. 미국의 국가 이익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은 유엔을 적극 후원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유엔 회원국이 늘어나고 77개 개발도상국으로 구성된 그룹인 G77이 창설되면서 유엔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약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유엔 설립을 주도했지만 미국에게 있어 유엔은 국제 협력을 위한 보조적 기구에 불과했다. 다양한 미국 행정부는 유엔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 봉사할 때에만 유엔 문제에 관여했다. 그러나 미국 내 상황 여하에 따라 유엔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넘어 유엔에 직접 관여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전임자들의 정책과는 상당히 달랐고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유엔에 대해선 방해적 접근 방식을 취했고 NATO와 같은 다자 기구에 대해선 경멸의 입장을,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에 대해선 비난의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트럼프의 유엔에 대한 무관심과 유엔과의 불화는 유엔 뿐만 아니라 미국의 평판도 손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다자 기구에 대한 극도의 무시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미국의 정통성을 손상시켰고 유엔을 약화시켰다.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유엔과 미국의 관계는 거래적 성격이 뚜렷했다. 미국의 이익이 충족되는 한 유엔에 대한 미국의 관여가 이루어졌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는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SC/RES/2397)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미국의 국가 이익이 유엔에서의 미국의 정책을 절대적으로 이끌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UNRWA)에 대한 미국의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서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대폭 줄였다. 아무런 증거 없이 유엔 인구 기금(UNFPA)이 중국에서 강제 낙태와 비자발적 불임 수술을 지원했다고 비난한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인구 기금에 대한 모든 핵심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많은 가족 계획 프로그램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입장은 때때로 러시아나 중국의 입장과 일치하기도 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다른 회원국이 기후 변화와 안보의 연관성을 제기하려고 했을 때 더욱 그러했다. 이 문제와 전쟁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와 이들의 생식 건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 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을 파리 기후 협정,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철수시켰고, 유엔 이주 협정 협상을 보이콧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이 취한 가장 볼썽사나운 조치는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보건기구(WHO)를 중국의 꼭두각시로 몰아붙여 세계보건기구를 희생양 삼아,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아울러 COVID-19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을 때 미국이 이 기구에서 철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평판이 구겨졌다. 이밖에 미국은 수개월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팬데믹에 대해 어떤 발표나 선언을 하는 것을 차단했다.

2018년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한 것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평판을 깎아 먹는데 이바지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함으로써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비난하는 플랫폼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자국의 인권 침해를 무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독재 국가가 유엔 인권 이사회 이사국에 선출되어 이를 자국의 인권 침해를 무마 또는 부인하는 기회로 활용했지만, 미국의 탈퇴로 이사국에 공백이 생기게 되었고 그 결과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 특히 유럽 연합(EU)의 강력한 동맹이 사라지게 되었다.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중국은 점점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이전에는 자국내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인권 이사회의 조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애를 썼지만, 이제는 집단적, 개발적 권리와 개인의 개별 인권에 대한 자체 해석을 내놓으며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신속한 조치와 준비된 의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첫 임기 동안에는 외교 관계의 주요 직책을 천천히 임명했다. 예를 들어, 제네바 대사를 임명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유엔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려는 그의 야망은 의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개발 및 인도적 지원을 하는 기부 국가이다. 공화당 내부와 보수 지지층, 특히 종교 및 복음주의 지지층 내에서도 공적 개발 지원이 여전히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2025년 1월 상황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트럼프가 11월에 재선된 후 처음으로 지명한 각료 중 한 명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었고, 이외 공화당 하원 의원인 Elise Stefanik을 유엔 대사에 임명했다.

국무장관에 지명된 루비오 현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국가 안보를 위한 미국의 글로벌 관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대중(對中) 강경론자이고 국제 지원 부문에서는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주장한다. 그는 과거 말라리아와 기타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질병과의 싸움을 지지했다.

