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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코카서스 지역에서 급증할 분쟁은 여전히 예방이 가능하다

나고르노 카라바흐(Nagorno Karabakh)지역에서 아르메니아인들이 비극적으로 탈출하면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오랜 분쟁 이야기가 막을 내렸다. 자칭 아르메니아인들을 위한 공화국의 소멸은 양국간 쓰라린 적대감을 종식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평화 조약이 신속하게 협상될 수 있다고 믿기 위해서는 많은 희망적인 정치적 사고가 필요하다. 양국간 적개심은 깊지만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은 아니다. 보다 큰 문제는 일함 오글루 알리예프 대통령의 세습 독재정권이 통치하는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아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패배한 적(아르메니아)을 더욱 밀어붙이고 피해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제르바이잔 정권의 성격에 훨씬 더 가깝다. 따라서 새로운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 남코카서스 지역에서 평화를 누리기를 원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운명은 2020년 가을 44일간 펼쳐진 공중전과 육상 전투의 결과로 결정이 났다. 이 전투에서 아르메니아군의 전방 방어 진지가 무너지고 그 결과 아제르바이잔군은 아르메니아군의 핵심 거점인 Shusha를 함락시켰다. 아르메니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심을 보여주고 러시아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공격 작전을 시작할 적절한 순간을 계산한 것과 마찬가지로 몇 년 안에 완전한 승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나고르노 카라바흐 공화국 영토 전체에 대한 군사적 정복을 추진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았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서의 러시아의 평화 유지 활동 기간은 5년으로 정해졌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제르바이잔은 연기된 지정학적 드라마의 최종 행위를 2년 전에 종료할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남코카서스 전쟁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지만,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과 함께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코카서스 전쟁의 정치적 맥락을 바꾸었다. 1990년대 초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폭력적 분쟁의 고조는 소련 연방의 붕괴로 인해 주변부에서 일어난 파열 현상 중 하나였으며,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의 아르메니아인들이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려는 결정은 많은 국제 문제 관찰자(당시엔 이해관계자로서의 자격이 없었음)에게는 국가 자결권 행사의 사례로 간주되었다. 1990년대 초 몰도바와 조지아의 분쟁에서 휴전을 협상하고 시행한 러시아는 이 분쟁에서 자연스러운 외부의 관리자로 간주되었다. 이들 분쟁 지역에 평화 유지군이 배치되지 않았지만 휴전은 1994년 5월에 합의되었다. 러시아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쟁의 양 당사자에게 무기를 판매하였고,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 이외에 터키와 이스라엘로부터도 첨단 무기 시스템을 수입함으로써 군 현대화를 다양화할 수 있었다. 몰도바와 조지아의 분쟁에서 휴전이 성립된 후 20년이 흐른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의 역할이 모호해졌을 뿐만 아니라,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 너머 아제르바이잔의 광대한 영토를 아르메니아군이 점령한 것은 당시에도 노골적인 공격으로 인식되었다.