그의 국무장관 지명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개발 커뮤니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그가 공화당과 행정부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국제개발 커뮤니티의 이익을 방어할 것이라고 당연시 할 수는 없다. 모든 트럼프 각료들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고려하면, 그가 얼마나 많은 자율권을 가질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헤리티지 재단이 작성한 차기 보수 정부를 위한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와 거리를 두었지만, 그가 지금까지 지명한 각료 등은 다자 질서에 대한 견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다자 기구에 대한 비판과 선입견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 기구에 대한 트럼프의 예상되는 전투의 최전선에 지금까지 별 언급되지 않았던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포함될 수 있다. 다른 다자 기구에 대한 전투과 관련해선, 그의 첫 임기가 끝나서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없었거나 바이든 행정부가 그가 취한 조치를 뒤집은 다자 기구에서 그 전투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인권이사회의 경우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가 취한 조치를 뒤집은 경우로 볼 수 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뻔뻔스러운 위선자가 되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는 무시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범죄 국가 중 일부가 유엔 인권 이사회 회원국 자리에 앉아 있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2021년 10월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였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지원 입장을 선언한 미국은 유엔 우크라이나 조사위원회와 러시아 특별 보고관의 창설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2024년 10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재선출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는 의도적으로 재선 후보로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부 관찰자들은 이러한 미국의 결정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헤즈볼라 간 전쟁에서 국제 인도법과 인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이중 잣대의 대표적인 예로 보는 유엔 회원국 대다수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내려졌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이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이 이사회의 현 이사국 멤버가 아니라는 사실은 유엔 인권 이사회의 평판은 물론이고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의 위신도 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한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내각 구성원이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한다. 트럼프는 유엔을 “반(反)유대주의의 소굴”이라고 비난한 확고한 이스라엘의 지지자일 뿐만 아니라 강력한 반(反)낙태주의자인 Elise Stefanik을 유엔 대사에 임명했다. 유엔에서의 그녀의 입장은 제네바의 역학에도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 2025’ 가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대로 차기 트럼프 정부의 지침서가 된다면 미국이 서명한 세계인권선언은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 평가의 기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만든 ‘양도 불가한 인권 위원회’는 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 보고서는 ‘Project 2025’가 인권에 관한 양자 및 다자간 관여를 위한 중요한 가이드로 지적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어떤 권리가 ‘양도 불가한’ 권리인지 정의하고, 종교적 자유와 사유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편, “분열적이고 사회적,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권리인 성적 권리 및 여성의 생식 권리, 성소수자 권리, 차별 금지를 무시하였다.

‘Project 2025’의 의도는 양도 불가 인권 위원회의 관점에서 미국이 관여한 다자간 협정 등을 재평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 여성 건강,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에 대한 지원, 주권 방어를 지지하는 데 있어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 국가들 사이에서 합의를 이루는 내는 것이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총회에서 여성 건강과 가족 보호에 관한 제네바 합의 선언(A/75/626)을 후원했고, 이를 통해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침해한 기록이 있는 벨라루스, 사우디아라비아, 우간다, 파키스탄를 포함한 34개 회원국의 지지를 얻었다.

제네바 합의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고려할 때,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새로운 서사를 도입하여 인권 기준을 완전히 바꾸하거나 훼손할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국은 일반적으로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하지만 서구 지배의 강력한 밑바탕인 자유주의적 규칙에 기반한 질서가 해체되는 순간과 기회를 포착할 국가들 사이에서는 지지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2025년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을 임명하는 데 미국이 또 방해가 놓지 않을 까 염려되어 세계무역기구 회원국은 현 사무총장인 Ngozi Okonjo-Iweala의 재선 절차를 2개월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20년 그녀의 임명을 차단시켜 거의 7개월 동안 이 기구를 이끌지 못하게 했다.

“미국 우선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약탈적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제도적으로 불공평하고 상호적이지도 않은 세계무역기구에 의해 매일 세계 시장에서 호구가 되어 털린다. 따라서 ‘Project 2025’는 세계무역기구를 개혁하거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구를 만들고 그 회원 자격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세계무역기구에서 미국이 겪는 주요 약점은 세계무역기구에서 중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미국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이다. 세계무역기구는 합의 기반 기구이기 때문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 의해 무시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친구와 적에게 모두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관세는 국제 무역 시스템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은 세계무역기구에서 쉽게 모든 것에 관여할 수 있는 회원국이 되기 어려웠다. 이것은 특히 분쟁 해결 메커니즘에서 항소 기관의 개혁이 필요한 사항인데, 이 기관의 수장 등의 임명 절차가 오바마 행정부 이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서는 무역을 개발 도구로 간주한다. 이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개혁 과제와 퇴임하는 미국 국제개발처 (USAID) 처장인 사만다 파워가 시작하려고 했던 개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것은 무역의 개발 측면에 특히 집중하는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Ngozi Okonjo-Iweala와 트럼프 행정부가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

인도적 지원 및 개발 지원

이미 상당한 자금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인도적 지원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많은 새로운 문제점에 직면할 것이다. 2022년 이미 시작된 미국의 자금 지원 삭감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 식량 계획(WFP: 2023년 전체 기부금 중 36.53%가 미국에서 제공됨), 유엔난민기구(UNHCR: 2023년 전체 기부금 중 38.93%가 미국에서 제공됨),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2023년 전체 기부금 중 19.9%가 미국에서 제공됨)와 같은 유엔 산하 기구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하는 기부 국가이다. 인도적 지원, 특히 식량 안보를 위한 자금(세계 식량 계획은 트럼프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데이비드 비즐리가 운영)지원은 1기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러한 입장은 2기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에는 바뀔 수 있다. 1기 트럼프행정부에서 미국 국제개발처 부국장을 지냈고 ‘Project 2025’에서 국제개발처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던 Max Primorac에 따르면, ‘긴급’ 지원은 인도적 대응을 왜곡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국가들의 부패를 더 악화시키며, 미국이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더욱 비참하게 한다. […] 인도적 지원은 전시 경제를 지탱하게 하고, 전쟁 당사자들이 계속 싸우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정부가 개혁하는 것을 막고, 사악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다. 사악한 행위를 자행하는 자들은 우리의 인도적 지원을 이용/활용하여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챙긴다. 이 점에서는 국제 기구들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와 제휴한 개발 전문가들은 국제 기구들이 비상 상황에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부과하는 간접비용을 비판하면서, 진보적 목소리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현지화’를 강력히 주장한다. 프로젝트 설계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지역 조직의 형평성, 포용성, 소유권을 강조하는 진보적 견해는 신앙에 기반 조직이 원조를 제공하는 사례가 구축되는 동안 무시되고 있다. 정당한 이유로 지역 조직의 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칭찬할 만하지만, 기부 국가의 입장에서 요구하는 강력한 감독과 직원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감소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다자 기구나 국제 기구가 종종 원조 제공에서 일종의 “중개자”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요즘 국무부와 개발 담당 부서가 원조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납세자의 돈이 쓰이는 사업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프로젝트 2025’에서 제시한 비전을 바탕으로,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개발 지원은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해외 및 개발 지원을 낙태 방지 정책과 연결시킬 것이다. “해외 지원에서 생명 보호”라는 문구 딱지가 붙은 것은 특히 낙태 서비스나 정보를 제공하는 기구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글로벌 금지 규칙”을 다시 도입할 것임을 보여준다. 트럼프는 이미 첫 임기 때 “세계 보건 정책에서 낙태 금지를 넘어 생명 보호”로 그 규칙을 확대했으며, 이제 인도적 지원과 개발 지원에도 이러한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새로운 규칙에 무엇이 포함되고 무엇이 포함되지 않는지는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가 유엔 인구 기금(UNFPA)에 대한 모든 지원 자금을 다시 삭감할 것이라는 것은 거의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적으로 생식 건강 서비스가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유엔 인구 기금은 수년에 걸친 미국 보수 정부의 예산 삭감에 익숙해졌지만 이 기구 예산의 11%(2023년)을 잃는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보건기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었다. 트럼프는 세계보건기구가 중국과 너무 가깝고 코로나-19 발병 초기 사태를 잘못 처리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보건기구에서 탈퇴시키는 절차를 시작했는데, 이 절차는 그의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즉시 뒤집어졌다. 미국은 현재 세계보건기구의 총 기부금의 15.59%(2023년)에 달하는 평가 기부금 및 자발적 기여금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기부 국가이다.

하지만 팬데믹 조약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고 회원국들이 2025년 7월까지 국제 보건 규정의 최종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파탄을 맞으면 그로 인한 재정적 악영향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하 첫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지명됨에 따라 글로벌 보건 커뮤니티는 극도로 이를 경계하고 있다. 작년 대선 캠페인을 하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팬데믹 조약(Pandemic Treaty)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게다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을 자폐증과 연결시키고, 코로나-19 백신을 치명적인 약품이라고 부르며, 백신 반대 조직을 지원하고, 심지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에이즈를 유발한다는 입증된 사실에도 의문을 제기하기 했다.

2024년 12월 77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미국 상원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을 때,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Tedros Ghebreyesus 박사는 “일단 기다려보자”는 태도를 보였다. 그와 그의 팀은 트럼프 행정부와 새 보건복지부 장관을 참여시킬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 그러한 분야 중 하나는 많은 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비전염성 질환의 유행일 수 있다. 하지만,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건강한 식단, 환경 및 활동적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이런 질병의 예방을 강화할 수 있다고 종종 주장한다.