아르메니아는 남부 코카서스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인식하지 못했고 2018년 아르메니아의 ‘벨벳 혁명’ 이후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과소평가했다. 반혁명 운동의 옹호자라고 자처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르메니아가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은 처벌이 필요한 자신에 대한 개인적 도전이 되었다. 반대로 아제르바이잔은 오래되었지만 결코 확실하게 “종결”되지 않은 분쟁의 변화된 맥락과 러시아의 변화된 입장을 신중하게 평가하여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쟁의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한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았고 이 기회를  최대로 잘 활용했다. 그래서 오래 지속되어 온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쟁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국제 중재자들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러시아도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의 습관적이고 착취 가능한 구조가 붕괴된 것에 놀랐고, 아마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양국 군이 세력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러시아의 평가는 아르메니아인의 난공불락의 수비 태세에 대한 자신감에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군과 정책 입안자들이 아제르바이잔의 전격적인 공격 이전에 무엇보다도 과소평가한 것은 (아직도 이해하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아제르바이잔과 터키 간 안보 협력의 강력함과 남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위한 터키 지도부의 적극적인 준비 상태였다. 러시아는 2020년 11월 적대 행위를 종료하고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이 지역에 배치하면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다시 한번 러시아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23년부터 시작해 9개월에 걸친 봉쇄 기간 동안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지 못한 것은 러시아의 작전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입증했고, 아제르바이잔은 이제 이러한 러시아의 조치를 중단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가 터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남코카서스에서 터키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됐다. 터키는 매우 능숙하게 균형추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23년 7월 곡물 협상에서 자신의 핵심 역할을 맡아 중재자로서의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했다. 터키는 2023년 7월 곡물 거래를 취소하기로 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협상 도구로 간주했다. 9월 4일 소치 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곡물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2주 후,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고, 알리예프 대통령은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공격 타이밍을 스스로 계산하고 결정했지만 크렘린에서는 음모가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비타협적인 입장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보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의 자치권을 강제로 빼앗는 것은 확실히 러시아에게 부담이 되었지만 러시아가 확신하고 있는 것은 남코카서스 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많은 국제 이해관계자들은 오랫동안 곪아온 분쟁의 핵심을 제거하면 평화를 위한 기회가 열린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 지도부는 아르메니아를 러시아 안보 구조에 계속 의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르메니아 영토 내에 러시아 군대가 지속적으로 주둔하고 또한 오래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초점은 아르메니아가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장게주르(Zangezur) 지역으로 이동했다.

장게주르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는 장게주르 지역이 아제르바이잔의 주요 영토와 나흐츠반 월경지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나흐츠반 월경지는 작지만(길이가 17km) 터키와 국경을 접하는 매우 중요한 아제르바이잔 지역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오랫동안 나흐츠반 월경지를 교통 요충지로 소중히 여겨왔고, 2020년 11월 이 지역에 휴전 협정 실현을 위한 한 가지 제안을 했고 아르메니아는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 아르메니아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축소된 자치권이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의 통제권 양도를 의미하는 ‘치외법권’ 조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는 이제 아르메니아의 군사적 패배와 정치적 고립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르메니아를 압박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할 수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대규모 군사 공격은 너무 야심적으로 보일 수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는 것과는 달리 대규모 군사 공격은 침략이고 아르메니아의 영토권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제르바이잔은 장게주르 지역에 대한 “역사적 권리”와 구소련 시절 이 영토의 “자발적 성격”에 대한 담론을 진전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아르메니아 영토에 여러 차례 침입을 감행하기도 했다. 아르메니아는 알리예프 대통령의 지지 정파의 근거지인 나흐츠반 월경지에 압력을 가하지 않으려 조심해 왔다. 하나의 영토를 둘러싸고 분쟁이 외부의 지원을 받는 분리독립 갈등에서 국가 간 전쟁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어렵고 긴급한 작업이다. 아르메니아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러시아는 주로 군과 국경 경비대를 장게주르 지역 너머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회랑에 배치하여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관심이 크다. 아제르바이잔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경우, Gyimri에 있는 러시아 102번 군사 기지는 아마도 중립을 지키고 분쟁 후에는 “평화 유지군”을 제공하기 위한 기지로 작동할 것이다.

새로운 군사 작전을 서두르는 것은 알리예프 대통령의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전 그는 모든 것을 신중하게 준비하고 최적의 순간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상태는 위험을 무릅쓰게 하는 기회의 셈법에 맞지 않지만, 예를 들어, Tokmak으로 가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성공적인 반격은 유용한 기회로 인식될 수 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황의 흐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특히 흑해 지역의 해상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안을 진척시키기 위한 2023년 10월 말 이스탄불에서 개최 예정인 국제회의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을 평가할 것이다.

남부 코카서스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사건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지구 전쟁이다.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를 침공했다고 해도 거의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수준이다.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인들이 대탈출을 했지만 이러한 사실이 서구의 정책 결정이나 여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넓은 외부 행위자들이 설득력 있고 일관되게 주장한다면 분쟁 확대는 억제될 수 있다. 분쟁 예방은 유럽연합이 잘해야 할 일로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유럽연합이 이제 막 민주주의가 시작된 아르메니아에 관여하고 아울러 아제르바이잔과의 에너지 유대 관계 구축에 힘을 쏟아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두 국가간 지정학적 경쟁이 억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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