과거 건강 보장은 항상 공동의 관심사였으며, 이 문제에 관한 한 정당들은 서로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 분야에서도 대립이 나타나게 되었다. 공화당이 미국의 행정, 입법, 사법부를 모두 차지하면서 하원과 상원의 대다수 공화당원은 ‘미국 대통령의 AIDS 긴급 구호 계획’과 같은 프로그램의 생존 문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 하에서 설치된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과의 싸움을 위한 ‘미국의 글로벌 플래그십 이니셔티브’ 인 ‘미국 대통령의 AIDS 긴급 구호 계획’은 이미 올해 향후 5년 동안 실행될 사업의 재인가를 위한 공화, 민주 양당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보수 집단이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대통령의 AIDS 긴급 구호 계획’ 자금을 낙태 사업에 사용했다고 비난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후, 이 구호 프로그램은 2025년 3월까지 1년 동안만 임시로 사업 재승인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의 에이즈 긴급 구호 계획 자금(2024년 기준 65억 달러)은 미국이 직접 전달하는 양자(bilateral) 자금과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문제를 다루는 다자 기구에 대한 미국의 기여금, 그 중 주로 에이즈,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 기금(세계 기금: 미국 대통령의 AIDS 긴급 구호 계획에서 16억 5천만 달러 지급)과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대한 기여금으로 구성된다. 특히 유엔에이즈계획은 자금이 더 줄어들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24년 유엔에이즈계획은 ‘미국 대통령의 AIDS 긴급 구호 계획’에서 5천만 달러를 받았고 그 결과 미국이 가장 큰 기부자가 되었다.

성격, 이념, 돈 – 독성 칵테일

대부분의 유엔 기구, 기금 및 프로그램을 위한 평가 및 자발적 기여금 공헌에서 미국은 가장 큰 기여국이다. 유엔 예산의 22%는 미국의 평가 기여금으로 운영된다. 자발적 기여금을 포함하면 이 수치는 2023년 27.9%에 달했다. 따라서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유엔 지도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기여국들이 다자간 및 개발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꺼려하는 시기에 최후의 방편으로 남아있는 자금을 사용하는 것도 단기적으로만 지속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중국과 같은 독재 국가의 영향력 증가는 미국이 야기한 힘의 공백을 미국의 적대국들이 기쁨으로 다시 채울 때 더욱 커질 것이다. 1기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다자 기구에서 철수한 기간 동안 EU와 EU 회원국은 이러한 기구들에 대한 관여를 강화했고 많은 경우 미국의 공백을 메웠다.

규칙에 기반한 다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 정부는 유엔 기구의 빈 금고를 채울 준비가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리더십 역할을 맡고 아울러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새로운 동맹을 맺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미래에 러시아는 다자간 협정에서 유일한 방해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중국은 자국의 인권을 둘러싸고 새로운 변명을 만들어내려는 유일한 국가가 되지는 않을 이다. 다자 기구에서 탈퇴하고 확립된 집단적 규범을 무시함으로써,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협력에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자주의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집단적 의사 결정의 확립된 원칙에 대한 도덕적 헌신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pacta sunt servanda(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의 전제 조건이 포함된다. 다자주의는 배타적이 아닌 포괄적인 의사 결정과 테이블에 앉아 있는 국가들 간 평등을 위해 노력한다. 다자주의는 타국의 관점에 대한 관용과 상호 이익을 위한 타협의 수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거래적이고 제로섬 세계에서는 타협, 호혜성, 공감과 같은 어휘가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우선주의는 그의 성격을 잘 반영하며 미국의 국가 이익과 다자간 참여 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한다.

다양한 많은 위기가 펼쳐지는 지정학적 시대에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 특히 유럽 국가들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보존하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 임기가 시작되는 1월 20일부터 미국 워싱턴 DC에서 쏱아져 나오는 모든 역풍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참여나 관여가 없다고 해서 다자주의가 실패할 운명은 결코 아니다. 힘의 관계와 역학은 확실히 변할 것이지만 유럽의 핵심 이익은 세계 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유럽의 영향력을 확보, 유지하는 것이다.

First published in: Konrad-Adenauer-Foundation (KAF) Original Source
Andrea Ellen Ostheimer

Andrea Ellen Ostheimer

Andrea Ellen Ostheimersms 제네바 다자간 대화 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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